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턱까지

김윤경 글 쓰는 엄마 / 기사승인 : 2021-05-11 00: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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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일기

울산에 코로나가 확산하고 있다. 작년부터 시작했지만 요즘처럼 코로나가 실감 난 적이 없었다. 큰애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그날 아침 학교에서 보낸 등교 중지 알림을 봤을 때는 이미 큰애가 집을 나선 뒤였다. 큰애가 학교 갈 때마다 같이 걸어가는 친구네에 급히 전화를 걸었다. 집으로 돌아가라 전해달라고 말이다. 큰애가 들어오면서 “어쩐지 길에 애들이 안 보인다 했어. 엄마는 왜 말 안 해줬어!?” 짜증의 화살을 내게 돌린다.


나도 학교 가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당장 애들을 어찌할지 난감하다. 일단 작은애는 어린이집 차에 태워 보내고 큰애는 부랴부랴 친정에 맡겼다. 학교에 도착하기도 전에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온다. 코로나 시국에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에서 연락이 오면 조마조마하다. 원장님이 작은애를 데려가라 한다. 안 그래도 보내고 나서 아차 싶었다. 언니가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학교에 다니니 등원하면 안 되는 거였다. 원장님께 죄송하다고 전화를 끊고 얼른 친정엄마한테 부탁을 드렸다. 작은애는 아직 똥도 닦아줘야 하고 손이 가서 친정엄마가 난감해 한다.


아침부터 돌려막기를 하고 나니 정신이 없다. 한숨 돌리고 있는데 이번엔 초등학교에서 연락이 온다. 학교에서 코로나 검사를 하고 있으니 큰애를 지금 보내라는 거다. 큰애 빼고 반 친구들이 다 와있다는 말에 마음이 급해진다. 여지없이 이번에도 친정엄마 찬스다. 큰애를 데리고 지금 학교로 가달라고 상황을 말씀 드렸다. 전화기 너머로 친정엄마가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하다.


나는 갈 수 없고 애는 당장 보내라 하니 어쩌나. 10분 즈음 뒤에 친정엄마의 전화가 바리바리 온다. 큰애가 코로나 검사를 듣자마자 심하게 울어서 도저히 데리고 갈 수가 없다는 거다. 예상했던 바다. 코로나 검사 안 받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하고 잤던 큰애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을 거다. 겁이 많아서 평소 독감 검사도 맹렬하게 거부한다. 큰애가 하도 울어서 코 푼 휴지로 독감 검사를 한 적도 있었다.


지금부터 친정엄마의 지혜가 돋보인다. 그것은 바로 라면이다. 코로나 검사받고 오면 라면 끓여줄 테니 갔다 오자고 회유책을 쓴 거다. 한때 곶감이 울던 아이를 뚝 그쳤다면 우리 집은 라면만 한 게 없다. 큰애가 라면 약속에 새끼손가락을 걸고 학교에 갔다. 흰옷에 방독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고 천막을 친 검사 부스에서는 학생들의 울음소리가 그칠 줄 모른다. 선생님이 한 명씩 팔을 꼬옥 잡아 주고 검사를 마치고 나가는 길에는 어른들의 칭찬 박수가 줄지었다고 한다.


코로나가 턱까지 왔구나 실감이 난다. 이렇게 하루가 끝나나 싶었는데 시어머니 전화가 온다. 다니는 교회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와 코로나 검사받으러 가는 길이라고 말이다. 다음 날, 큰애를 포함해서 전원이 음성으로 나왔으나 시어머니는 확진을 받아 의료원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증상이 없다. 신장 투석 받는 시아버지가 확진이면 어쩌나 마음 졸였는데 음성으로 나와 안도했다. 시어머니는 어쩌다 보니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거동이 불편한 시아버지가 보름간 혼자 지내게 됐다 .햇반도 돌려먹다가 중국집도 시켜 먹고 있다 하는데 걱정이 된다.


다른 지역들이 코로나로 시끌시끌할 때도 울산은 그나마 괜찮았는데 변이 바이러스가 돌고 있다고 하니 경각심이 더욱 일깨워진다. 초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며칠 등교 중지됐을 때 동네가 다 조용했다. 식당은 말할 것도 없고 바람 쐬러 산에 다녀오는 것도 조심스럽다. 글을 쓰는 오늘, 작은애가 열이 나서 긴장했는데 다행히 감기다. 코로나! 남의 일이 아니구나.


김윤경 글 쓰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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