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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같은 바닷가 역, 옛 해운대역
황주경 시인 2019.07.31
“당신은 딱 오후 3시 같은 사람이야. 뭘 하기에는 늦고, 그렇다고 뭘 그만두기에는 너무 이르고,” 윤제균 감독의 2009년 작 재난 영화 ‘해운대’에서 손꼽히는 명대사다. 영화에서 서울 아가씨 김희미가 해양구조대원 최형식에게 목숨을 ...
불쌍한 해바라기, 길 잃은 인성교육
천창수 화암중학교 교사 2019.07.26
해바라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참 좋아하는 꽃이다. 꽃 이름도 쉽고 정감 넘친다. 어떤 꽃들은 아무리 이름을 외워도 까먹기 일쑤인데, 해바라기는 쉽게 알아볼 수 있어 친근감이 간다.교문을 들어서서 교무실로 가는 길에 예쁜 해바라기가 줄지어 자라고 있었다. 봄부터 교장 선생님이 씨를 뿌리고 배움터지킴이 분과 함께 물도 자주 ...
보잘것없는 진실들
김루 시인 2019.07.24
출근하는 월요일이 화창하다. ‘태풍 다나스는 언제 지나갔지?’하는 얼굴들이다. 긴장했던 하늘은 맑고 여유롭다. 어수선했던 거리의 표정들도 조용하다. 이건 순전히 내 기분 탓이다. 여름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려나 보다. 태양의 입김이 예사롭지 않은 7월. 태풍의 길을 잘 견뎌 준 가로수의 초록이 새삼 고마운 아침이다.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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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페미니즘
제솔지 페미니스트 교사 2019.07.24
지난 주말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인권 연수에 참여했다. 연수 내내 “인권은 10년 뒤의 상식을 위한 것”이라는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성차별 문제를 제기할 때 가장 먼저 들어오는 공격은 “옛날에 비하면~”으로 시작해 “요즘 성차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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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방치한 암각화, 무슨 수로 유네스코 등재하나
백무산 시인 2019.07.24
연초에 울산시가 대곡천 암각화군에 대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2022년을 목표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하여 실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50년 동안 방치하다시피한 유적을 현재까지 어떠한 가시적인 보존조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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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도 계모임을 하였네(1)
이병길 영남알프스학교 교사, 시인 2019.07.24
통도사 무풍교 입구에서 부도원 입구 선자(扇子:부채)바위까지 1.3㎞의 오솔길은 통도 팔경 중의 하나인 ‘무풍한송(舞風寒松)’ 길이다. 길의 왼쪽은 청류동천이요, 오른쪽은 소나무 산이다. 노송과 계곡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 ...
백해(百骸), 구규(九竅), 육장(六臟)
강현숙 시인 2019.07.17
두 발을 지구의 양 지표면에 걸치고 버티며 떨어지지 않으려고 중력의 중심을 부여잡고 살아온 날들이다. 그 날은 모처럼 파도 소리도 듣고, 갯내도 맡으며 해풍에 심신을 말리기도 했다. 사는데 슬픔쯤이야 다 해결한 줄 알았는데, 이 정도 슬픔 같은 것에, 불행 같은 것에 엄살을 부릴 필요 없다며 추스르고 다스리고 잘한 줄 알 ...
학교에서 ‘어른’이란 누구일까?
배성우 천상중학교 교사 2019.07.12
아침에 학년부장이 다음과 같은 메신저를 담임 선생님들께 보냈다. “요즘 지각생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담임 선생님 적극적인 지도 부탁드리고, 2학기부터는 어른들도 챙겨보시겠다고 하시네요.”어찌 보면 아무렇지도 않을 것 같은 내용인데, 내가 심사가 많이 꼬여서 그런지 이 말 중에서 한 단어가 유난히 눈에 거슬렸다. 바로 ‘어 ...
눈 먼 자들의 도시
조숙 시인 2019.07.10
길을 걷다가 갑자기 눈이 안 보이게 된다면, 혼자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하나 둘씩 안 보이기 시작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안 보이게 되는 것이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라면, 혼란은 걷잡을 수 없어질 것이다. 주제 사라마구가 쓴 ‘눈 먼 자들의 도시’는 이렇게 시작된다.눈이 안 보이게 된 사람들은 격리돼 수용되고, 바이 ...
