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정진익 농부 / 기사승인 : 2021-03-24 00: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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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미나리가 영화 덕분에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 미나리는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에 분포한다. 그럼에도 참 토종스럽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먹는 야채이자 채소다. 들에 야생 콩이 자라지만 콩과는 알맹이 크기에서 차이 나고 야생은 넝쿨인 데 비해 재배 콩은 넝쿨이 아니다. 야생 미나리나 키우는 미나리나 별반 차이가 없다. 미나리는 특별한 품종 없이 우리나라 산야에 어디든 널려 있다. 야채가 채소가 된 몇 안 되는 경우이다. 지금도 야생 미나리를 쑥처럼 봄철에 별미로 먹고 있다. 


미나리는 수질 개선 효과가 뛰어난 환경 식물이다. 병에 강하고 습지에서 자라며 더러운 물을 깨끗한 물로 만들어줘 강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 강을 깨끗하게 해주는 식물인 것이다. 거기다 건강한 먹거리로 생으로 먹으면 상큼한 맛이 일품이다. 생으로 먹기도 하고 나물로 먹기도 한다.


울산의 미나리는 언양 미나리가 유명했다. 가지산에서 흘러나온 물이 언양 남천을 이루는데 송대에서 언양읍성 쪽으로 맑고 시원한 물길을 내 농사를 지었다. 이 물로 읍성 근처에 미나리깡이 많아 언양 미나리가 유명하게 됐다. 지금은 도심화되고 읍성 복원으로 거의 없어졌다. 그 뒤로 석남사 아래 장성 미나리가 가지산의 맑은 물로 키워져 많은 사랑을 받았으나 지금은 다른 지역 재배법의 발달로 주춤하다. 울산시내에는 과거 현대자동차 인근 명촌지구에 미나리밭이 언양 미나리 식으로 재배됐으나 아파트 단지로 변모했다. 지금은 새로운 미나리 재배법으로 각광을 받는 온양읍 서생면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다.


딸기와 함께 봄에 먹던 미나리를 언젠가부터 겨울에 먹을 수 있게 됐다. 오히려 겨울이 제철인양 됐다. 야생에서는 봄풀이 무성한 계절이나 한여름이 가고 서리가 내리는 무렵에 미나리가 부드럽고 맛도 좋았다. 미나리를 재배하는 미나리깡에서도 겨울과 한여름에는 먹지 못하고 봄가을로 주로 먹을 수 있었다. 겨울철에 먹게 된 것은 재배법이 개발되면서다. 가을에 키워 한겨울 물속에 잠기게 해 보온하는 방식의 재배법이 개발된 것이다.


기존 언양 미나리는 논에 미나리를 심어 미나리가 자라면 뿌리는 그대로 두고 줄기와 잎을 베 출하한다. 몇 년 하다 보면 줄기가 점차 가늘어지는데 전부 캐어 내고 다시 모내기 하듯 듬성듬성 미나리를 뿌려주면 뿌리가 금방 나서 미나리밭이 된다. 새로 난 줄기는 굵고 맛이 진한 줄기가 된다. 한재 미나리와 같은 겨울 미나리는 모종밭을 수확이 끝나는 3월경에 만들고 모종이 우거지면 8월 말경에 캐어내 본 논에 모내기하듯 줄기를 살짝 묻어 주면 곧 뿌리가 나고 금방 원래 미나리 모습으로 자란다. 9월, 10월, 11월에 자라 12월 말경 얼음이 얼 무렵 논에 미나리가 잠기도록 물을 댄다. 그 후 겨울철에 수확해 출하하게 된다. 이것이 싱싱한 겨울 미나리의 모습이다. 미나리는 토종 종자라 농약을 칠 필요가 없는 친환경 식재료다. 


이런 미나리는 정말 품종이 없을까? 같은 품종인 소나무도 같은 소나무지만 곧게 자라는 소나무가 있고 굽은 소나무가 있다. 미나리도 옆으로 뻗기를 잘하는 왕성한 미나리가 있는가 하면 비교적 곧게 자라는 미나리가 있다. 이 곧게 자라는 미나리 품종으로 겨울 미나리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겨울 미나리는 노지 미나리라 맛과 향이 진하다. 이런 미나리를 수확하는 것은 아직 기계화가 이뤄지지 않아 손작업에 의존하고 있다. 긴 장화와 긴 장갑을 끼고 뻘 속에서 얼음을 깨어가며 진흙과 함께 미나리 뿌리채 삽으로 수확한다. 그 후 물로 씻어내고 소포장을 해 마트로 가면 우리가 보는 미나리가 된다. 이 과정이 엄청난 중노동이라 사람 구하기 힘들다. 월 300만 원 이상 임금을 줘야 일할 수 있어 미나리값이 떨어지면 수확을 포기하는 일도 잦다. 


그럼에도 겨울철 푸른 채소가 귀한 계절 미나리는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고 비타민A, 비타민B1, 비타민C, 단백질, 철분, 칼슘, 인 등이 풍부해 건강에도 아주 좋은 식재료다. 


정진익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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