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5)-환경과 토양

이근우 시민, 농부 / 기사승인 : 2020-09-16 00: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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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철학

‘농업생태계란 농업이 이뤄지는 지역에서의 생태계’(<농업생태계와 자연보전>, 농업과학기술원 농업환경부 환경생태과 노기안)라고 정의합니다. 농업생태계는 개개의 농장 또는 이웃한 농장들의 합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농업생태계는 주변 사회와 자연 세계와 연결돼 있습니다. 자연과 사회 양쪽에 연루돼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연결망은 모든 농업생태계에서 인간 사회와 자연 생태계로 퍼져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자연생태계와는 체계 차원에서 필연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연속체로 존재합니다.


농업생태계는 자연생태계와 연속하면서도 대조적인 양상을 드러냅니다. 우선 농업생태계에서 에너지 흐름은 인간의 간섭으로 크게 변경됩니다. 에너지가 체계 안에 축적될 수 있는 바이오매스에 저장되기보다는 오히려 수확할 때마다 상당한 양이 체계의 밖으로 나가는 개방 체계입니다. 둘째, 대부분의 농업생태계에서 양분의 순환은 최소화되거나 상실됩니다. 농사철 사이에 맨흙이 빈번히 노출되므로 체계에서 양분이 흘러나가기도 합니다. 셋째, 환경의 단순화와 영양 상호작용의 감소로 인해, 농업생태계의 작물이나 가축의 개체군들은 거의 자가증식이나 자기조절이 불가능합니다. 생물학적 다양성이 감소하고, 영양 구조가 단순화되는 경향이 있어서 집중적인 인간의 간섭에도 치명적인 해충이나 질병의 발생 위험이 큽니다. 넷째, 자연생태계와 관련해 구조와 기능의 다양성이 감소하기 때문에 농업생태계는 자연생태계보다 탄력성이 훨씬 적습니다. 인간의 노동과 외부의 인적 투입재의 형태로 간섭할 때에만 체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옥빛 토종 사과참외


도시농업에서의 농업생태계는 농촌의 그것보다 훨씬 더 조건이 열악합니다. 농업생태계를 감싸는 주변 풍경, 즉 경관이 생태학적 맥락을 형성하는데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줍니다. 농업과 자연의 지속가능한 상호작용을 지배하는 원리가 경관이라는 더 넓은 틀 안에서 기능하는 것입니다. 자연의 연속으로서 경관은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데에 무척 중요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농업생태계는 생태학의 관점에서 인간의 토지 이용 방식과 결부 돼 있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든다면 주말농장의 외곽은 대체로 비자연적인 인공물들의 연속입니다. 이러한 자연과의 불연속은 도시농장의 생태환경을 더욱 열악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이를테면 밭을 이루는 토양 속의 생태계가 편협한 채로 계속 남아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더구나 농업생태계는 토양의 다양한 양분과 토양 자체를 이탈시키는 개방 체계여서 토양 사정은 더 나빠집니다. 이를 완화하거나 개선할 목적으로 유기물을 계속 공급하고 덮개작물을 거르지 않고 심거나 밭갈이를 하지 않음으로써 토양의 물리적 성질을 유지하는 방법을 동원할 수 있으나 이탈되는 양분이 더 많은 구조가 되기 쉽습니다. 

 

▲ 토종 수비초 채종

자연생태계의 양분은 순환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탄소(C), 질소(N), 산소(O), 인(P), 황(S), 물 등입니다. 물을 제외하고 이들은 다량 영양소입니다. 탄소, 산소, 질소의 경우 대기가 주된 비생물 저장소로 기능해 전 지구적 차원에서 순환합니다. 인, 황, 칼륨, 칼슘 및 대부분의 미량 영양소와 같이 이동성이 적은 요소들은 국지적으로 순환하고, 토양은 그들의 주요한 비생물적 저장소입니다. 이런 양분들은 식물의 뿌리에 흡수되고, 바이오매스에 일정 기간 저장되며, 결국 분해자에 의해 같은 생태계 안의 토양으로 되돌아갑니다. 다량 영양소 이외에, 식물의 성장을 위해 생태계에는 수많은 기타 화학적 원소가 존재해야 합니다. 비록 그것이 매우 소량만 필요할지라도, 살아 있는 유기체에는 여전히 매우 중요합니다. 철(Fe), 마그네슘(Mg), 망간(Mn), 코발트(Co), 붕소(B), 아연(Zn), 몰리브덴(Mo)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각 원소는 미량 영양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양분은 유기체에 의해 흡수돼 살아 있는 또는 죽은 바이오매스나 유기물에 저장됩니다. 너무 많은 양의 양분이 특정 체계에서 상실되거나 제거되면, 그것이 더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에 제약이 따릅니다. 각 체계의 생물적 구성요소는 최소의 양이 상실되고 최대의 양이 재순환하도록 보장해, 양분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동하는지 결정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생산력은 양분이 재순환될 수 있는 비율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습니다.

