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시작하며

성현정 울산장애인인권포럼 대표 / 기사승인 : 2022-01-17 00: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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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인권

2022년 검은 호랑이의 이미지가 그려진 새해 인사 카톡 메시지를 많이 접했다. 호랑이가 가지는 그 느낌대로 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일 것이다. 3월의 대선, 6월의 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으며 벌써 선거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여러 정당의 분위기가 보이고 느껴진다. 장애인계도 이 시기에 정책을 건의해 공약에 포함시키기 위해서 후보들과 각종 간담회 등을 기획하고 우리 목소리가 반영되기를 바라며 다양한 활동들을 시작한다.


유형별, 분야별, 장애 정도에 따라 요구사항이 다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적 우선순위와 방향일 것이다. 우리 사회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중증장애 중심의 지원과 자립생활이라는 방향으로 장애인복지정책들이 재편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중복·중증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장애인등급제 폐지와 탈시설 자립생활 지원이라는 두 주제 속에서 여전히 배제되고 있는 2~3개의 장애 상태를 동시에 갖는 중복·중증장애인에게 어떤 정책들이 펼쳐져야 하는지 논의해야 할 것이다. 지체, 시각, 섭식, 언어, 발달장애 등의 장애를 복합적으로 갖고 살아가는 중복·중증장애인은 오히려 의료체계가 잘 갖춰진 요양시설이 필요할 것인지 24시간 활동지원 서비스가 필요할 것인지는 예산의 논리를 넘어, 단순히 탈시설의 논리를 넘어 이들의 인권이 어디서 더 잘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인가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정신질환을 갖고 생활하는 장애인 당사자들과 그들을 돌보는 가족들에 대한 지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한 이제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내용일 것이다. 우울을 넘어 조현병까지 다양한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이들에 대한 지원이 병원 입원이나 약물치료 외에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 지역사회 이용시설에서도 출석이나 참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들을 이용자로 받아들이고 서비스를 제공하기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그러므로 이들의 장애특성을 고려한 지원체계를 마련해 가정 내에서만, 혹은 병원에서 고립돼 생활하지 않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장애인 지원예산의 증액만큼 당사자가 체감으로 와 닿지 않는 부분에서 전달체계라는 명목으로 여러 형태의 시설을 만들고 그들에게 장애인을 전담하게 하는 것이 맞을지, 기존의 지역사회 기반시설들에서 장애인을 고객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장애인 개인들에게 예산지원을 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것도 충분히 논의돼야 할 것이다. 초보적인 개인예산제의 실현으로 활동지원 서비스 시간 중 일부를 이용하는 성인발달장애인 주간활동지원 서비스가 시작되는 듯 보였으나 충분치 못한 활동지원 서비스 예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서 독립적인 예산항목으로 추가 지원되고 있음을 볼 때 이 또한 개인예산제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2019년 장애인등급제 폐지에 따라 장애인 복지정책에서 큰 변화와 진전이 있기를 기대했으나 기존의 등급제에서 중증·경증으로 나뉘는 등급제 조정은 장애인의 삶에 큰 변화나 진전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는 시간이 오히려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지만 3년간의 유예기간을 보내면서 아직 그 문제가 갈등으로 드러나지는 않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하반기나 연말이 돼 실질적인 서비스 시간이 확정되고 나면 장애인 현장은 다시 시끄러워질 것으로 예측된다.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장애인의 삶이 좀 더 인권을 보장받고 장애인 개개인이 좀 더 행복한 삶이기를 기대한다.


성현정 울산장애인인권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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