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환자들에게 다 그렇게 한다?

권명길 울산장애인소비자연대 대표 / 기사승인 : 2021-08-30 0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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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권

일상생활에서 장애를 크게 느낄 때가 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어디를 가든지 입구에서 QR코드를 찍거나 방문자 카드를 작성하고, 발열체크를 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입구에 세워져 있는 발열체크기계는 휠체어에 앉아서 측정하기는 높낮이가 맞지 않아서 불가능하지만 팔이나 이마에 비접촉식 체온계로 발열체크를 하면 된다. 지난번 태화강생태관을 방문했다. 늘 했던 대로 비접촉식 체온계로 발열체크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곳은 어린이들의 입장을 고려한 발열체크기계가 있었다. 키가 크거나 작거나 상관없이 누구든지 발열체크가 가능하도록 돼 있었다. 나 역시 휠체어에 앉아서 번거로움 없이 측정이 가능했기에 몸도 마음도 편했다.


이런 상황이 정당한 편의제공이 아닐까?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등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는 ‘정당한 편의제공’은 장애인이 장애가 없는 사람과 동등하게 같은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애인의 성별, 장애의 유형과 정도, 특성 등을 고려한 편의시설·설비·도구·서비스 등 인적·물적 제반 수단과 조치’라고 한다. 예를 들면, 출입구에 작은 턱이 있는 식당에서 휠체어 이용자를 위해 인적인 지원을 하거나 경사로를 설치하는 것, 장애인 관련 법령이 규정한 제도적 의무들까지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다.


통증 때문에 병원을 방문했고, 입구에서 순서대로 발열체크를 하고 입장할 수 있었다. 내 순서가 됐을 때, 해당 담당자는 비접촉 체온계가 아닌 발열체크기계로 가까이 오라고 말했다. 그러나 휠체어에 앉아있는 거리가 멀어서 제대로 측정되지 않았고, 더 가까이 오라는 말을 들었으나 다리가 부딪힐 위험이 있어 가까이 가지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기계를 확 당기더니 화면에 꽉 찰 만큼 얼굴 가까이로 기울였다. 진료를 위해 방문할 때마다 발열체크기계를 휠체어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기울인다는 게 위험하다고 느껴졌고, “체온계가 없느냐?”고 물었으나 지나가라는 말만 들었다. 마스크 때문에 안 들린 건가 싶어서 다시 물어봤으나 지나가라는 말만 되풀이했고, 수납 순서를 기다리는데 담당자가 내게 오더니 “휠체어 환자들에게 다 그렇게 한다”고 했다. 이런 일들을 겪을 때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게 속상하다. 그리고 사회적 장애를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후 관할 기관에서는 스텐드식 발열체크기계 사용이 어려운 내방객에게는 비접촉식 체온계를 사용하도록 지도했고,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게끔 교육하도록 했다. 무조건 배제, 제한하는 것보다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는지 의논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니었을까?

 

권명길 울산장애인소비자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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