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 인문강좌] 1년 동안 니체…<안티크리스트>(1)

최미선 전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대표 / 기사승인 : 2020-10-06 23: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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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TV 지상중계
루나와 리브의 니체 썰전
책을 좋아하는 루나와 철학을 가르치는 리브가 벌이는 흥겨운 철학 수다


Q. <안티크리스트>를 소개해 달라

루나: 안티크리스트는 니체가 자신의 사상을 본격적으로 편 책 중에는 마지막 책이야. 이 책을 소개해줘.


리브: 이 책은 1888년에 나온 책으로 니체가 본격적으로 기독교를 공격한 책이라고 할 수 있지.


루나: 이 책의 부제가 모든 가치의 전환이야. 도대체 무슨 가치를 전환했다는 거야?


리브: 루나, 가치가 뭘까?


루나: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


리브: 가치라는 것은 우리가 선호할 만한 것을 가리키지. A보다 B가 가치 있다는 말은 A가 더 선호할 만한 것이라는 말이지.


루나: 선악은 아닌 거지? 선호인 거지?


리브: 선호지.


루나: 선호하는 가치를 전환했다는 거지?


리브: 니체가 당시의 사람들이 선호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들춰보니 선호할만한 것이 아니야. 이 책은 니체가 보기에 선호할 만한 것을 보여주려는 책이야. 예전에 가치 있다고 생각한 것을 밑으로 내리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위로 올리는 작업, 가치를 뒤바꾸는 것이지.


루나: 그 중간과정에 허무가 도래할 수밖에 없겠네. 기존의 가치를 폐기하고 새로운 가치로 갈아타려면 중간에 혼돈 기간이 있을 거잖아. 그런데 우리가 그 허무를 감당할 수 있을까?


리브: 그렇지, 니체는 그것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지.

Q. <안티크리스트> 구성이 독특해

루나: 구성이 독특한 책이야. 구성의 특징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해.


리브: 기승전결의 논문 형식으로 돼 있지 않아. 62개의 잠언으로 돼 있어. 이런 구성은 니체의 저서에서 흔히 볼 수 있지. 


루나: 마지막에 ‘그리스도 탄압법’이 붙어 있어, 굉장히 강렬하고 인상이 깊었어. ‘이 정도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리브: 일종의 구호문 같은 거지. 오늘날로 치면 플래카드를 내 건거지. 빨간 띠 두르고 구호를 외치는 거지. 상당히 독특하고 참신하지.


루나: 강렬하기도 했고 재밌었어.

Q. <안티크리스트>에서 기독교를 비판하는 핵심이 뭐야?

루나: 니체가 기독교에 대해서 휘두르는 망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자. 니체가 하는 기독교 비판의 핵심이 뭐야?


리브: 안티크리스트라는 책에 기독교 비판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야. 1~14번까지는 칸트, 데카르트 등 서양철학 비판이 나오지. 서양철학이 먼저 나온 이유는 니체는 기독교가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나온 것이 아니라 서양철학에서 나온 사상적 조류로 보기 때문이야. 플라톤부터 시작해서 칸트 데카르트로 이어져 오는 서양의 주류철학에서 기독교가 출생했다고 보는 것이지. 15번부터는 기독교 비판이 나오기 시작해.


루나: 니체에게는 그게 그거라는 거지. 기독교나 서양철학이나 같은 무리라는 것이지.


리브: 그렇지.

Q. 당시 유럽사회의 예수와 그리스도교를 대하는 분위기는 어땠어?

루나: 니체는 제도화된 기독교와 예수가 가르친 기독교를 구분하고 있어. 당시 유행했던 책들이 인간 예수에 대해서 다뤘던 것이야. 이 책에서도 니체가 고백하기를 20살 때 다비드 슈트라우스의 <예수의 생애>를 읽었다고 하는데, 당시 유럽에서 예수나 기독교를 대하는 분위기가 궁금해.


리브: 다비드 슈트라우스는 신학자인데 <예수의 생애>라는 책을 출간하지. 기독교에서 예수는 신이잖아. 성부 하느님의 아들 성자. 이 책은 예수를 신으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 다루고 있어. 자유주의 신학으로 분류되지. 이 책이 니체에겐 큰 영향을 주지.


루나: 니체는 예수가 모두 신의 아들이라고 자신과 사람들을 동급으로 취급했는데, 그 이후에 나타난 세력에 의해서 예수가 신으로 높여졌다고 말하고 있어. 예수와 기독교에서 자연적인 요소를 빼버리고 비자연적이고 반자연적인 것만을 남겨 놓은 것이 지금의 기독교라는 비판을 하고 있어. 이것은 다비드 슈트라우스의 영향이 아닌가?


리브: 반은 맞아. 우상의 황혼에서 봤듯이 니체의 형이상학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이 기독교 비판까지 들어간 것이지. 니체가 주장하는 것은 인간이 ‘삶에의 의지’라는 충동을 갖고 있다는 것이지. 인간은 더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키려는 힘을 갖고 있다는 거지. 니체가 보기에 예수 이후에 나온 바울을 선두로 해서 나온 사람들이 삶에의 충동과 어긋나는 사상 또는 교리를 꾸며냈다고 하는 것이지. 니체는 예수와 예수를 각색해서 보려는 자들을 구분해서 보려고 하지. 


루나: 그래서 예수를 유일한 기독교인이라고 한 건가?


리브: 니체는 모두를 다 까. 모두까기야. 일단 걸리면 다 까는 거야. 그런데 까지 않는 몇 사람이 있어. 그 중 한 명이 예수야. 니체가 예수를 높이 평가한 이유는 예수는 저 세상을 바라는 것 없이, 순수하게 우러나오는 사랑을 실천하고 가르치는 작업에 성실히 했다는 것이지. 자기 자신 안에서 끓어오르는 사랑을 베풀고 실천했다고 보기에 높이 평가하는 것이지.


루나: 니체는 예수와 구별해서 그 이후에 나타난 기독교를 원한과 분노에 의한 종교로 보더라고.


리브: 그렇지.



최미선 전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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