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 인문강좌] 1년 동안 니체…<도덕의 계보>(2)

최미선 전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대표 / 기사승인 : 2020-12-11 00: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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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TV 지상중계

루나와 리브의 니체 썰전
책을 좋아하는 루나와 철학을 가르치는 리브가 벌이는 흥겨운 철학 수다


Q. 약자가 승리한다


루나: 귀족과 노예라는 대립적인 가치 평가의 방식이 로마인과 유대인이라는 가치 대립으로 나타나고 있어. 결론적으로 말하면 유대인의 가치 평가가 역사적으로 승리를 거뒀지. 강자가, 즉 귀족적인 가치가 결코 승리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아. 약자가 승리를 했어. 그렇다면 약자가 약자가 아니잖아? 


리브: <도덕의 계보>를 니체는 논문 형식으로 썼어. 하나의 가설이야. 그 가설이 진짜 있었느냐가 논쟁적이지. 니체는 자신의 가설을 설득력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역사적인 사례를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이지. 실제로 역사적으로 있었어, 로마인과 유대인의 대립이 바로 그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지. 로마인과 유대인의 이야기를 니체가 <도덕의 계보>에서 자세하게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야. 니체는 유대교와 기독교를 한 통속으로 보고 있어.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로 채택되는데 니체는 기독교 정신 중 노예 정신이 승리했다고 보는 것이지. 귀족의 정신을 가진 사람보다 노예의 정신을 가진 사람이 항상 많아. 그렇게 사는 게 편하니까.


루나: 니체도 독수리와 양떼로 비교하고 있잖아. 숫자로 보면 독수리가 밀리지. 


리브: 사실은 관습대로 사는 게 편하잖아. 실제로 싸우면 약자들이 이길 수밖에 없어. 그 지점에서 니체는 선언를 하는 거지. “너희들이 강자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약자다.”


루나: 정말 가치의 역전이네.


리브: “지금까지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 괴팍한 사람, 문제가 많은 사람, 힘들게 살아온 사람이 실은 강자다. 이제 미래는 너희들의 시대가 될 것이다.”
루나: 역사는 이래 왔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다.

Q. 나폴레옹은 사자다


루나: 니체는 유대의 가치를 뚫고 로마의 가치가 부활한 것을 르네상스로 보고 있어. 이것이 프랑스 혁명으로 와르르 무너지지. 다시 한 번 로마의 가치가 부활하는 사건이 일어나지. 니체는 그것을 나폴레옹의 출현으로 보고 있어. 


리브: 니체가 역사를 바라보는 독특한 관점이야. 고대 로마인들은 진취적이고 투쟁적이고 귀족적인 정신을 갖고 살았어. 기독교가 로마 내부로 파고들면서 동정이 퍼지고 연민의 정신이 퍼지고 천국과 지옥, 심판과 같은 세계관이 퍼지면서 노예의 정신이 퍼져버렸다는 것이지. 니체는 나폴레옹을 통해서 귀족의 정신이 부활한 것을 확인해. 나폴레옹이 낡고 낡은 이 전통을 가치 없이 파괴해버렸거든. 이것은 사자의 정신이지. 니체가 보기엔 강자의 모습이야. 


루나: 나폴레옹에게서 그 모습을 봤다는 것이네. 


리브: 창조자 파괴자.


루나: 파괴가 돼야 새로운 것이 나오지.

Q . 망각도 능력이다

루나: 니체는 “망각은 능동적 능력, 적극적인 저지 능력이다. 이 능력이 파괴된 인간은 소화불량에 걸린 인간이다”라고 말하고 있어. 현대 우리 삶에 적용시켜 보면 망각이 결코 긍정적으로 보이진 않아. 유력 인사들이 자신의 행적에 대해서 망각했다고 얘기할 때, 그들에게 강자의 향기가 느껴지지 않아.


리브: 날카로운 질문이네. 니체가 보기에 강자의 특징은 망각이지. 새로운 것을 창조해나가는 데 과거의 전통과 관습, 과거사에 얽매이면 발목 잡히는 것이지. 그래서 망각을 소화가 잘 되는 것에 비유하고 있어. 잊어버리고 씻어내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지. 관습과 전통은 하지 말라고 한 것을 기억하고 있어야만 해. 


루나: 기억하기 위해서 지졌잖아.


리브: 맞아. 지지기도 하고 채찍으로 때리기도 하고. 니체는 이와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그것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지 못하게 한다면 잊어버려라. 그러면 유명인들이 일탈을 하고서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 것은 뭔가?


루나: 정말 강자로 보기 싫어.


리브: 그것은 사이비 망각이지. 자기 변명, 자기 회피를 하기 위한 변명으로 잊어버렸다는 것이지.

Q. 양심의 근원은 자기 학대다

루나: 니체는 양심에 대해서도 독특한 시선을 보여주고 있어. “양심은 인간이 사화와 평화의 방벽 앞에 갇혀 있음을 깨달았을 때, 공격성이 방향을 바꿔 자신을 향할 때 생겨난 산물이다.” 양심이라는 것은 공동체를 유지하는 힘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는 데 니체의 생각은 많이 달라. 니체는 양심이 인간에 끼치는 해로운 영향에 주목한 것 같은데. 니체는 어떤 면을 보고 그렇게 판단했을까? 


리브: 상식적으로 “저 사람 양심 없다”라는 말을 많이 쓰잖아?


루나: “싸가지 없다”라고도 하지. 


리브: 니체는 착한 사람의 유형이 어떻게 형성되는 지를 보는 거지. 


루나: 역사적으로 근원을 파보자는 이야기지?


리브: 전통과 관습을 위해 사람이 어떤 벌을 받았는지 기억하자는 것이지. 이 기억을 통해서 외부로 향해야 하는 야성이 내면으로 들어오게 되지. 양심에 찔린다는 표현을 쓰잖아. 양심은 자신을 아프게 하는 것이야. 양심은 자신을 학대하는 것이지. 니체는 양심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파보니까 그 의도가 불순하다는 것을 본 것이지.

Q. 무의식의 발견

루나: 밖으로 분출돼야 했던 야생의 정신이 안으로 들어와 자신을 공격했을 때, 부수적으로 인간의 내면의 공간이 커졌다는 것은 장점이 아닌가? 


리브: 이 지점이 프로이트와 만나는 지점이야. 프로이트가 유명해진 이유는 무의식을 통해서 신경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분석하고 치료한 것 때문이지. 프로이트의 무의식의 메커니즘이 니체가 말한 것과 상당히 비슷해. 밖으로 뻗어야만 했던 힘이 안으로 들어와서 자연적으로 없어지지 않아. 안 없어지면 어떻게 되겠어?


루나: 어떤 식으로든 삐져나오겠지.


리브: 프로이트는 성적 욕망을 강조하지. 무의식이 삐져나와. 삐져나온 것이?


루나: 신경증? 히스테리?


리브: 꿈, 말실수. 꿈과 말실수를 통해서 잠자고 있던 성적 욕망이 드러난다는 것이지. 


루나: 프로이트가 쓴 <문명속의 불만>을 보면 니체의 사상이 많이 담겨 있어.


리브: 유사성이 확실히 있어.

 

 


최미선 전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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