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石亭(화석정)과 伴鷗亭(반구정)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 기사승인 : 2021-09-13 00: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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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명의 고전 성독

임진강변 위쪽에 율곡 이이 선생의 화석정이 있다. 엄마 손을 잡고 화석정에 오른 어린 율곡의 눈에 굽어 돌아가는 강물이 보인다. 위로는 하늘에 닿아 푸르고, 아래로는 거슬러 올라오는 기나긴 바람을 품었다. 예지와 감성을 겸비한 아이는 그것을 보았다.


아래쪽에 강과 모래톱이 넓고 넓은데 방촌 황희의 반구정이 우뚝 서서 내려다본다.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에 갈매기가 높이 떠서 벗을 한다. 탁 트인 눈앞은 온통 바람이요 들판이다. 130여 년 사이를 두고 당대 최고 재상과 학자가 한 강물에 기대 바람을 노래했다. 쉰 살을 넘기지 못한 율곡은 어릴 적에 萬里風(만리풍)을 노래했고, 백수를 누린 방촌은 처마 끝에 이는 바람을 놓치지 않았다.


떼 지어 다니는 왁자지껄 여행이 억지로 끝이 났다. 모이는 것도 이동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홀로 스스로 돌아보라는 말인가? 고요히 둘러보니 역사의 현장에는 강물이 흐르고 정자가 있고, 인물이 있고 시가 있다. 땀을 씻어주는 선들바람도 있고, 예와 이제를 이어주는 만리풍도 있다. 자연과 소통하는 여행을 하라고 미물보다 더 미물인 코로나바이러스가 일러준다.

觀風樓(관풍루)라
厖村黃喜(방촌황희)라


能却暑(헌고능각서)하고 : 추녀가 높아서 더위를 물리치고
簷豁易爲風(첨활이위풍)을 : 처마가 트여서 바람이 쉽게 이네,
老樹陰垂地(노수음수지)하고 : 노거수가 그늘을 땅에 드리우고
遙岑翠掃空(요잠취소공)을 : 멀리 산봉우리 푸른 하늘 비로 쓰네.

花石亭(화석정)이라
栗谷李珥八歲詩(율곡이이팔세시)라


林亭秋已晚(임정추이만)한데 : 숲속 정자에 가을 이미 깊은데
騷客意無窮(소객의무궁)을 : 시인의 생각은 끝이 없구나.
遠水連天碧(원수연천벽)하고 : 멀리 강물은 하늘에 닿아 푸르고
霜楓向日紅(상풍향일홍)을 : 서리 맞은 단풍은 해를 향해 붉네
山吐孤輪月(산토고륜월)하고 : 산은 외로운 달을 토해내고
江含萬里風(강함만리풍)을 : 강은 기나긴 바람을 품었네
塞鴻何處去(새홍하처거)요 : 북쪽 기러기 어디로 가는가?
聲斷暮雲中(성단모운중)을 : 울음소리 저문 구름 속에 잠기네.

두 선인의 시를 감상하고 한 수 읊는다.

題臨津江邊(제임진강변)이라 : 임진강가에서

江流曲處花石亭(강류곡처화석정)하여 : 강물 흘러 돌아가는 곳에 화석정
八歲神童萬里風(팔세신동만리풍)을 : 여덟 살 신동이 만 리 흐르는 바람을 노래하고
廣坪江浦觀風亭(광평강포관풍정)하여 : 넓고 넓은 강 포구 관풍정에서
老巨政丞檐易風(노거정승첨이풍)을 : 노거수 정승은 처마 끝에 이는 바람을 노래하네.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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