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으로서의 삶과 행복으로서의 삶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 기사승인 : 2021-05-10 00: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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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쏭샘의 심리로 마음 들여다보기

다가오라 삶이여 -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 중


삶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프로이트는 삶은 성적 에너지(libido, 리비도)에 의해 생성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아들러는 성장하고자 하는 욕망을 성취하고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빅터 프랭클은 의미와 존재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학자들의 견해에 따라 삶에 대한 생각은 다르다. 학자들의 견해는 그들이 살았던 시대적인 배경과 가족사, 형제 관계,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 삶을 사는 우리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환경에 따라 삶에 대한 정의가 달라진다. 그럼에도 모두에게 있어 공통적인 것은 삶은 살아내야 한다는 것이며, 그것이 고통으로 다가올 때도 행복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통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언제 고통을 느끼는가? 고통(苦痛, suffering)의 사전적 의미는 육체적 또는 정신적인 아픔과 괴로움을 말한다. 아픔과 괴로움은 내가 생각한 대로,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 생기는 감정이다. 이런 고통을 느낄 때의 증상들은 자신을 탓하고 자신의 안으로 숨어버리는 우울, 환경의 변화에 대해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끼며 통제력을 상실하는 불안, 타인과 환경을 탓하는 공격,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는 회피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이런 증상들은 고통을 피하기 위한 행동이자 몸부림인데 사람에 따라 대처하는 방식이 모두 다를 수 있다. 그리고 각자의 대처방식은 각자의 과거 경험에 비춰 가장 효과적인 방식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과거에 효과적인 방식이 현재에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어릴 때 부모님에게 야단을 맞았을 때 회피하거나 우울, 불안의 대처방식을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고 한다면, 나이가 든 후의 대처방식은 다를 수 있다. 야단치는 부모를 모방함으로써 공격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상처를 승화시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설득하는 대처방식을 스스로 선택해 해결 방법과 영역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현재에 적절한 대처방식이 생겨날수록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많아진다. 그러면서 과거에 고통을 느꼈던 장면에서 빠져나와 해방을 맞이한다. 그 해방의 느낌이 행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행복(幸福, happiness)의 사전적 의미는 ‘1. 사람이 생활 속에서 기쁘고 즐겁고 만족을 느끼는 상태에 있는 것, 2. 사람의 운수가 좋은 일이 많이 생기거나 풍족한 삶을 누리는 상태’다. 기쁨과 즐거움, 만족함과 풍족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은 무엇일까? 우리는 ‘행복하세요’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정작 행복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행복하려면 생각을 바꾸라고도 이야기하는데 생각을 바꿔도 행복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렇다면 행복은 생각일까? 감정일까? 그리고 생각을 바꾸는 것만으로 행복해지기는 가능할까? 


행복심리학자 서은국 교수는 행복은 사람 안에서 만들어지는 복잡한 경험이고, 생각은 그의 특성 중 아주 작은 일부분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생각이 뜻대로 쉽게 바뀌지도 않지만, 바뀐다고 해도 그것은 여전히 행복이라는 전체의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행복은 전체이며 그 전체는 생각만으로 바뀌지 않고, 여러 가지 감정이 포함된 복합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복합체인 행복-기쁨과 즐거움, 만족감과 풍족함-은 무엇을 위해 필요하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그것은 살기 위해서, 바로 생존하기 위해서다. 삶은 갈등의 연속이고, 경쟁의 연속이며, 극복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의 연속선상에 있다. 살면 살수록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아짐을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것이다. 그리고 더 풍족하고 만족스러운 무언가를 갖기 위해서는 더 많은 갈등과 문제를 해결해야 함을 우리는 알고 있다(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행복은 더 잘 살기 위해, 더 잘 생존하기 위해,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행복심리학자인 서은국 박사는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을 느낀다고 말한다. 


우리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기 위해 고통도 행복도 느끼게 된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는 고통을, 원하는 대로 될 때는 행복을 느낀다. 그렇게 보면 고통의 반대 극에는 행복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고통과 행복은 반대의 모습으로 우리의 삶을 찾아와 우리의 여러 증상과 행동들을 만들어 내지만, 이는 삶에 있어서 양 극단의 스펙트럼처럼 같은 선상에 있는 것이므로, 고통이 행복이 될 수 있으며, 행복 또한 고통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마치 마약이 순간 최고의 쾌락을 주지만, 최대의 고통도 주는 것처럼 말이다. 


문득 내 슈퍼바이저가 내게 한 말이 생각난다. “고통이든 행복이든 지금 네게 가장 필요한 것이 네게 오는 것이며, 네게 큰 즐거움을 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고통과 행복은 한 선상에 있다는 생각을 해 보는 봄날이다.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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