 

▲ 요즘 보기 드문 조

이러한 자연생태계의 순환을 그대로 농업생태계에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자연생태계의 식물들은 생존과 번식에 최적화된 생산성을 유지합니다. 반면 농업생태계는 자급을 넘어서 잉여농산물을 최대한 얻기 위한 최대한의 생산성을 보장받으려고 합니다. 이러한 이해관계의 다름 때문에 농업생태계는 외부에서 투입재를 넣어야 하고 또 이탈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자연생태계는 닫힌 순환체계인 데 반해 농업생태계는 개방체계인 것입니다. 이는 농업 자체가 반생태적으로 설계된 생산 활동임을 말해줍니다. 그렇다 해도 자연 생태계의 양분 순환의 원리를 제한적으로 농업생태계에 도입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유기물 공급과 덮개작물만으로는 부족하므로 토양에 영양공급을 병행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작물에 따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양분은 다르고, 소모량 또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농학에서 꾸준히 연구해온 바에 따라 비료 시비의 적정량에 준해 판단할 수 있겠습니다. 유념해야 할 것은 화학비료와 비교해 유기물이나 덮개작물에는 영양이 매우 적게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들어 있는 영양이 식물이 먹을 수 있는 형태로 바뀌는 데에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유기물로 만든 퇴비를 활용하게 되는데 이 역시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작물에 투여돼야 할 적정 양분을 정확히 산출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만, 농업기술센터에서 해주는 토양 검정을 받음으로써 어느 정도 특정 양분의 과부족을 알 수 있고, 토양의 상태 또한 감별할 수 있습니다. 농사의 생산성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필연적인 과정이고 결실입니다. 생태순환이라는 관념에 빠져 당장 올해의 작기가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먼 훗날의 풍작을 마냥 기다리는 것은 농사가 아니라 애먼 작물을 괴롭히고 노동을 무효화하는 헛된 일입니다.

 

▲ 콩과 메밀, 옥수수의 섞어심기

따라서 도시농업의 설계단계에서 “폐쇄적인” 양분 순환을 개발하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체계에서 양분의 손실을 낮추고, 내보낸 양분을 농장에 되돌릴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 방법이 구축되기 전까지는 투입재를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작물의 사이짓기, 섞어짓기를 통해 서식지 다양성의 향상부터 천적과 경쟁상대의 존재를 보장하는 일까지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해충에 대한 체계 수준의 저항성을 높여야 합니다. 생태계 고유의 특성인 탄력성, 생산력, 균형을 농업생태계에 통합하려는 노력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생태학적 기반을 수립하는 데 필수적인 작업입니다. 자연생태계의 동적 평형을 농업생태계의 여건과 목표에서 유리되지 않는 범위에서 식물 고유의 생태적 특성을 최대한 보증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농업을 구현하는 방식이 될 것입니다.


요약하면, 이탈된 토양의 양분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유기물과 덮개작물만으로는 어렵습니다.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유기농법에서는 그 결핍을 극복하자면 퇴비와 함께 다양한 액비(액체비료)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이들이 연구한 성과가 있어 양분별 액비 담기는 매우 쉽고, 그 효과도 높습니다. 액비는 완전숙성된 유기물을 공급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토양 미생물의 활성화를 도울 수도 있습니다. 자연 생태계는 살아 있는 유기체와 그 환경 사이의 보완적 관계의 기능 체계라고 정의하는데, 생태계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적 구성요소는 환경에서 상호작용하는 살아 있는 유기체인 생물적 요소와 토양과 빛, 습도 및 온도 같은 환경의 물리적, 화학적 구성요소인 비생물적 요소가 있습니다. 이는 농업생태계에도 적용되는 원리입니다.


이근우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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