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다이너마이트>

백성현 글 쓰는 아빠 / 기사승인 : 2021-06-16 00: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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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일기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 나~, 나야 나~”


오래전 아이돌 노래의 이 후렴구가 널리 불리던 때가 있었다. 아이는 신나는 그 노래가 나오면 언제라도 자신이 주인공이 된 양 연신 춤을 추곤 했다. 자기가 느끼는 대로 출 뿐인데, 춤을 추는 모양새가 아이답지 않게 제법 절도 있는 동작과 함께 멋진 춤사위를 그려 내기까지 했다. 노래에 맞춰 노랫 가사를 읊어 대기엔 아이나 아빠 모두 어려웠다. 하지만 우리는 후렴구가 나오는 부분이 등장하면 함께 목소리를 더욱 높여 불렀다.


우연히 아이의 귀에 닿았던 노래가 있다. 아이는 리듬이나 비트가 뚜렷하고, 중독성 있는 음에 끌려 몇 곡을 외우다시피 했다. 때론 좋은 멜로디를 가진 노래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 중에서 아이는 IKON의 <사랑을 했다>, 산울림의 <너의 의미>, <어머니와 고등어>을 좋아했다. 이제 겨우 7세에 불과한 아이의 취향이다. 최근엔 BTS의 <다이너마이트>를 유튜브로 반복해서 듣더니 어려운 영어 발음을 뜻도 모른 체 그냥 들리는 대로 읊는다. 아이들의 언어 습득력이란 놀라울 따름이다. 그런데 랩이 등장하는 대목은 아직 힘든 모양이다.


최근 BTS 신곡 <버터>의 반응이 뜨겁다. 아이는 이미 반복해서 듣기 시작했다. 이 곡도 외울 태세다. 어느새 아이랑 함께 듣다 보니 BTS의 리드미컬한 노래의 감성이 귀에 익는다. 흥이 절로 난다.


며칠 전 우리 부부는 둘 다 일 때문에 유치원에 간 아이 마중을 나갈 수 없었다. 아이의 하원을 어머니께 맡겨야 했다. 버스를 타고 움직여야 했기에 어렵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후로 어머닌 힘들었던 것보단 손자 덕에 즐거웠다고 했다. 어머닌 마침 출장을 다녀온 내게 아이랑 있었던 얘기를 전했다.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오던 길에 어느 휴대폰 가게를 지나고 있었다고 했다. 마침 거기서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왔고 갑자기 아이는 멈춰 서서 도무지 갈 생각을 않더란다. 주위에 누가 보건 말건 그 음악이 끝날 때까지 춤을 추더란다. 아이의 모습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이야기만으로 아빠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손자의 모습을 보며 어머니는 어이가 없어 한바탕 웃었다고 했다. 그런데 무슨 노래가 나왔는지 물었지만 어머니는 알 길이 없었다. 아이에게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나와서 그랬다고 했다. 역시! 아이의 뜬금없는 기행은 늘 우리를 즐겁게 한다.


사실 난 엔터테인먼트, 즉 연예가의 소식에 민감한 편은 아니다. TV를 멀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발동하진 않는다. 가끔 유튜브나 SNS에서 전하는 짤막한 영상이나 연예 정보를 통해 이미 흘러간 콘텐츠를 PC나 폰으로 접하는 정도다. 새롭게 등장하는 아이돌이나 연예인에 대해선 문외한일 수밖에 없다. 밥벌이하느라 바쁜 것도 아닐 터인데 별스러운 오락이나 취미도 없이 앞으로 아이랑 코드를 맞출 수 있을지. 더욱이 늦깎이 결혼이라 늦은 나이에 갖은 아이와 마음의 거리를 좁히며 지낼 수 있을까 걱정이다.


아이가 찾게 될 새로운 콘텐츠가 기하급수적으로 넘쳐나는 오늘날 호기심이 가지 않는다고 해서 마냥 외면할 순 없는 노릇이다. 아이의 마음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해 연예나 예술에 대한 관심을 넘어 감성이 무뎌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리라 생각했다.


책과 가까이한 지 몇 년이 됐다. 책보다 더 유익한 콘텐츠는 없다 생각한다. 그렇다고 아직 7세에 불과한 아이더러 책만 보라고 강요할 순 없다. 현재 아이가 책과 담쌓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다만 아이가 보다 다양해진 콘텐츠를 접할 텐데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형성하도록 존중할 것을 다짐해본다.


백성현 글 쓰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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