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배들은 어디에 주차할까, 정박지

조숙 시인 / 기사승인 : 2022-01-17 00:00:53
  • -
  • +
  • 인쇄
문화마당

바다의 배들은 어디에 주차할까. 바다에는 주차선이 보이지도 않고 끝없이 넓기 때문에 아무 곳에나 세워두어도 될 것처럼 느껴진다. 길을 고르고 아스팔트로 덮어 관리하거나, 건물이나 물건 같은 것으로 방해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란색 어린이 보호구역이나 주정차 금지 구역도 보이지 않아 자유롭게 느껴진다.


그런데 온산 앞바다, 일산 앞바다 같은 공업지역 근처의 바다를 눈여겨보면 커다란 배들이 한 군데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배들은 누군가 주차선을 그어놓은 것처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육지에서 얼마간 떨어진 곳에 정박하고 있다.


정박지의 뜻을 살펴보면 ‘정박지’란 선박의 안전한 정박, 원활한 조선 및 하역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넓이와 수심을 가진 조용한 수면을 말한다. 또한 정박지의 해저 토질은 닻이 박히기에 적합한 곳이 바람직하다. 정박지는 묘지(닻 내리는 곳), 부표 정박지, 배 선회장 등의 조선 수면을 포함한다.(부산지방해양수산청 용어정리) 배가 바다에 머무르려면 닻을 내리기 좋은 바닷속 땅이 필요하다. 그리고 수면이 일정한 잔잔함을 유지해야 한다. 바람이 많이 불고 파도의 높낮이가 심하게 흔들리면 사고가 나기 쉽기 때문이다.


정박지에는 바다 위에 주차선 같은 부표가 있어서 배를 정박하는 위치를 잡을 수 있게 한다. 배가 크면 수심이 충분히 깊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수면이 조용하고, 닻이 바닥에 박힐 수 있는 토질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도 물건을 싣고 내리기에 적당한 위치와 넓이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것들을 고루 갖춘 곳을 정박지라고 하고 비용을 지불해 사용하게 된다.


배들이 항만의 각종 시설을 사용하는 비용은 선박이 안전하게 정박하고, 여객과 화물을 내리고 실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마련해 둔 여러 시설을 사용하는 비용을 말한다. 자동차로 말하자면 버스터미널을 이용할 때 버스정류장이나, 버스를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유도선을 그어놓은 것, 그리고 비를 맞지 않도록 지붕을 덮고, 승객이 버스를 기다리는 데 필요한 대기실의 냉난방시설 같은 것을 말한다. 기사들이 휴식을 취하고 음식을 먹고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안전한 운행을 위해 필요한 시설들이다. 배들이 항구를 이용하는 시설들도 마찬가지다. 항만시설의 범위에는 주로 항만구역과 항구에 가까운 인접구역의 인공적인 시설과 배가 주차할 수 있는 정박 장소, 파도를 막아서 일정한 수면을 유지하게 하는 방파제, 그리고 물의 깊이를 관리하는 수문 같은 시설, 배가 안전하게 화물과 여객을 싣고 내릴 수 있도록 설치한 시설들, 항해보조시설, 보관시설, 여객시설, 하역기계 등을 포함하고 있다. 말하자면 항만에 있는 시설 모든 것들이 항만시설이다.


항만시설 사용 및 사용료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대체로 선박료, 화물료, 여객터미널이용료, 항만시설이용료 이렇게 네 가지로 분류한다. 항만시설이용료는 18세기 중엽 산업혁명 이후 시작됐는데 이용요금은 물가상승에 따라 조정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공간은 모두 사용료를 지불한다. 여행을 갈 때 주차비용뿐 아니라, 사람이 정박하려면 숙박비도 내야 한다. 유명한 관광지 근처에 하룻밤을 머물기 위해서는 시설이나 위치에 따라 다른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숙박시설에서 제공하는 조식이나 서비스 같은 것들 때문에 사람의 정박 비용을 다르게 지불하게 된다. 그것처럼 항만시설 이용에서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과 물류의 근접성에 따라서 인기 있는 정박지가 있다.


울산은 공업항이 발달돼 있어 컨테이너를 실은 커다란 배들이 정박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울산에서 만들어 낸 물건을 실어 나르느라 나란히 간격을 맞춰 모여 있는 모습은 아름다워 보인다.


조숙 시인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조숙 시인 조숙 시인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