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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의 미학
김상천 시인 2020.11.19
젊은 시절 어느 가을 날 나는 ‘버킷 리스트’(Bucket List)를 작성했다. 그리고 수많은 세월이 흘러 삶의 뒤안길을 뒤돌아보면서 여섯 개의 리스트를 하나하나 점검하게 되었다. 목회자의 길을 가는 것과 시인이 되는 것. 목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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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의 도시, 그리고 전태일
이인호 시인 2020.11.18
“사람이 만든 기계와/ 기계가 만든 사람들이/ 서로 부딪히다가/ 저녁에는 자신이 살아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구나/ 친구야 여기는 기계의 도시란다/ 여기는 사람이 기계를 작동시키지 않고/ 기계가 사람을 작동시킨다”(서로즈 서르버하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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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는 안녕한가
조숙 시인 2020.11.11
어촌마을에 가면 방파제가 있다. 방파제 안에 안전하게 정박돼 있는 소형어선들과 그 옆에서 그물 손질을 하는 사람들. 집들은 방파제 안에서 바다를 향해 열려있다. 배들이 모여 있는 항구에 가면 바다로 향한 넓은 방파제 위를 걸어서 방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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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차(茶) 설국(雪菊)
김상천 시인 2020.11.05
중국 내몽고에 있을 때 시간이 나는 대로 종종 고비사막이나 티베트의 고산 유목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방문하곤 했다. 스스로 ‘바람의 땅 고난의 언덕’이라 부르면서도 자꾸만 끌리는 것은 그 곳에 서면 내 혼탁한 내면에서 빛나는 영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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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해서 무성한 오지
김루 시인 2020.11.04
바람이 분다. 걸음은 목적도 없이 강변을 걷는다. 은빛 물결로 흔들리는 갈대는 몸속 울음인 것만 같다. 소리를 질러야 할지 마음이 뒤숭숭하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걸어왔는지 기억도 없다. 돌아보면 퍼런 강물뿐이다.소화가 되지 않아 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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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 예외상황이 일상화된 시대의 성찰
백무산 시인 2020.11.04
1일 밀양 호박소 인근 식당과 재약산 사자봉 들머리 샘물산장에서 언론재단 사별연수 지원 프로그램으로 백무산 시인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변화’를 주제로 강의했다. 백무산 시인은 세계 질서의 근본을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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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김상천 시인 2020.10.22
이제 가을의 문턱에서 숨 가쁘게 달려온 길을 뒤돌아보며 눈을 감는다. 그 뜨겁고 치열했던 여름 한 철 수많은 이야기들이 붉게 물들어가고 있다. 머지않아 저무는 가을 날 전설이 돼 차곡차곡 떨어지고는 긴 꿈을 꾸게 될 것이다. 참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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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는 시간
이인호 시인 2020.10.21
하루가 다르게 추워지는 날씨. 지구의 자전은 변함이 없고 어느덧 가을이 내 가슴팍을 훅 치고 들어왔다.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계절의 변화만큼 절실히 깨닫게 해주는 것이 또 있을까? 그래도 일 년 전의 가을과 변함없는 계절이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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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에 사람이 살고 있을까
조숙 시인 2020.10.15
울산은 바다가 가까운 도시다. 조금만 나가면 시원한 동해바다가 출렁인다. 밀접한 대면 모임을 피해야 하는 시기에 바다는 울산시민에게 큰 위로를 주고 있다. 확 트인 바다의 출렁임을 바라보며 한 두 시간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생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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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향만리(人香萬里)
김상천 시인 2020.10.07
인연(因緣)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것은 문자로 세울 수 없는 다분히 종교적(불교)인 용어이기 때문이다. 인연이란 말을 꺼내는 순간 자연스럽게 내 의식을 사로잡는 것이 연기법(緣起法)이다. 그리고 연기법을 말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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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되는 차(茶)
김상천 시인 2020.09.24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말이 있다. 평범한 음식이나 음료도 잘 먹으면 치료하는 약이 된다는 것이다. 산과 들에 있는 모든 식물들이 다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약이 되는 셈이다. 사실은 대분의 신약들이 식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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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 시간보다 피하는 시간이 애절해질 때
김루 시인 2020.09.18
언제부턴가 소소한 행복을 잃고 말았다. 책을 읽고 함께 눈을 마주 보고 웃던 친구들. 걸음을 맞추며 나란히 걷던 산악 친구들. 소소하게 모여 차 한 잔 나누던 벗들. 후배들. 얼굴 못 본지가 오래다.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연극도 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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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마시다
김상천 시인 2020.09.10
차(茶)는 기호음료(嗜好飮料)이기에 순전히 차의 성분만을 가지고 가치를 논한다면 굳이 비싼 차를 구하고 마실 필요가 없다. 신이 이 땅에 내려준 최고의 음료인 차를 몸에 좋다는 이유로만 평가하고 즐긴다면 조물주에 대한 모독이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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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세월처럼, 청령역
황주경 시인 2020.09.09
청령역은 풀숲에 가려진 지붕과 역명판만 가진 단출한 간이역이다. 존재감 없는 오래된 무덤처럼 모든 이에게 잊힌 듯한 모습, 어느 날 이 역을 찾았을 때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의 명대사가 떠올랐다.“사람이 언제 죽는 줄 알아? 총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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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그림자
조숙 시인 2020.09.09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길을 걸어본 적이 있다. 어린 시절은 늘 긴 그림자를 보며 걸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태풍 10호 ‘하이선’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구름의 그림자에 덮여있다. 그림자는 실체의 반영이라서 닮기도 하고 전혀 다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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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탑의 날개를 닮은 역, 나원역
황주경 시인 2020.09.02
우리나라는 탑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찰의 석탑·부도탑, 서낭당의 돌탑, 근대에 생기기 시작한 교회의 첨탑에 이르기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탑이 삼천리 금수강산에 즐비하다. 액을 막아 주고 복을 부르는 존재, 인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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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될 거 같은 사람, 잘 됐으면 하는 사람
이인호 시인 2020.09.02
며칠 휴가를 보냈다. 휴가는 보통 다녀오는 일이 많은데 이번 휴가는 시국이 시국인지라 그저 보냈을 뿐이다. 종일 아이들에게 시달리는 틈틈이 책도 좀 읽고 글도 써 가며 마음을 쉬었다. 아내와 나는 서로가 쓴 글을 큰아이에게 보여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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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임 벨류(Name Value)
김상천 시인 2020.08.27
예부터 우리는 이름이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고 생사화복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믿었다. 그래서 자녀들의 이름을 짓는 데 정성을 기울였고 작명소(作名所)가 성황을 누렸던 것이다. 사람의 이름뿐만 아니라 건물의 이름, 동네의 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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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빛은 번쩍이지 않는다
김루 시인 2020.08.19
예술이란 무엇일까, 상식을 넘어서고 일상을 넘어, 보이지 않는 그 너머의 무엇, 내면을 향한 고독한 작업인 걸까, 얼마 전 울산박물관에서 귀한 강연이 있어 다녀왔다. 사진가 김아타의 강연이었다. 그의 강연을 들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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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령(三花嶺)의 차 공양
김상천 시인 2020.08.13
지난해 중양절(重陽節 음 9월 9일) 제31회 충담재(忠談齋)가 경주 첨성대 잔디밭에서 열렸다. 오래 전부터 마음 한 구석 숙제처럼 남아 있던 바람이라 달려갔다. 경주가 고향이고 차를 좋아한다지만 31회를 이어온 차(茶) 행사에 이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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