사스, 코로나19 등 21세기 새로운 인수공통전염병의 억울한 희생자, 관박쥐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 기사승인 : 2021-12-20 00: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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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야생동물

▲ 기묘하게 생긴 관박쥐 얼굴 모습. 코 주위에 발달한 주름이 마치 말발굽 모양으로 생겼다, ⓒ최용근


▲ 겨울에 굴속에 집단으로 모여 잠을 자는 관박쥐 월동 무리. 제주. ⓒ김선숙

관박쥐
■ 다른 이름: 주름코박쥐(북한)
■ 분류: 익수목 관박쥐과
■ 학명: Rhinolophus ferrumequinum (Schreber, 1774)
■ 한국 아종 : R. f. korai Kuroda, 1938
■ 영명: Greater Horseshoe Bat

박쥐는 적어도 인류 탄생 이전인 약 3600만 년 전에 지구에 출현한 포유동물이다. 계통학상 가장 가까운 친척은 두더지와 같은 식충류로 공통 선조에서 분화한 뒤, 포유동물 중 유일하게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능력 보유자로 진화한 야생동물이다. 다만, 새처럼 완전히 하늘을 날기 위해 깃털을 가진 것이 아니라 피부 막이 얇고 길게 늘어져 날개처럼 보일 뿐이다. 실제 손가락뼈가 길게 발달했고, 그 사이를 얇은 피부가 연결하고 있다. 


박쥐는 지구 현존 포유동물 약 6000종 가운데 설치류(약 2400종)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종(약 1100종)이 극지역을 제외한 도서와 육지에 서식하고 있다. 박쥐도 새처럼 한 지역에서 1년 내내 서식하는 무리와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종이 있는데, 특히 온대지역과 아한대 지역을 철새처럼 계절을 따라 이동하거나,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대륙 간 이동하는 종도 있다. 즉 박쥐도 새처럼 장거리를 이동하는 야생동물로 유명하다.

 

▲ 사람이 파놓은 진지동굴에서 월동하는 관박쥐. 각각 떨어져 매달려 겨울잠을 자기도 한다. 제주. ⓒ한상훈

 

▲ 여름철 잠자리로 이용하는 경북 영덕의 폐광 ⓒ정철운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24종의 박쥐류 가운데, 가장 개체 수가 많고, 서식 분포영역이 제주도 등 도서 지역을 포함한 전국이며, 동북아시아에서 중위도 기후지대를 따라 벨트형으로 유럽과 아프리카까지 전 세계에 가장 넓게 분포한 박쥐가 이번 글의 주인공 ‘관박쥐’다.


크기는 머리와 몸길이 63~82㎜, 꼬리 35~45㎜, 귀 20~26㎜, 날개 편 길이 350~400㎜, 체중 17~35g으로 우리나라 박쥐류에서는 비교적 대형이며, 얼굴의 코의 주름이 매우 잘 발달해 있다. 영명에서도 그렇듯이 마치 말발굽을 거꾸로 코 주위에 놓은 듯한 기묘한 얼굴을 지니고 있다. 

 

▲ 동면 중 몸의 체온이 오르면 에너지 절약을 위해 비막을 열어 체온을 낮춘다. 전남 조도. ⓒ이윤수

 

▲ 여름철 잠자리로 인위적 건축물 공간 이용 능력이 뛰어난 관박쥐. 경북 상주 교량 하부. ⓒ한상훈

생태는 야간에 잠자리 동굴에서 나온 직후 2시간과 일출 직전의 여명 시간에 집중적으로 먹이를 섭식한다. 먹이 탐색 장소는 하천, 평지, 구릉, 삼림, 초원 등이다. 산림지역에서는 지상 2미터 이하 하층 부위를 중심으로 섭식하며, 지표면이나 나뭇잎에 있는 대형곤충도 포식한다. 정주성으로 여름과 겨울철 잠자리 간의 거리는 20~30km이나, 유럽에서는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최고 180km를 이동한 사례가 알려져 있다. 교미 시기는 가을부터 봄에 걸쳐 이뤄진다. 번식은 6월 중순부터 7월에 걸쳐 이뤄지며, 암컷은 특정 동굴에 출산집단을 이루고,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태어난 새끼는 4일 후에 눈을 뜨고, 3주가 지나면 비상할 수 있다. 7~8주가 지나면 어미로부터 독립해 생활한다. 만 3세가 되면 번식이 가능하다. 수명은 최대 30살로 우리나라 박쥐류 가운데 가장 오래 산다. 초음파 주파수대는 69~83kHz으로 우리나라 박주류 중 가장 높은 고주파를 이용한다.

 

▲ 일 년 연중 이용하는 폐광에서 관박쥐가 나는 모습. 강원 화천. ⓒ한상훈

 

▲ 관박쥐 전 세계 분포 영역(붉은색) ⓒWikiwand

최근 산촌 민가의 지하실이나, 거의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기차 터널, 교량 밑 어두운 장소에서도 출산 장소와 여름 잠자리로 이용하며 인간과 공존하고자 노력하는 야생동물이지만, 군사적 우위 목적의 새로운 생물학적 세균 질병 개발의 악영향으로 사스, 코로나19 주범 야생동물로 내몰리면서 또 다른 위기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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