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를 그냥 농지로 두자(2)

정진익 농부 / 기사승인 : 2021-06-07 00: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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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농지는 다른 토지와 다르게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토지개혁을 통한 무상에 가까운 분배가 이뤄진, 탄생부터가 공공성, 공익성을 띤 토지였다. 농지법 제3조(농지에 관한 기본 이념)는 “농지는 국민에게 식량을 공급하고 국토 환경을 보전(保全)하는 데에 필요한 기반이며 농업과 국민경제의 조화로운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한정된 귀중한 자원이므로 소중히 보전되어야 하고 공공복리에 적합하게 관리되어야 하며, 농지에 관한 권리의 행사에는 필요한 제한과 의무가 따른다.”고 돼 있다. 또 “농지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소유·이용되어야 하며, 투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6조(농지 소유 제한)는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고 못박았다.


농지법 시행령에서는 농업인의 범위를 1000제곱미터 이상의 농지에서 농작물 또는 다년생식물을 경작 또는 재배하거나 1년 중 90일 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자, 농지에 330제곱미터 이상의 고정식온실·버섯재배사·비닐하우스, 그 밖의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농업생산에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여 농작물 또는 다년생식물을 경작 또는 재배하는 자, 대가축 2두, 중가축 10두, 소가축 100두, 가금(家禽: 집에서 기르는 날짐승) 1000수 또는 꿀벌 10군 이상을 사육하거나 1년 중 120일 이상 축산업에 종사하는 자, 농업경영을 통한 농산물의 연간 판매액이 120만 원 이상인 자로 규정하고 있다.


우선 농지법 시행령에 규정된 농민의 자격이 너무 허술하다. 낚시꾼도 어민이 되는 수준이다. 시설재배인 경우 1000제곱미터(약300평)에 아무리 많아도 연간 수익이 2000만 원이 넘는 작물이 없다. 그럼 330제곱미터는 200만 원이 안 된다. 2000만 원도 아니고 이것을 수익이라고 볼 수가 없다. 한 달 월급도 안되는 120만 원을 가지고 농민이네 아니네 하면 편의점 알바는 한 달만 일하고 11달을 쉬면 직업이 직장인이 된다. 


농지는 투기대상이 아니고 농민이나 농민이 되려는 사람만 소유할 수 있는데 투기꾼들이 소유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완전히 적반하장이 된 것이다. 또 소작금지의 원칙에 의해 실제 땅 주인과 경작인이 달라 경작하는 농민은 정작 농민으로 인정을 못 받는 ‘그림자 농민’이 돼 직불금이나 지원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 근교 농민의 주 수입원은 농지처분 소득이다. 농민이 농지를 팔아야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놓고 농업정책을 하는 것은 너무하다. 이제라도 농사를 지으면 적정소득을 올리고 모은 자금으로 농지를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 오른 땅값 때문에 농지는 도시의 투기꾼만 살 수 있다. 농민은 이자도 안 나오는 땅을 살 이유가 없어 농지는 농민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불편한 진실이다.


농민의 정의를 농업소득 2000만 원 이상 올리는 사람 또는 올릴 예정인 사람으로 해야 한다. 농업소득을 올릴 예정인 사람은 5년간 연차적인 계획서를 내고 확인받아야 한다. 너무 쉽게 농민이 돼 농지에 투기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이런 가짜 농부들이 기득권을 행사하며 농업정책을 왜곡시키고 지원금을 왜곡하고 있다. 


축산은 판매증명과 이력제 등록으로 농업소득 증명이 이미 가능하다. 원예와 채소, 곡물 등은 담당 농협이 일차적인 책임을 지고 공판장이나 도매시장, 소매도 세금은 안내지만 세금계산서와 유사한 것을 만들어 증명하면 될 것이다.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인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이 건강해야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한다. 안정된 소득을 올려야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예외 없이 누구나 다 농민의 자식들이었다.


정진익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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