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표 문화축제 이름을 ‘프롬나드 페스티벌’로?

이동고 기자 / 기사승인 : 2019-03-13 23: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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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고장’이라는 자랑, 축제 이름 정하는 것과는 관계 없나
▲  울산문화재단 축제 감독 모집 공고

 

[울산저널]이동고 기자=  2019년 하반기 새로운 울산 대표 문화축제로 기획 중인 ‘울산아트페스티벌’이 ‘울산프롬나드페스티벌’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는 울산문화재단 공식 발표를 통한 것이 아니라 2월 11일자 ‘울산프롬나드페스티벌’ 업무 기간제직원 채용 공고에 쓰면서 알려졌다. 울산프롬나드페스티벌 축제감독을 채용한다는 공고였다.

‘프롬나드(promenade)’는 ‘산보’, ‘산책길’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음악에서는 좌석 없이 청중들이 자유로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정원이나 공원과 같은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야외음악회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그 전 이름은 ‘울산아트페스티벌’. 이 행사는 울산시와 울산문화재단이 사업을 맡아 추진했다. 문화 관계자들은 첫 사업 내용을 선보이기도 전에 행사 이름부터 변경돼 혼란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명칭은 재단 내부에서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을 나누고 충분히 조율해서 결정했다는 것이 담당자 주장이었다.

울산시의 일관성없는 태도도 문제다. 울산시는 오래전부터 외솔 최현배 선생이 태어난 한글의 고장으로 지역 정체성을 부여해왔다. 내용 논란은 떠나서라도 외솔 최현배 선생 탄생 118주년이었던 2012년부터 해마다 ‘한글문화예술제’를 열어오고 있다.

작년 ‘2018 한글문화 예술제’ 홈페이지에는 공모전 설명에 “외솔 최현배 선생의 나라사랑, 한글사랑 정신 또는 한글문화 중심도시 ‘울산’의 특색을 잘 표현한 한글 문구가 주제이며 한글의 문화적 가치를 아우르는 작품 공모를 통해 시민참여형 예술제에 힘을 더하고자 합니다”라고 적고 있다.

2013년, 모 신문에는 “울산 공문서는 ‘우리말 교과서’”라는 제목의 기사까지 나왔다. 울산시는 공문서에 흔히 사용하지만 시민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행정용어 등을 쉬운 우리말로 바꾼 ‘공공언어 개선 용례집’을 발간했다면서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의 고향인 울산에서 우리말 바로 쓰기 운동을 시작하자는 의미와 어려운 행정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전달하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용례집에는 ‘우리말 바로 쓰기’와 ‘공문서에서 주로 쓰는 낱말 다듬기’ 등 두 가지로 구분돼 있으며 총 600개 단어를 수록했다. 한글의 고장답게 일본식 한자어, 외래어, 외국어 등을 우리말로 다듬어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돋보였다.

지금도 울산시 문화예술과는 한글문화예술제를 열어오고 있는데 울산문화재단이 생소한 외래어가 들어간 축제 이름을 거리낌 없이 쓰는 모습에 시민들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한글을 아낀다는 한 시민은 “우리 울산을 생태도시 대신 ‘에코폴리스’라고 해야 품격이 더 높아지고 ‘연구개발’이란 용어 대신 ‘R&D’라고 써야 연구개발이 잘 되는 지 묻고 싶다”며 “한글도시라고 자랑하면서 너무 심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익명의 문화 관계자도 “기존 축제가 가진 한계와 문제점이 있다면 기획과 내용을 바꾸는 고민을 먼저 하고 그 내용을 담는 이름을 정해야 하는데 순서와 방식이 거꾸로다”라고 말했다.
울산문화재단은 울산 대표 문화축제 이름을 별다른 공론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정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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