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밥상] 나의 명절 보이콧, 제사 보이콧

이영미 평화밥상 안내자 / 기사승인 : 2018-02-21 10: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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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명절이라고 할 수 있는 설에 명절 보이콧을 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주요 일간지신문에 실린 걸 보았습니다.



설! 그냥 그대로 생각하면 참 설레이는 아름다운 말이요, 참 기다려지는 날입니다. 설은 새해를 맞이하여 가족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서 조상들께 차례를 지내고, 맛있는 음식과 덕담을 나누는 날입니다.



그러나 남성중심가부장적권력주의 문화와 왜곡된 차례문화 등 사회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많은 여성들에게 어느 날부터 명절이 즐겁지 않을 뿐더러 일 년 중에 가장 힘든 날들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명절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겼고, 명절 뒤에 이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가정에서는 명절에 남자 배우자의 가족을 먼저 찾아가고, 여성들이 많은 음식을 장만하는 게 관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속에서 평등한 인간관계를 지향하는 소수의 여성들이 명절에 보이콧을 선언한 거지요. 결혼한 부부가 명절에 각자의 부모님과 각자의 시간을 가지거나, 본가를 찾아간 미혼여성이 여성들의 일로만 인식된 차례음식 만들기에는 일부러 참여하지 않거나, 청와대 국민소통광장에 명절음식과 제사의 간소화 청원, 사회적으로 명절과 제사 철폐의 공론화 제기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명절 보이콧, 제사 보이콧을 한 1인입니다. 채식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습니다. 고기, 생선, 달걀, 우유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면서 일체의 동물성 음식을 더 이상 먹을 수도, 만질 수도 없었습니다. 명절차례상과 제사상 준비할 때 동물성 음식을 만지지 않겠노라고 선언하고 나니 시댁에서 명절의 산더미 같은 음식을 장만하는 일도 제 의무에서 빠져나가게 되었습니다. 며느리가 준비하는 게 당연시 되었던 명절차례와 산소 성묘도 점점 간소화되다가 이제는 원하는 사람이 음식을 준비하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칼날처럼 매서운 눈총을 받았고, 왕따도 당했었지요. 이제는 명절 때 시댁에 가더라도 명절음식 준비하는 대신에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가거나, 보고 싶었던 지인들을 만나고 옵니다.



몇 년 전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으면서 제가 채식 초기에 겪었던 일들이 그대로 감정이입이 되어 많이 울었습니다. 어느 날 살아있는 생명을 더 이상 해칠 수 없어서 채식주의자가 된 여성이 세상 많은 이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정신병자로 취급되는 이야기가 절절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이 땅에서 채식주의자로, 비건으로 사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당당히 양성평등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사람 이외의 생명을 같이 존중하는 것이 참나를 찾아가고, 사랑과 평화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근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연근 채소 볶음>



부모 곁을 떠나 타지에서 공부하는 딸이 부모 곁에 찾아와서 명절 지내고 떠나는 날에 딸이 좋아하는 채소들을 한 모듬으로 담았습니다.




07평화밥상2


재료: 연근, 시금치, 당근, 파프리카, 참깨, 소금, 들기름



1. 깨끗이 손질한 연근을 둥근 모양으로 얇게 썰어서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낸다.
2. 시금치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3. 당근과 파프리카는 가늘게 채썬다.
4. 달군 팬에 들기름을 살짝 두른 후에,
5. 연근, 시금치, 당근, 파프리카를 볶다가 소금으로 간을 조금 한다.
6. 참깨를 고명으로 뿌린다.




이영미 평화밥상 안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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