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주, 울산학생인권조례

김규란 / 기사승인 : 2017-06-22 10:03:36
  • -
  • +
  • 인쇄
?

02사진1(이은선)


작년부터 ‘울산학생인권조례’를 준비 중인 이은선(18) 학생



“학생의 존엄과 가치가 학교교육과정에서 보장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울산광역시교육청, 울산시의회에서도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해주셨으면 합니다.”(울산광역시 학생인권조례 초안 서문)



울산에서도 학생인권조례가 발의될 전망이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1년,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해 울산 강남고 이은선(18) 학생회장이 보낸 시간이다. 이 학생은 정규 수업 마지막 시간인 오후 4시 30분부터 다른 지역 인권 조례안 등을 참고해 청사진을 그리거나 울산 소재 고등학교에 서명 운동을 하는 등, 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는 “처음에는 혼자서 했지만 올해부터는 총학생회연합을 통해 홍보도 됐고, 남구 청소년참여위원회 친구들이나 경남청 소년단체 ‘비상’ 친구들과 함께 진행했다”고 지난 1년간의 경과를 설명했다.



학생인권조례란 학교 교육과정에서 학생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시,도 교육청별로 제정, 공포해 시행하는 조례다. 교육청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게 되면 각 학교장을 이를 따라 시행하게 된다. 경기도(2010년), 광주광역시(2011년), 서울특별시(2012년), 전라북도(2013년) 순으로 네 곳이 학생인권조례를 공포했다.



울산학생인권조례 초안은 차별받지 않을 권리, 정규 교과 외 교육활동과 관련한 선택의 자유, 건강과 안전에 관한 권리, 인권상담 및 인권침해에 관한 권리, 사생활과 개인정보 보호를 받을 권리, 복장·두발의 개성 존중, 학생의 청원권 및 집회의 자유 등을 담고 있다. 2012년 서울시가 처음 ‘학생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것에 이어, 다방면의 학생들이 실제 원하고 필요한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1년간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각 학교 회장들을 통한 제보와 개인 설문조사를 초석으로 조례안 성안을 진행했다. 울산 남구 S학교 학생회장의 제보에 따르면, 방과 후와 자율학습을 하지 않으면 학교생활기록부 포기 각서를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조례 초안대로 시행되면, 정규 교과 외 교육활동과 관련한 선택의 자유에 속하는 ‘야간 자율학습 및 보충수업 강요 금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강제할 수 없게 된다.



KakaoTalk_20170622_093931926


울산 소재 56개 학교 중 절반 이상의 학교에 배포된 ‘학생인권조례’ 서명안. 이은선 학생은 “1500부를 복사해서 직접 찾아가거나, 각 학교 학생회장을 통하거나, 관심 있는 일반 학우들에게 전달하는 등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했다.”고 했다. ⓒ김규란 기자



통과되면 충돌은 없을까



일각에서는 학생들에게 이런 자유권을 부여하면 교권이 침해되거나 사교육비가 증가할 수도 있다고 보기도 한다. 생활지도 등의 기본권과 야간 자율학습의 실제적 자율화가 조례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권 침해에 대한 우려는 교권 보장을 담은 ‘울산광역시 교권과 교육활동 보호 등에 관한 조례’로 예방되고 있다. 작년부터 시행된 이 조례는 “교권 침해를 예방하고,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 사교육비의 증가 우려는 통계로 반박된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주요 통계’에 따르면, 학생인권조례와 사교육비의 증가는 무관하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살펴보면 조례가 시행 중인 경기, 광주, 서울, 전북의 경우 평균 25만 원과 4% 정도의 증감률을 보이지만, 조례안이 없는 부산과 울산의 경우 평균 24만 원과 9%의 증감률을 나타낸다. 사교육비는 지역과 사회의 특수성일 뿐, 학생인권조례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울산인권운동연대 최민식 대표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인권은 보편적인 것이고, 교권의 경우 교사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권리’이기에 상충할 수 없다.”며 “모든 권리가 인권이 아닌 것처럼, 사적인 권리를 다 합쳐 인권이라 할 수 없다.”고 했다.



02사진2(회의)


지난 18일 열린 ‘제2회 학생인권조례 통과회의’.



울산학생인권조례의 현 척도



현 울산학생인권조례는 지난 9일 각계 정당, 학부모, 교사, 인권 단체 등이 참가한 ‘제1회 울산학생인권조례 통과 회의’를 기점으로 공론화 중이다. 이어 18일 제2회 회의를 통해 디딤돌을 다졌고 다음 주중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초안을 공표할 예정이다.



각 정당도 조례안 통과를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권지승 청년국장은 “이번 우신고 사태를 계기로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된 상황에서, 우리 더민주는 이은선 학생을 위해서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울산시당 김우성 전 청년위원장은 “학생인권조례를 위해 같이 소통하고 협력할 것을 약속하며, 앞으로 우신고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방지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정의당 울산시당 권혁준 청년위원장은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이 만드는 조례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만들고 이에 대해 지원을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울산시교육청 학생생활과 관계자는 “인권조례는 기본적으로 2~3년의 과정이 걸린다.”며 “시급한 ‘학생권리 보호 방안’을 진행하면서 교권 등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교육위원회와 서로 의논해 가면서 마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규란 김규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