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 휴가 무사히 보내기

김윤경 글 쓰는 엄마 / 기사승인 : 2021-08-17 00: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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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일기

보통 휴가 계획을 미리 정하는데 이번엔 부랴부랴 짰다. 내가 시험기간이라 휴가에 소망이 없기도 하고 코로나 시국에 어딜 가겠나 싶어서다. 큰애가 휴가 전부터 친구들은 어디 가서 뭐 한다더라 전해준다. 제주도 여행을 가는 집도 있고 펜션을 빌려 물놀이하는 집도 있었다. 친구가 부러워 우리도 펜션 간다고 말했다니 난감하다. 이번 휴가는 나 몰라라 하고 있었는데 점점 압박감이 든다. 단독펜션을 알아보고 두 번 좌절했다. 비싼 가격에 한 번, 그마저도 모두 예약돼 있어서 두 번.


삽질을 줄이고자 추천받은 곳을 검색해보고 가는 편이다. 울산대공원 안에 있는 수영장에서 휴가의 포문을 열었다. 울산대공원에 놀이터나 동물원은 가봤는데 아쿠아시스는 처음이다. 파도타기와 워터슬라이드가 있어서 즐거웠다. 무엇보다 물 온도가 차갑지 않았고 안전요원이 곳곳에 있어서 좋았다. 코로나 때문에 울산시민만 입장할 수 있다. 효과야 떨어지겠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물놀이했다. 평상을 괜히 대여했다. 4시간 동안 놀면서 한 번도 평상에 안 앉을 만큼 잘 놀았다.


고래박물관 맞은 편에 있는 웰리키즈랜드에도 다녀왔다. 두 달 전에 처음 갔을 때 볼풀장에서 작은애 손목뼈가 골절되는 일이 있었다. 다쳤을 때 인대가 좀 늘어난 줄 알았다. 간간이 아프다고 말해도 붓기가 없었다. 그래도 엑스레이는 찍어보자 싶어 병원 갔는데 골절이라 해서 당황했다. 두 달 가까이 통깁스를 했다. 점점 코를 찌르는 냄새가 나고 저러다 깁스 안에 피부가 상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매주 사진을 찍으며 뼈가 잘 붙고 있는지 확인했다. 다 낫고 나서 재방문했다. 보통 키즈카페는 돈 먹는 하마인데 여기는 착하디 착하다. 3시간 동안 어린이가 4000원, 어른이 2000원인데 다자녀카드가 있으면 할인도 받을 수 있다. VR체험과 미로찾기가 있어서 좋았다.


울주 알프스시네마를 두 번 다녀왔다. 휴가 초반에 <보스 베이비2>를 다같이 보고 후반에 <모가디슈>는 남편과 둘이 봤다. 여기도 일반 극장보다 저렴하다. <보스 베이비2>는 어른이 봐도 웃겼고 <모가디슈>는 보고 나서 허리가 아팠다. 총 쏘는 장면이 많아서 긴장한 탓이다. 죽고 죽이는 영화를 안 보는데 조인성 배우니까 봤다. 예전에 남편에게 조인성과 나이가 같은 걸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은 적이 있다. 팬심에 눈이 멀었다. 다시 사과한다.


알프스온천길에 키즈호텔이 하나 있다. 낮에는 대여, 저녁에는 숙박을 할 수 있다. 가족탕이 있어서 물놀이도 할 수 있고 방 안에 그네나 미끄럼틀도 있다. 가족탕에 물을 받아놓으면 애들이 물놀이하다가 나와서 놀기를 반복한다. 특이한 게 성수기 요금이 따로 없다. 방마다 꾸며놓은 테마가 달라서 재미도 있다. 소박하지만 조식도 준다. 단독펜션의 대안이었지만 수영장과 가족탕의 차이만 빼면 여기가 더 좋은 것 같다. 마스크 벗고 물놀이했던 유일한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휴가의 정점은 이것이다.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크로스오버 뮤직페스타’에 이틀 연속으로 다녀왔다. 150분 간 하는 공연이라 애들이 버텨줄까 싶었는데 괜찮았다. 코로나 시국에 못 쳤던 박수를 이때 다 치고 왔다. 연주, 성악, 판소리, 밴드, 중창 거기다 처음 보는 LED 퍼포먼스까지 눈과 귀가 호강했다. 150분이 언제 지나갔지 싶을 만큼 수준 높은 공연이었는데 심지어 무료였다. 앞에 말한 곳에서도 만족했던 터인데 공연까지 보니 엎어지겠다. 울산시민이라 행복하다.


비가 올 확률이 60%라 망설이다가 놀이동산에 다녀왔다. 다행히 비가 안 왔다. 날이 흐려 선선했다. 오후 4시에 입장해서 문 닫는 8시까지 놀았다. 큰애가 바이킹을 맨 끝자리에서 만세 하면서 탄다. 세 번 연속으로 말이다. 키 제한에 안 걸린다면 더 한 것도 탈 기세다. 끝에는 머리가 아프다고 포기 선언한다. 때마침 라면 냄새를 맡아서일 수도 있다. 저녁에 조명이 켜지니 풍경이 아름다웠다. 코로나 시국에 휴가를 무사히 마쳤다. 더 바랄 게 없을 정도로.


김윤경 글 쓰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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