놀이와 스마트폰
도상열 두동초등학교 교사 2019.07.05
뒤돌아보면 내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가 초등 3학년이 되기 이전의 시기였던 것 같다. 아무 걱정 없이 종일 들과 산으로 뛰어 다니며 놀다가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에 집으로 돌아와 저녁 먹으며 졸다가 숟가락 떨어트리기도 했던 그 때 그 시절! 공부하라는 소리도, 숙제도 없었다. TV도 없었다. 아이들은 동네 형들로부터 땅따먹기 ...
또다시 장마진다
조숙향 시인 2019.07.03
아가, 너를 보낸 지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다. 이렇게 장마가 지는 날이면 아주 이따금 네 생각을 하곤 하지. 다른 몸으로 태어나 이 세상 어딘가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으면 좋겠구나. 네가 내 몸을 빌어 이 세상에 첫울음을 터트리며 태어났다면 지금쯤 성인이 되어 네 인생을 성실히 살아가고 있을 터인데...... 나의 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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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인과 사랑한 양산의 권순도 세계인을 환영하다(2)
이병길 영남알프스학교 교사, 시인 2019.07.03
육영사업과 국채보상 운동에 참여한 권순도최익현의 장례 후 권순도는 육영사업에 기부한다. 먼저 1907년 1월 황성신문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문명록(文明錄)으로 2환 70전, 10월에는 4환 80전을 기부한다. 2월에 그는 부산 동래 ...
학생들에게 맡겨라
천창수 화암중학교 교사 2019.06.28
지난 달 초에 학생회 집행 간부들을 데리고 김해에 있는 봉명중학교 학생회 활동을 보러 갔다. 경남의 혁신학교이고 학생회 활동을 잘 한다는 추천을 받아 방문하기는 했지만 깜짝 놀랄 정도였다.우리가 방문해 보게 된 활동은 학생회 운영위원회 회의 모습이었다. 운영위원회란 학생회 회장 등 임원과 각 부서별 담당 부장과 차장이 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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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제솔지 페미니스트 교사 2019.06.26
U-20 월드컵으로 떠들썩했던 한때가 지났다. 이번 시합에서 걸출한 스타 선수의 탄생을 목도할 수 있었으니, 이름하여 이강인! 연일 미디어는 메시, 아궤로, 포그바 같은 세계 최고 스타 선수들도 U-20 월드컵 골든볼을 수상했다고 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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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인과 사랑한 양산의 권순도 세계인을 환영하다(1)
이병길 영남알프스학교 교사, 시인 2019.06.26
양산 35번 국도를 따라가다 상북면 대석리 대성마을을 거쳐 대석마을을 지나면 무지개 폭포로 유명한 홍룡사의 홍룡폭포를 갈 수 있다. 대석마을 입구에 붉은 글씨의 “세계인(世界人) 환영비(歡迎碑)”가 서 있다. 다른 측면에는 “명승(名 ...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노재용 삼일여고 교사 2019.06.21
매일 아침이나 저녁에 들르는 곳이 있다. 동네 편의점이다. 딱히 무엇을 사러 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을 만나기 위해 간다. 때론 커피 한 잔을 위해서 때론 담배 한 갑을 위해 들른다. 아이를 학교까지 태워주고 차를 돌려 편의점으로 향한다. 물론 바쁠 땐 남부순환도로로 편의점을 들르지 않고 바로 출근하기도 한다. 아침에 들 ...
당신에게 ‘성’이란
김루 시인 2019.06.19
며칠 전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성>을 읽었다. 토지측량사의 자격으로 K는 성을 찾아 마을에 진입한다. 성의 주인인 베스트 백작의 허락 없이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 성. K는 곧 성에 도착할 수 있으리라, 희망을 품지만 어둠에 잠긴 성은 점점 더 멀어지기만 한다. K는 어디에 가나 낯선 이방인이다. 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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