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어느 날

황은혜 기억과 기록 회원 / 기사승인 : 2021-06-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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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기록
▲ 알퐁스 도데 글, 프렝세스 캉캉 그림, 이선오 옮김, 북비

 

1년 중에 어떤 달을 가장 좋아하냐고 물었을 때 6월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물론 나도 아니다. 6월이 가장 슬프다. 외침을 겪고, 내전을 겪은 모든 나라에 있는 슬픔이겠지만, 어쨌든 우리의 6월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6월이 되면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으로 만들어진 오늘이 놀랍고 감사하고, 미안하고 그렇다.


이맘때 떠오르는 그림책이 한 권 있다. <스갱 아저씨의 염소>, 이 책은 사나운 늑대보다 갇혀있는 신세가 더 두려웠던 어린 염소 블랑케트와 바깥세상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이 키우는 염소를 안전하게 지키고 싶어 하는 스갱 아저씨의 ‘서로 다른 생각’을 그린 작품이다. 


“스갱 아저씨는 염소를 기르면서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어요. 기르던 염소마다 같은 방법으로 잃고 말았거든요. 염소들이 하나같이 하루아침에 목줄을 끊고 산으로 달아나 늑대에게 잡아먹힌 거예요. 스갱 아저씨의 다정한 손길도, 늑대에 대한 두려움도 염소들을 막지 못했어요.”


결론적으로 아기 염소 블랑케트는 아저씨가 만들어준 안전한 공간을 벗어나 꿈에 그리던 산에서 자유를 만끽하지만, 결국 그날 저녁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이토록 짧은 행복이라니, 참으로 허무하기도 하고 또 그 용기가 너무나 아름답기도 하다. 


언제나 세상을 바꾸는 쪽은 울타리를 벗어난 블랑케트처럼 자기들이 꿈꾸는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그들 덕분에 ‘인권’도 생겼고, ‘민주화’도 ‘독립’도 이룰 수 있었다. 만약 이들이 주어진 것에 안주했다면, 새로운 생각에 대한 위협에 굴복했다면 우리는 여전히 예전의 세상에 살고 있을지 모른다. 무엇이 왜 이상한지 느끼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아무튼, 지금 우리는 그들이 바꿔준 세상에서 살고 있다. 단지 그들보다 한 발짝 뒤에 선 행운으로. 


지금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보다 한 발짝 앞에 서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다. 우리가 못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또 진짜 자유가 무엇인지 수없이 고민하며 먼저 나아가는 그들 덕분에 또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에게 미리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오늘은 놀랍고, 감사하고, 또 미안한 마음으로 가득한 6월의 어느 날이니까 말이다.


황은혜 기억과기록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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