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소리 없는 비명, 청소년 자해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19-01-16 15: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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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정책 수다, 울산저널 시민포럼 첫 녹화

지난 11일 저녁 북구 명촌동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 오픈 스튜디오에서 ‘시민들의 정책 수다, 울산저널 시민포럼’이 첫 녹화를 마쳤다. 울산저널 시민포럼은 울산지역 현안들을 시민들의 시각에서 살펴보고 정책을 제안하는 좌담회로 마련됐다. 울산저널 취재기자들과 시민 포럼지기들이 함께 준비해 격주로 진행하고, 경험이 쌓이면 매주 토론을 이어갈 계획이다. 녹화된 좌담은 편집을 거쳐 유튜브 ‘울산저널 시민방송’에 방송되고, 지면에 지상중계된다. 이번 첫 주제는 ‘아이들의 소리 없는 비명, 청소년 자해’다. 좌담은 이종호 울산저널 편집국장과 박현미 시민기자의 대담으로 이뤄졌다. <편집자 주>

11일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 오픈 스튜디오에서 박현미 시민기자(왼쪽)와 이종호 울산저널 편집국장(오른쪽)이 ‘청소년 자해’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교학 시민기자
11일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 오픈 스튜디오에서 박현미 시민기자(왼쪽)와 이종호 울산저널 편집국장(오른쪽)이 ‘청소년 자해’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교학 시민기자

이종호 편집국장(이하 이)=안녕하세요. 울산저널 편집국장 이종호입니다. 오늘은 시민들의 정책수다 울산저널 시민포럼 포럼지기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울산저널은 올해부터 시민 여러분과 함께 인터넷 시민방송을 시작합니다. 방송 꼭지로 울산지역 현안들을 시민들의 시각에서 살펴보는 좌담회를 시민포럼이라는 이름으로 준비했습니다. 울산저널 기자들과 네 분의 시민이 포럼지기로 참여해 토론회를 준비해왔는데요. 오늘이 그 첫 방송입니다.

지난해 23년만에 울산 지방정부가 교체됐습니다. 적폐청산과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촛불혁명이 지방정권 교체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중앙과 지방의 행정권력이 바뀌었지만 기존 기득권 세력과 각종 폐단들은 여전합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이 뒷받침돼야 우리 정치와 사회가 실제로 바뀔 수 있을 텐데요. 그런 점에서 울산 시민사회가 지역의 문제와 의제들을 공론화시키는 역량을 키워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희가 시민포럼을 시작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시민들이 수다 떨듯이 지역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경험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지금 울산시의 슬로건이 ‘시민과 함께 다시 뛰는 울산’입니다. 지역의 문제들을 공론화하는 시민들의 역량이 커지면 울산이 더 크게 도약할 수 있습니다. 오늘 첫걸음을 떼는 시민포럼이 활발한 정책 수다의 장이 되고 시민들의 공론화 역량을 키워가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토론 주제는 ‘아이들의 소리없는 비명, 청소년 자해’입니다. 첫 주제가 다소 무겁습니다. 오늘 함께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해 주실 분은 박현미 시민기자십니다. 안녕하세요?

박현미 시민기자(이하 박)=네 안녕하세요. 시민기자 박현미입니다.

이=주제가 아무래도 굉장히 민감하고 무거워서 저희가 관련 상담 사례를 인터뷰하거나 전문가 섭외를 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박현미 시민기자께서 발로 뛰면서 자료를 뒤지고 취재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오늘 하나씩 풀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자해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사례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박=“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죽으려고 시도한 적도 있었어요. 목을 조르거나 손목을 그었어요. 자해를 하면 우울하다는 생각이 사그라진 것 같아요. 처음엔 아팠는데 긋다 보니 안 아파요. 살기 싫어서 자해하는 것 같아요. 근데 하고 난 후에 마음이 편해져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느낌? 시원함이 생겨요. 지금은 칼이 없어서 손톱으로 긁어서 상처를 내요.”

이 사례는 중3 여학생 지수(가명)의 얘기입니다. 지수는 자해를 하면 우울하다는 생각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합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느낌과 시원함이 생겼다고 효능을 말합니다. 비자살성 자해는 죽음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고의적으로 자신의 신체를 손상시키는 행동입니다. 일반적으로 베기, 심각한 긁기, 태우기 등이 포함되며 자살이나 다른 질환의 진단 기준을 충족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비자살성 자해’라는 항목으로 따로 분리되었습니다.

