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저널 화요 브런치 여섯 번째 “장애인 자립생활이 이뤄지는 포용사회”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3 1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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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생활영역은 지역사회, 장애인은 복지서비스의 주체자
▲ 11일 남구에 위치한 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울산저널 화요 브런치 여섯 번째 강의가 열렸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한국언론진흥재단 사별 연수 지원 프로그램인 ‘울산저널 화요 브런치’ 여섯 번째 강좌로 김종훈 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의 ‘장애인 자립생활이 이뤄지는 포용사회’ 강의가 11일 남구에 위치한 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3층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강의를 진행한 김종훈 소장은 (사)울산광역시지체장애인협회, 울산광역시 장애인골프협회전무이사, 울산시민연대 남구대표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동그라미장애인학교 교장, (사)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협회장, 울산광역시장애인체육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김종훈 소장은 먼저 사람들이 장애가 극복 가능하고, 극복해야만 한다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언급했다. 사람들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장애를 극복할 것을 요구하고, 극복해야만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 장애는 변할 수 없고, 치료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많은 장애인들이 적게는 수년, 많게는 수 십년을 이 병원, 저 병원 옮겨 다니며 수많은 재활치료를 통해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려 하지만 정상인과 비슷하게 돌아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포용사회는 장애인들이 재활을 열심히 해서 제도가 갖춰진 사회속으로 들어오라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포용사회는 장애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 장애인의 수치는 총 262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5% 정도다. 하지만 김 소장은 이 수치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굉장히 적은 편이라고 말한다. 김 소장은 “세계보건기구는 한 나라의 10% 정도가 장애인이 있다고 보는데, 우리나라가 5%밖에 되지 않는 이유는 장애부류를 지체장애인, 시각장애인 등 15개 부류로 정해놓는 등 철저히 의학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또 국가에 정식 등록을 해야만 장애인으로 인정받기에 장애에 대한 규정 자체가 굉장히 협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장벽 제거하는 사회적 모델로 가야
복지패러다임은 재활중심에서 자립중심으로


김 소장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관점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장애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해결방법이 달라지고, 이는 대한민국 장애인 복지정책의 방향성으로도 연결된다는 것이다.

과거엔 장애의 문제를 개별적 모델의 개념으로 정의했다. 장애는 개인적 비극의 산물 또는 건강 이상에서 직접적으로 초래되는 생물학적 결정론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의료적으로 보호를 필요로 하므로 ‘의료적 모델’이라는 명칭을 얻기도 했다.

이와는 달리 사회적모델은 장애인의 욕구가 사회조직 안에서 충분히 고려되도록 보장하지 못하는 사회는 실패한 사회로 보는 관점이다. 이 모델에 따르면, 장애인은 신체적 제한 이상으로 사회에서의 차별과 억압에 의해 불리한 처지에 있다고 보는 입장을 나타낸다.

따라서 사회적 모델에서 접근하는 장애의 개념은 손상 그 자체로서의 원인보다 손상을 입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활동의 제약, 차별, 배제 등을 사회적 장벽으로 보고 이 사회적 장벽을 제거하는 것을 사회정책과 계획에 반영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김 소장은 “사회적모델은 장애인이 살고 있는 사회적 환경의 문제를 의미 있게 인식하고 그 안에서 사회적 행동이나 환경 중심성의 모델을 보는 비전”이라며 “사회의 실패의 결과는 개인뿐만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제도적 차별의 형태로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즉, 그것들을 실천하는 것은 사회의 집단적 책임이며 이념적 차원의 사회적 변화를 강조하고 인권의 개념을 정치적으로 다루고 장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목적과 목표는 정치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각 나라마다 장애를 규정하는 개념이 단순모델에서 복합모델로 변하고 있고, 사회적 모델로 통합적인 장애 상태를 설명하려는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면, 여러 나라들이 ‘제약, 손상, 불리’ 같은 부정적인 단어의 사용을 지양하고 있으며 활동과 참여, 환경적 요인, 개별적 요인 들을 구성요소로 긍정적인 용어 사용을 강조하고 있는 추세로 가고 있다.

장애인 일자리 문제, 복지혜택 더 넓혀야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는 이용자 중심으로


김종훈 소장은 장애인 복지패러다임의 변화가 보호중심에서 재활중심,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립중심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재활중심이 많은 편이지만, 점차 장애인들이 자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사회여건이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 구조적인 부분, 즉 사회제도 환경들이 변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모델의 관점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모델에 따르면 장애인들이 사회생활을 하고 이동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는 것이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우리나라는1998년 장애인편의증진법이 만들어 질 정도로 법상으로는 굉장히 잘 돼 있지만 그럼에도 아직도 거리에는 장애인들이 이동하기 어려운 많은 장애요소들이 산재해 있으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건물입구의 턱’,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이 먼저 있는 구조’ 등이라고 한다.

김 소장은 장애인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도 시급하다고 봤다. 과거와 달리 현대에 와서 길거리에서 장애인을 보기 힘든 이유가 각종 편의시설 부족도 있지만 대부분 생계를 위해 일하러 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소장은 “우리나라의 기초수급권자는 3%정도 되는데 이 중 20%가 장애 가구”라며 “대다수의 장애인들은 주거급여, 생계급여 등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65세 이상의 노인들 중 70%가 받는 기초연금과는 달리 장애연금의 수급조건은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으로 전체 장애인의 10%만 이에 해당한다.

결국, 대다수의 장애인들이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것은 수도세, 전기세, 통신료, 주차요금, 고속도로 통행요금 등인데 그 금액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며 이 때문에 길에서 장애인들이 보이지 않는 이유가 대부분 생계를 위해 일하러 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장애인들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만큼 대단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때문에 장애인들에 대한 복지혜택이 더 늘어야 한다고 김 소장은 주장하고 있다.

또 김 소장은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도 이용자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간엔 장애인들이 원하지도 않는 시간에 목욕서비스를 받는 등 활동지원서비스가 장애인 중심이 아니었다면, 앞으로는 장애인이 주체적으로 시간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보건복지부는 ‘2021 발달장애인 활동서비스 지침’과 ‘2021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지침’을 개정해 서비스 대상자를 대폭 확대하도록 했다. 기존에 활동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던 발달장애인 거주 시설 거주자 중 장애인 공동생활가정, 체험홈, 자립생활주택에 거주하는 장애인들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고 취업자, 취업지원, 직업재활서비스 이용자의 경우, 주 20시간(월 80시간) 이하의 취업자와 이용자까지 활동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 규정을 완화한 것이다.

장애인에 있어 자립생활이란 삶에 대한 자신의 결정에 대해 타인의 개입이나 보호를 최소한으로 하면서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모든 과정에 장애인 당사자가 참여하는 과정이라고 김 소장은 보고 있다. 개인서비스가 필요한 중증의 장애인 일지라도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스스로의 인생을 선택하고 결정하며, 지역에서 사회구성원의 한사람으로서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자립생활이라는 것이다.

김 소장은 "장애인의 생활 영역은 수용시설이 아니고 지역사회이고, 장애인은 치료받는 환자나 보호 받을 어린이가 아닌 복지 서비스의 주체자"라고 설명했다. 또 "자립생활센터의 운영위원회 위원은 51% 이상이 장애인으로 구성돼야 하며 중대한 사안을 결정할 때 최종결정자 간부는 장애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자립생활센터 직원의 과반수는 장애인으로 이뤄져야 하며, 장애의 종별에 구별 없이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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