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칼럼] 아이의 바른 언어생활 시작

박진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울산지부 회원 / 기사승인 : 2022-04-06 00: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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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서는 아이가 처음 말을 배울 때 “싫어”라는 말을 먼저 배우면 주변 사람에게 괜스레 불편한 미움을 받을까 봐 “별로야”부터 가르쳤다. “엄마”, “아빠”, “네”, “별로야”가 처음 배운 말이다. 그래서 마트나 시내버스 같은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무언가가 마음에 안 들어서 서러움에 “별로야”라며 큰소리로 울음을 터트리면, 원래는 몹시 엄마가 곤란했어야 할 상황임에도 그 모습을 본 주변 사람들은 오히려 귀엽다며 웃음이 터트리곤 했다. 아이가 중학생이 된 지금도 가족끼리 식사 중에 “김치랑 야채 좀 먹어라”고 편식을 지적하는 말을 하면, 아이는 웃으면서 “별로야”라고 답한다. 사소하지만 그 언어습관은 지금도 가족에게 웃음을 준다. 이런 것이 언어가 가진 힘이라 생각한다.


말에는 거리감과 친밀함도 담겨 있기에 때로는 엄마인 친구가 때로는 어머니인 엄격한 지도자가 되어야 하는 나는 가정에서의 언어사용에 아직도 고민되는 순간이 종종 있다. 말은 기억과 감정이 담겨 있으며 말하는 이의 상황인식의 정도를 나타내고 개인에게 형성된 언어습관은 사고의 프레임이 돼 앞으로의 행동, 사고, 태도에 역으로 영향을 준다. 특히 올바르지 않는 스트레스 해소 수단인 욕은 더 많이 할수록 감정적이고 공격적이게 되고,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없는 언어사용은 다른 사람과의 소통과 협력을 막는 사회관계 형성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분명 아이에게 좋은 언어습관을 심어줄 수 있다면, 지금뿐만 아니라 성인이 돼 나이가 많이 들었을 때도 살아가는 동안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특히나 또래끼리 소통법은 부모가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이 있으며, 관심사에 따라 가정 바깥에서 배워오기 때문에 더 알려주기 힘들다. 어떻게 가르치고 소통해야 할까?


먼저, 소통을 위해서는 말에 존중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야 한다. 나는 아이에게 아주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 반말을 하지 않도록 높임말부터 가르쳤다. 아이는 결국 가장 친밀한 사람에게 먼저 말투와 어휘를 배우게 된다. 부모의 경청하는 자세와 아이의 존댓말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을 배우기 가장 좋은 형태라 생각한다. 굳이 아이가 부모에게 존댓말을 했으면 하는 이유는 나이가 다른 타인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훈련이 필요해서다. 부모에게 버릇없이 말하는 아이는 학교에서 선생님에게도 또는 동네 이웃에게도 마찬가지가 되기 쉽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아이가 우선 ‘안에서도 안 새는 바가지’가 됐으면 한다.


다음은, 존중의 마음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는 것을 늘 상기시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 성인이 주변 사람에게 함부로 무례한 말을 하지 않는 이유는 그 사람이 나이가 많고 적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가 모르는 사람과도 협력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내가 돈을 냈으니 버스를 탄다고 해도, 일면식도 없는 사람일지라도 엄연히 관련된 사람의 노고가 있기에 그 버스를 사용할 수 있다. 모든 존중이 다 같은 무게나 크기는 아닐지언정 사회는 다수의 협력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늘 잊지 않는 마음가짐이 타인에 대한 태도가 된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그 집단의 언어생활 영역이 점점 커져가고 욕설처럼 나쁜 것들은 몹시도 쉽게 배운다. 가정에서부터 서로 상처를 주는 말을 너무 쉽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아이와 그 주변 환경에서부터 좋은 언어습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박진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울산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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