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황은혜 기억과 기록 회원 / 기사승인 : 2021-07-12 00: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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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기록

 

세상은 언제나 사건들로 가득 차 있다. 지진,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도 있고, 폭격, 붕괴, 화재 등 인간의 잘못으로 생기는 초대형 사고도 있다. 규모로 보면 작지만, 횟수로는 빈번한 자잘한 범죄들도 매일 일어난다. 그러니까 날마다 누구는 억울하게 죽고, 다치고, 상처를 받는다. 매일 아침, 휴대전화의 알람을 끄고, 포털로 들어가 만나는 세상은 대부분 그런 일로 가득 차 있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 책 제목인 ‘팩트풀니스’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사실 충실성’이라고 할 수 있다. ‘factfulness’라는 영어단어 자체가 세상을 보다 사실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보자는 저자의 생각을 담은 새로운 개념이기 때문에 영어사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세상에 대해 생각하라. 전쟁, 폭력, 자연재해, 인재, 부패. 상황은 안 좋고,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는 것만 같다. 안 그런가?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며, 빈곤층은 더욱 늘어간다. 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자원은 곧 동나고 말 것이다. 적어도 서양인 대부분이 언론에서 보고 머릿속에 담아둔 그림은 그렇다. 나는 그것을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이라고 부른다. 그런 세계관은 스트레스와 오해를 불러온다.

 

나쁜 소식은 좋은 소식보다 우리에게 전달될 확률이 훨씬 높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좋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 뉴스가 나쁜 소식으로 가득하다고 해서 세상이 이전보다 나빠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매일 아침 알아채야 한다.

 

또, 나쁜 소식들이 가져다주는 공포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들은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지만 위험하지 않은 것에 몰두해 실제로 매우 위험한 것은 외면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자연재해, 항공기 사고, 살인, 방사성물질 유출, 테러와 같은 일은 매우 두렵지만, 이 일들에 의한 사망률은 그리 높지 않다. 테러로 죽는 사람들보다 음주운전으로 인해 죽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은 객관적인 수치를 비교하면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에 따르면 궁극적으로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언론인의 역할도, 활동가나 정치인의 목표도 아니다. 이들은 항상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극적인 서사로 우리의 주의를 끌려고 경쟁하기 마련이다. 그러면서 항상 흔한 것보다는 색다른 것에, 느린 변화보다는 새롭고 일상적인 것에 집중한다. 그러므로 소비자인 우리가 뉴스를 좀 더 사실에 근거해 소비하고 뉴스가 세계를 이해하는 매우 유용한 도구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정확한 GPS가 길 찾기에 더욱 유용하듯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은 삶을 항해하는 데 더욱 유용하다. 또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볼 때 마음이 더 편안하다. 대단히 부정적이고 겁주는 극적인 시각에서 벗어나면 절망감이 적다.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면 세계는 생각만큼 그렇게 나쁘지 않다.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이것이 저자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세상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물론 세상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것을 뉴스가 말해주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알아채야 한다. 내일 아침에는 기자가 보여주는 프레임 너머의 진짜 세상을 볼 수 있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 보아야겠다. 오랜 연습이 필요한 일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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