이=자해를 왜 할까요? 어린이·청소년이 자해를 왜 하는지 가장 궁금할 텐데요. 이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박=사례를 들어서 말씀드릴게요. “고3 희정이(가명)는 부모님의 기대 속에서 자란 첫째 딸로, 부모님이 항상 공부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하는 편이며 반 친구들과 성적 비교를 하면서 친구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희정이는 친구를 좋아하면서도 항상 경쟁상대로 생각했기 때문에 친해질 수 없다고 생각하며 이 때문에 친구들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있습니다. 점차적으로 관계사고가 생겨 힘들어하면서 자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희정이는 상담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수정하게 되면서 자해를 멈추었으나, 어느 순간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다시 시작되었고 자신이 잘 못한다는 생각, 계획대로 공부를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신에게 벌을 주는 의미로 자해를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공부가 잘 안 될 때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팔 전체를 칼로 정신없이 긁는 등의 자해행동을 보였습니다.”

희정이는 스트레스가 다시 시작되고 자신이 잘 못한다는 생각, 계획대로 공부를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신을 벌주는 의미로 자해를 다시 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자해는 스스로가 안 해야겠다고 마음먹어서 끊었다가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감정조절이 힘들 때는 자신을 벌주는 의미로든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서든 자해를 멈추기 힘들다고 합니다. 게다가 자해가 다른 질병과 다른 측면이 따로 치료가 되지 않을 경우 만성질환으로 될 비율이 13.9~21.4%로 높다는 점입니다.

이=울산에서 청소년 자해에 대해 조사된 사례나 통계가 있나요?

박=울산에서 따로 자해 관련으로 조사된 통계는 없습니다. 다만 교육부 설문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교육부가 작년 초 전국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설문조사 결과, ‘자해를 한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전체 중학생 51만4710명 중 4만505명(7.9%)이 ‘자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중학생 100명 중 8명꼴로 자해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고등학생은 45만2107명 중 2만9026명(6.4%)이 ‘자해 경험이 있다”고 답해 중학생보다는 비율이 낮았습니다. <한겨레21>이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교육부로부터 받은 설문 자료를 분석한 자료인데 최근 자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자해 아동을 지원하는 체계와 치료 시스템은 어떻습니까?

박=울산교육청 조현호 장학사님께서 답변해주신 자료에 의하면 자살예방 및 자살시도자에 대한 지원 체계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선적으로 자해를 포함한 정신건강 취약 학생에 대해서 교육청과 협약한 병원과 연계해 일정액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살(자해) 예방교육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자해 사안이 발생하면 학교에서는 자체적으로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해 학생에 대한 지원 방안을 강구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필요 시 교육청에서 컨설팅을 통해 지역 유관기관(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위센터 등)과 함께 학교를 방문해 지원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교육청에서는 지역 유관기관에 위기학생 지원 프로그램을 위탁 운영해 사안 발생 시 학교방문 지원, 상담 지원, 후속 지원 등의 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정신과치료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 개선을 위해 매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와 함께 정신과전문의가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공개강좌를 열고 있습니다. 또 학교에서 자살(자해) 관련 예방교육을 요청하면 지역 유관기관과 함께 지원하고 있습니다. 

교육청 뿐 아니라 교육부에서도 자살(자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하며 별도의 치료비 지원 사업과 뉴스레터 발송사업, 문자상담 시스템(다들어줄게)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어른들이 잘 모르는 청소년 자해 문제에 대해서 박현미 시민기자님과 함께 얘기를 나눴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육청이나 울산시에 제안하실 내용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박=“자해 대유행, 대한민국 어떻게 할 것인가?” 작년 자해에 관해 관심이 증가하면서 열린 심포지엄의 제목입니다. 자해는 한때의 유행인가요? 저는 모릅니다. 다만 ‘비자살성 자해’라고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2013년발표)에서 따로 분리되었고 평생에 걸친 유병률이 13.9~21.4%로 높아서 자연치유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알겠습니다. 올해 경기도 교육청에서 자해 관련 통계와 사례를 발표한다고 했습니다. 울산시 교육청에서도 필요한 통계가 있다면 조사해주십시오.

누구나 힘들고 고단한 청소년기와 사춘기를 겪어왔습니다. 자해 또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믿고 싶기도 합니다. 한때라고, 지나갈 거라고, 다 괜찮을 거라고. 하지만 이제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시작한다는 자해. 학부모와 교육 관련 관계자 분들께서 이대로 지켜보고만 있어도 좋을지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집니다. 가장 먼저 울산 내 자해아동수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와 사례집 발간, 학생위기대처지원단 설립 등 구체적인 지원과 적절한 예산편성을 부탁드립니다.

이=오염된 환경에서 어린이·청소년이 지르는 소리 없는 비명, 자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박현미 시민기자님. 고맙습니다. 저희는 다음 ‘울산의 주거복지’를 주제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리=이기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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