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나무(합환피)

최미선 한약사 / 기사승인 : 2021-07-05 00:00:30
  • -
  • +
  • 인쇄
유쾌한 약재 산책

아침 출근 전 집 근처 동부도서관에 자주 들른다. 산 위에 있는 작은 도서관으로 풍광도 좋고 새소리도 좋아 자주 발길이 머무는 곳이다. 오늘은 유난히 분홍빛을 발하고 있는 나무가 눈에 띈다. 자귀나무다. 멀리서 보면 길쭉길쭉 푸른 잎 사이로 화려한 깃털을 단 요정들이 내려앉은 듯 신비롭다. 가까이 보면 꽃은 화려한 선녀의 부채를 닮아 더 신비롭다. 밤이 되면 나뭇잎은 오므라들어 서로 껴안은 듯한 모양을 하고 해가 뜨면 다시 활짝 펴진다. 이를 두고 다정한 부부를 연상시킨다하여 합혼수(合婚樹) 또는 합환목(合婚樹)이라고도 한다. 이런 양상은 식물의 수면운동으로 다른 콩과 식물 미모사 등에서도 발견되는 현상이다. 

 


‘자귀나무’라는 이름은 귀신이 자는 모습을 닮았다하여 붙여졌다는 설과 목공도구 중 하나인 자귀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나무여서 붙여졌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자귀나무는 수피를 약으로 쓴다. 한약명으로는 ‘합환피’라고 한다. 합환피의 가장 큰 효능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신경 안정 기능이다. 예부터 마당에 정원수로 많이 심은 이유이기도 하다. 마음이 불안하거나 신경이 예민할 때 그리고 잠이 잘 오지 않을 때 차로 달여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밖에 골절이나 폐결핵에도 쓰인다고는 하나 한약을 구성할 때 구성 약재로는 잘 쓰지 않는다. 다만 신경이 예민하거나 몸에 염증이 자주 발생하는 분들에게는 차로 장복할 것을 권해드린다. 약의 성질도 평이하고 단맛이 나며 독이 없어 차로 장복하기에 적합한 약재다. 최근에 같은 콩과 식물인 작두콩 나무의 수피가 비염에 좋다고 많이 유통되고 있다. 이 역시 차로 우려먹기에 알맞아 필자도 애용한다. 

 

 


퇴근길에 다시 한번 동부도서관을 오른다. 이번엔 자귀나무의 농염한 사랑 노래를 들어보려 한다.


최미선 한약사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미선 한약사 최미선 한약사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