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 막으려 청량면 삼정리 숲 18헥타르 모두베기

이동고 기자 / 기사승인 : 2019-01-16 2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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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30년 넘은 참나무는 왜 벴나, 큰비 오면 산사태 우려”
울주군 청량면 삼정리 산림 18헥타르가 모두베기로 민둥산이 됐다. ⓒ이동고 기자
울주군 청량면 삼정리 산림 18헥타르가 모두베기로 민둥산이 됐다. ⓒ이동고 기자

소나무재선충 방제를 위한 산림청의 모두베기가 상수원보호구역 인근 30년 넘은 숲을 훼손해 풍수해가 우려된다는 주장이 강하다. 남부지방산림청 양산국유림관리소는 소나무재선충 방제를 위해 지난해 10월 말부터 울주군 청량면 삼정리 산160-1 일대 18.2헥타르의 숲을 모두베기(개벌)해오고 있다. 환경단체는 이 지역이 상수원보호구역에서 3~4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지자체와 협의 없이 소나무재선충과 관련 없는 참나무까지 베어내는 등 숲을 모두베기하는 바람에 산사태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토지계획이용원상 해당 지역은 상수원보호구역이 아니다. 하지만 이곳엔 ‘상수원보호구역’ 푯말이 꽂혀 있다.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 담당자는 “원칙적으로 상수원보호구역은 계획홍수위(물이 최고로 찼을 때 수위)를 경계로 한다”며 “현재 푯말이 붙어있는 곳은 계도 차원에서 그 범위를 관행적으로 넓게 경계 표시를 한 것으로 삼정리 모두베기를 한 지역은 상수원보호구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상수원보호구역은 상수도관리본부에 신고하거나 허가 절차를 받아야 하지만 상수원보호구역이 아니기 때문에 산림청 소유의 땅에 임상을 계획, 집행하는 데는 지자체와 협의할 의무는 없다고 유추할 수 있다.

소나무재선충병과 관련 없는 참나무를 왜 베었냐는 지적에 대해 국유림관리소 담당자는 참나무진무름병이 있어 대상목에 다 포함시켰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모두베기는 수종갱신의 효율성을 위한 조치아니냐는 의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양산국유림관리소는 이 일대 산림을 모두베기하고 후계림을 조성할 계획이다. 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이 지역은 소나무재선충 피해가 반복되는 지역으로 현재 수종 상태가 불량해, 형질이 우수하고 병충해에 강한 건강한 숲을 조성하고자 한다”며 “감염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체를 파쇄해 인근 화력발전소로 보내서 연료로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체수종은 편백나무를 생각하고 있지만 봄철 조림계획은 지자체, 전문가, 환경단체 등 의견을 들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의문은 남는다. 기존 감염목 위주의 피해목 방제로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산림과학정보> 206호에 산림환경부 권태성 박사가 쓴 ‘소나무재선충의 모두베기 방제’라는 글이 있다. 이 글에 따르면 매개충 솔수염하늘소에 의해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는 당해연도 7월~12월에 80%가량 고사하고 이듬해 1월~8월에 20%가 고사한다. 기존 피해목만 부분적으로 방제하는 것은 주변 감염목을 방치해 이듬해 피해 확산을 막지 못한다는 것이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모두베기한 지역과 피해목 방제만 실행한 지역을 비교 분석한 내용도 있다. 모두베기 방제를 한 14개 지역 중 1년 후에 피해가 나타나지 않은 곳은 11개 지역이었지만 피해목 방제를 한 14개 지역에서는 3개 지역에서만 피해가 나타나지 않았다. 2년이 지났을 때 모두베기 방제 7개 지역 가운데 6개 지역이 피해가 없었는데 피해목 방제 7개 지역에서는 1개 지역만 피해가 없었다. 피해지역에 대한 간헐적인 피해목 방제보다 모두베기가 효과가 컸고 예산도 절감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모두베기는 산림을 아끼는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많다. 소나무재선충 방제가 목적이었다고 하지만 모두베기 이후 큰 비라도 온다면 산사태도 문제다. 모두베기에 대한 전국현황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이후 2017년 상반기까지 모두베기를 시행하는 곳은 129곳이나 되었다. 이 가운데 삼정리 모두베기 면적인 18.2ha보다 넓은 곳은 17곳에 달했다. 전북 군산시 월명공원 인근이 228ha로 가장 넓었고 영주시 지곡지구가 80ha, 영주시 오운지구가 75ha로 그 뒤를 이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이상범 사무처장은 “산림청이 소나무재선충 방제에 모두베기가 실효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넓은 면적에 걸쳐 30~40년 된 숲을 한꺼번에 베어내는 것은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무예산으로 벌목업체가 현장에서 비용을 보전하고 수익을 챙기는 식으로 일임했다고 하는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벌채 현장은 사방대책이 허술해질 수밖에 없고 풍수해 피해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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