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있는 아트마켓, 차별화된 아트페어

윤은숙 화가 / 기사승인 : 2021-12-20 00: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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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

올해 처음으로 울산에서 국제아트페어가 열렸다. 울주군 언양에 세워진 울산컨벤션센터에서 우려와 기대 속에 막이 올랐다. 결과는 대성공. 울산은 산업도시다. 상대적으로 문화예술 기반은 약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과연 관람객들이 찾아오고 작품이 거래될까라는 우려 섞인 시선이 있었다. 우려는 괜한 걱정이 됐다. 예상 밖으로 선전했다. 관람객들의 호응 속에 작품이 많이 거래되고 예술작품에 대한 반응도 좋은 듯하다. 누군가의 말처럼,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마당을 열어놓으니 숨어 있던 울산시민들의 문화 욕구가 행동으로 드러난 것이다. 더불어 울산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있어 더욱더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리라 기대한다.


첫 번째 울산아트페어 풍경 속에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들어있다. 엄마, 아빠가 아이들 손을 잡고 함께 작품을 꼼꼼히 감상하고 설명하며, 아이들의 눈과 귀를 이끌었다. 연인과 친구, 유치원 어린이들의 단체 관람, 그리고 구매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로 아트페어 마당은 북적였다. 거래도 많이 됐다고 한다. 아트페어에 참여한 갤러리는 총 79개 부스를 이뤘고, 울산 소재 갤러리도 개수는 작지만 참여했다. 사실 울산에서 활동하는 갤러리는 그리 많지 않다. 작품 거래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 아트페어에서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트페어에 처음 참가한 갤러리도 울산 작가들을 소개하면서 적지 않은 거래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울산이 달라졌어요”라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 울산아트페어는 문화예술 기반이 약한 지역에서 따끈따끈한 작품들을 직접 감상하고 감흥을 받을 수 있는 마당이었다. 여러 사회적 요인도 있겠지만, 울산아트페어는 울산시민들의 마음에 감성의 바람을 일으키는 기회가 됐다. 비싼 작품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처음으로 작품을 샀다면, 그 감정은 낯설고 소중한 감흥이 됐을 것이다. 디지털 시대이고 SNS에서 많은 자료를 볼 수 있지만, 예술작품을 눈으로 보고 작가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마음으로 느끼는 경험은 낯설고 설레는 미적 경험이다. 올해 성공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열린다고 하니 또 다른 변화를 기대해 본다.


아트페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더러 있다. 장식적인 그림이 너무 많았다. 미적인 태도, 형식의 깊이, 내용의 가치보다는 표면의 화려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도드라져 보였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세미나를 연다든지 기획전시를 유치해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 그럼 울산에 특화된 아트페어는 무엇일까? 중소도시에서 열리는 갖가지 아트페어의 형태들은 엇비슷하다. 가까이 부산에서 열리는 여러 아트페어에 견줘 울산아트페어는 절반 정도의 규모다. 규모를 따라갈 수 없고 따라갈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아트페어보다는 ‘아트마켓’이라는 이름을 붙여 봤다. 너무 넓어서 다니기 힘든 대규모 아트페어를 열지 않아도 된다. 가족, 지인들과 호젓하게 다니며 아기자기하게 걸린 작품들을 보며 여유롭게 그림을 감상하고 구매까지 하는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적당한 규모를 찾으면 된다. 더불어 울산아트페어에서만 볼 수 있는 내용이 담긴 독특한 기획전시와 재미난 전시 연계 콘텐츠를 함께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울산아트페어(마켓)가 ‘울산’이라는 특색과 ‘아트’를 바라보는 재미와 ‘페어(마켓)’에서 예술세계를 구매하는 짜릿함을 함께 누릴 수 있는 3종세트가 되기를 바란다.


윤은숙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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