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그만 해! 이러다가 싹 다 죽어

서민태 울산저널 대표 시민기자 / 기사승인 : 2022-01-17 00: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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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영화 <오징어 게임>의 열풍이 그다지 영화를 즐기지 않는 내게까지 왔다. 모든 사람이 봤을 법한 명화조차도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콧방귀로 대응하던 내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본 건, 내가 모르는 나의 또 다른 취향이 내 몸 어딘가에 숨어있었나 보다. 영화는 보는 내내 당혹스럽고 내가 가장 싫어하는 잔혹함이 처음부터 끝까지 판을 치는데, 아마도 나름대로 내 속에서 뭔가 큰 교훈을 얻었던 게 분명했다.


불이 꺼진 폐쇄된 공간 속에서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서로를 미친 듯이 죽이는 장면이 있다. 힘이 약한 자들이 죽고, 힘센 자들은 서로 편을 먹고 살육을 저지르는 광란의 현장에서 나이 많은 오일남이 이렇게 외친다. “제발 그만 해, 이러다가 다 죽어.”


갑자기 이 대사가 생각난 것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망언 때문이다. 이러다가 한반도가 불바다가 되겠구나 싶다. 윤 후보는 북이 핵무기를 발사하면 공중 방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제타격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


그래! 앞으로 대통령이 될지도 모를 후보가 이런 망언을 했다고 치자. 검사 생활만 해서 국가안보에 아직 미성숙한 초보고 정말 몰라서 그랬다고 치자. 한술 더 뜨는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들은 도대체 어떤 논리로 설명이 될까?


윤 후보가 선제타격의 위험성을 아직 모르고 있으니 함께 따져보자. 일단 북의 핵무기가 남한을 공격한다고 확증하기가 힘들다. 미사일이 보인다고 해서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고 어떻게 단정 지을 수 있나? 평소에 싫어하는 이웃 사람이 몽둥이를 들고 앞에 서 있다고 내가 먼저 내리치는 꼴이다. 선제타격 후 북 미사일이 우리를 겨냥해서 그랬다고 우기기만 할 것인가? 결국 이것은 전시작전권이 없는 대한민국이 전쟁 발발권을 미국에게 주는 꼴이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전쟁을 좋아하고 그래서 전쟁을 많이 일으켰고, 또 전쟁을 잘 한다. 알다시피 베트남전쟁의 원인이 된 ‘통킹만 사건’도 미국의 자작극이었다는 것은 검색만 해봐도 아는 사실이다. 선제타격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듯 전쟁을 좋아하는 미국에게 먹잇감을 던져주는 꼴이 된다.


선제타격은 곧 전쟁이다. 북은 곧바로 보복할 것이다. 북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 분명코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 북은 미국으로부터 공격을 포기하게 만들어 자국의 안보를 지킬 수 있다는 이른바 고슴도치 이론(Porcupine Theory)을 깔고 있지만, 공격을 받으면 아마도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고슴도치의 가시를 치켜세우고 죽을 각오로 싸울 것이다. 지금까지 만들어 놓은 수많은 핵무기와 각종 미사일을 우리를 향해 쏜다면 우린 또 반격할 것이다. 남과 북은 광란으로 서로를 죽여 한민족은 사라지고 한반도는 더는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변할 것이다.


이런 위험한 윤 후보의 발언을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들이 두둔하고 나서니 더더욱 가관이다. 싸우려고 주먹을 치켜든 철없는 아이를 말리기는커녕 어른들이 가세해 더 싸우라는 꼴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적군이 우리를 타격하려는 것이 보이는데 날아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다가 방어한다고요? 그런 바보가 있나요?” “공격 동향이 있으면 선제타격한다고 현재 정부의 국방 방침에 정해져 있다.” “가만히 (타격을) 기다리다가 방어하는 대통령이 있다면 당장 탄핵해야 한다.”고 한다.


또 홍준표 의원은 “핵미사일이 우리 쪽으로 발사가 임박했을 때 선제타격으로 돌파하는 방법밖에 없다.” “선제타격 순간이 오면 전쟁은 불가피하다”며 윤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들이 전쟁위기를 조장하는 이유는 뭘까? 한반도와 동북아를 긴장으로 몰고 가는 이유는 진짜 뭘까? 위험한 전쟁 도발을 꿈꾸는 국민의힘이 과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질 수 있을까? 국민의힘은 선제타격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


제발 그만 해! 이러다가 우리 싹 다 죽어!


서민태 울산저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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