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어떤 도시로 남을 거냐…시민들 이야기 더 많이 담아내야”

구승은 인턴 / 기사승인 : 2021-07-16 11: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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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문화

인터뷰-울산문화도시 자문단 김수진 간사

▲ 김수진 울산문화도시 자문단 간사 ©구승은 인턴기자


Q.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문화예술교육 및 기획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울산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타지에서 대학 생활을 보냈다. 97년쯤 울산으로 돌아온 뒤, 지역에서 활동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면서 울산에 머물게 됐다. 대학 졸업 후, 공연기획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울산에 왔다가 오랜 꿈이었던 화가가 되기 위해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접어둔 꿈을 늦은 나이에도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그때 들었다. 본격적으로 노동자 문화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10년 정도 활동을 쌓고 나서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때부터 문화예술교육을 시작하면서 문화정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예술을 필요로 하는 시민적 욕구가 키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 활동을 했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 과정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밥을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픈 것처럼 예술이 없으면 고프다는 욕구를 더 많은 사람이 갖게 된다면, 예술 활동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마주해야 했던 힘든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게 멘토 역할을 해준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생각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비장한 마음으로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시작했다.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영역을 내 이해와 내 언어로 만들기 위해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Q. 문화도시 준비과정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작년에 울산이 문화도시를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과정에서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기꺼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지 않나. 스스로에게 질문했을 때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역할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기 생태계가 지니고 있는 요구와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도 되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Q. 작년부터 문화도시 관련 활동을 이어왔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모든 도시는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받기 위해 심의 과정을 거친다. 사실 자생적이고 자발적인 요구가 우리 사회 안에서 당연하게 움튼다면, 정책적으로 끌고 갈 필요가 없다. 하지만 토대가 취약하니 아직은 정책적으로 끌어줘야 한다. 법정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과정은 부실한 토대에 물을 주고, 거름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본질적으로는 시민의 요구를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법정문화도시 지정이라면, 도움이 되는 발걸음이라 생각했다. 작년은 울산시와 울산문화재단에서 법정문화도시를 준비하는 단계였다. 그 과정에서 각계각층의 요구가 담겨야 했다. 그래서 다양한 영역별로 라운드테이블이 열렸다. 나는 문화예술 분과 간사로서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했다. 또한 문화예술 생태계의 구성원들이 문화도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워크숍을 운영했다. 다음으로는 문화예술 생태계는 문화도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어떤 요구를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과정을 진행했다.

Q.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어떤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시민이 만들어가는 과정이 돼야 하므로 작년도 올해도 시민으로서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만큼은 지금의 이 활동이 10년, 20년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지속되지 못하는 활동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렇다고 안 하는 것보다 한 번의 시도라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해봐야 다음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겠는가.


시민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내 요구를 풀기보다는 우리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언제쯤 당사자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품으면서, 그리고 10년 후 어떤 모습일까를 기대하고 그리면서 활동하고 있다.


작년 활동에 책임감을 갖고 올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울산시와 울산문화재단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시민인 우리에게도 주어진 과제가 분명 있을 것이다. 나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담아내는 것이 시민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Q. 올해 문화도시 준비과정에 함께하고 있는 시민들은 어떤 형태로 참여하고 있는가?

크게 시민기획단, 문화도시 기록단, 당사자 자문단 등으로 분류된다. 먼저 시민기획단은 청년, 여성, 노동, 공동체,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 있는 시민 당사자들이 자기 생태계 안에서 자발적으로 활동해나가고 있다. 올해는 공모사업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시민들의 일상으로 다가가기에는 적은 규모라고 본다.
그렇기에 일련의 과정을 기록하고 더 많은 시민에게 알리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필요에 따라 문화도시 기록단이 꾸려졌다. 울산이 정말 문화가 없는 도시인가, 그렇다면 문화가 없는 울산에서 시민들은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분명 울산에는 문화가 있다. 다만 울산의 문화적 역량을 내보일 수 있는 기록 과정이 없었다. 그 깨달음에서부터 문화도시 기록단 활동이 시작됐다.


당사자 자문단은 문화도시 기본계획을 당사자들의 시각에서 확인하고, 작년에 놓쳤던 것을 정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울산문화재단과 함께 문화도시 T/F팀으로서 문화도시 준비과정 전체를 총괄한다. 광역 단위로 사업을 진행하면 기초 단위를 넘어서는 세부적인 협력을 위한 단단한 체계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당사자 자문단은 구‧군 협력이라는 체계 안에서 고민하고 해결하는 과제도 함께 갖는다.

Q. 울산이 진정한 문화도시, 더 나은 도시가 되기 위해 어떤 바람을 갖고 있나?

그 바람을 실행시키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은 ‘초기 주체’를 찾는 것이었다. ‘문화도시’라는 이름으로 울산시 어디에 점을 찍고 진행하더라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사업을 진행하는 주체는 최소한 10년은 이 시각을 유지하면서 도시와 시민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문화도시를 준비하는 과정은 우리 삶 속에서 요구되는 것들을 얼마나 진지하게 바라보고 해결했던가, 이런 질문을 계속 던지는 과정이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1번, 2번, 3번, 4번이라는 선택지를 주고 고르라고 해서는 안 된다. 


울산이 어떤 도시로 남을 거냐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다. 그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우리가 다시 고민하고, 우리가 내놓은 의견을 갖고 최소한 우리 도시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과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들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가장 장기적인 계획이 자치단체장 임기가 돼서는 안 된다. 울산문화재단이 이 사업을 얼마나 오래 가져갈 수 있는가에 대한 책임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단이 결심하기 위해서는 시의 뒷받침이 필요하지 않을까. 울산시가 그 결심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공약이 돼서는 안 된다.


나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울산이 법정문화도시로 가기 위한 과정 안에 한 사람으로 존재한다. 나뿐만 아니라 이 과정을 함께하는 모두는 문화도시로서 울산이 진정성과 고민을 갖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공모 선정을 위함이 결코 아니다. 그러므로 ‘주체’는 장기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한 고비 한 고비 끈덕지게 나아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관련 조례가 잘 제정돼야 할 것이다.


구승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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