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출세보다 사회 정의를 향해 <날아라 개천용>

배문석 / 기사승인 : 2020-11-12 00: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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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평

실화 그리고 현재 인물로 풀어가는 사회드라마

2017년 영화 <재심>이 개봉하며 뒤늦게 조명된 사건이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시사프로그램과 르뽀 기사 등을 통해 다루어졌던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이다. 2000년에 택시기사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복역했던 15살 청소년에 대해 2016년 11월에 무죄를 선고받게 한 재심을 다뤘다. 그리고 영화는 재심을 이끈 변호사 박준영을 중심에 세웠다.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의 주인공도 같은 인물이 주인공이다. 이름은 박태용(권상우)으로 바꿨다. 1회 시작부터 실제로 박 변호사가 첫 재심을 맡아 승소했던 ‘수원역 노숙 소녀 살인 사건’의 승소 소식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언론에서 기사를 보고 변호사 사무실로 찾아온 수많은 억울한 이들 중에 ‘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에서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는 청년 3명이 등장한다. 

 


다루는 재심 사건들은 모두 최근에 판결이 난 사건들이다. 그리고 박 변호사 뿐 아니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박삼수(배성우)기 자도 실제 인물에서 따왔다. 정확하게 말하면 실제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드라마작가로 대본에 쓴 것이다. 지금 다뤄지는 재심 뿐 아니라 앞으로 영화와 마찬가지로 ‘익산 사건’도 나올 예정이다. 재심 이전 사건 진실을 파헤쳤고, 핵심자료를 모아 변호사에게 건넸던 한 반장(이원종)도 앞으로 나올 연기자로 소개된 상태다. 


독특한 것은 담아내는 사건들이 지닌 무게와 달리 전체 분위기가 무척 경쾌하다는 점이다. 두 주인공을 연기하는 권상우와 배성우 역시 어깨에 힘을 다 빼고 나온다. 둘 다 출세와 명예 그리고 돈 욕심도 있는 속물적인 모습까지 진솔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양심과 정의라는 가치 앞에서 두 손을 잡은 동업자가 되는 셈이다. 

 


박 변호사는 본인이 고졸 학력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결국 남들이 기피하는 국선변호사에 재심 전문변호사가 됐다고 말한다. 고시에 합격했을 때 동네에 걸린 현수막을 보면서 개천에서 용이 났다고 뻐긴 순간은 잠시였던 것이다. 박 기자도 엇비슷하다. 발로 기사를 쓰면서 굵직한 특종을 잡아봤자 높은 분들에겐 눈총을 받기 일쑤다. 특히 권력자들에게 딸랑거리지 않고 어두운 비리를 캐는 그에게 성공이란 딴 나라 이야기였다. 

 

 


그렇게 원래 의인이나 영웅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결국 본인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정의’의 상징이 된 두 사람이 펼칠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통쾌한 결말을 전제로 코믹한 장면들이 양념처럼 많이 뿌려지지만 결국 풀어야 할 현실의 무게도 만만치 않다. 검찰과 로펌 그리고 유력한 정치인들까지 그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거대한 장벽 앞에서 굴하지 않는 두 주인공들의 낙천적인 모습이 드라마의 흐름 속에 균형 있게 녹여지길 바란다. 재심을 요청하는 이들에 대한 시선도 그저 동정에 머물지 않는 것도 미덕이다. 그들은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무엇보다 공정하다 말하는 사법제도에서 버림받았으니 결국 우리 사회의 병폐와 연결된다. 어느 때보다 검찰개혁, 사법개혁 그리고 언론개혁이 화두인 시절에 ‘기레기’ ‘권력의 시녀’가 아닌 참 기자, 참 법조인을 보여주리라 믿어본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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