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 기사승인 : 2020-11-18 0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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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쏭샘의 심리로 마음 들여다보기

“모두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언 4장 23절) 국제정신분석가 이무석 박사는 이 성경 구절을 두고 마음을 지키는 것이 생명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말씀이라고 해석했다.


마음이란 공간과 장소의 개념, 성격의 표현을 말하며, 사물을 판단하고 선택하는 주체, 정신, 혼을 뜻한다. 유물론적 관점(시스템과 메커니즘)에서는 마음을 뇌라는 물질에서 일어나는 분자들의 상호작용이며, 인간의 마음은 뇌의 부수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반면 현상학적 관점(보이는 현상)에서는 심리적 요인을 더 중요시한다. 마음이 더 근본적인 것이며 뇌는 간접적인 영향을 줄 뿐이다. 현상학적 이론은 주관적 경험을 강조하며, 마음은 객관화시키거나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경험할 뿐이라고 한다. 즉 마음은 주관적 경험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내 마음과 상대방의 마을을 이해한다는 것은 자신의 경험과 마음을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객관화된 데이터나 수치로 마음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공감적 이해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는 것이고, 물질인 뇌의 작용은 부수적 보조 장치일 뿐이라는 시각이다. 그래서 인간이 성장한다는 것은 뇌의 작용과 자신의 경험을 성찰해 마음에서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는 유년기의 병적인 영향을 찾아내고 치유하는 것이라고 이무석 박사는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어릴 적 경험은 과거에 끝났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과거완료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신분석을 통해 마음속에 들어가 보면 결코 완료되지 않았음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의 유년기는 아직 너무도 생생하게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그래서 마음을 억누르는 유년기의 대상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인생의 큰 숙제다. 쉽지는 않지만 가능한 일이다.


상담실에서 보기 힘든 카사노바(한 번에 여러 사람을 만나는 유형을 말함)를 만났다. 한 사람과의 사랑이 지속되더라도 다른 사람의 사랑이 또 필요한 사람이었다. 카사노바의 어린 시절은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한 삶이었다. 특히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렇게 유년시절을 지낸 카사노바는 자신이 받지 못한 어머니의 사랑에 늘 목말라했다. 그래서 여러 명의 여인을 만났지만 늘 마음속 한 구석에는 허전함이 있었고 만족하지 못했다. 어머니의 사랑은 여인의 사랑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카사노바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유년기는 사랑을 받지 못하는 자기 자신이었다.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카사노바는 늘 자신처럼 사랑을 받지 못해 사랑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왔을 것이다. 그렇게 서로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은 반동형성(내가 가지고 싶은 것을 상대에게 줌으로써 만족하는 방어기제를 말함)으로 내가 받지 못한 사랑을 상대방에게 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준 사랑이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는다고 느낄 때, 서로는 자신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찾게 되거나, 내가 원하는 사랑은 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는 사랑을 줄 수 없는 사람과만 만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과의 만남이 생기게 되는 순간이 있을 수 있고, 그런 행동으로 인해 카사노바라 지칭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행동의 기저에 있는 심리는 자신은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므로 ‘그 사랑을 어디서든 충족 받고 싶다. 그리고 내가 만난 사람이 그 사랑을 충족시켜주지 못할 때는 다른 사람으로부터라도 받고 싶다, 아니면 말고’다. 내 어머니도 해주지 못했다는 걸 알고 있는 카사노바의 심리는 항상 다른 탈출구와 해결방법을 찾게 된다. 그것이 바로 자신을 사랑해줄 수 있는 여러 사람을 배치하게 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유년기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것 때문에 자신은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라고 인식했기에 늘 자신을 사랑해줄 누군가를 자신의 곁에 배치해둬야 하는 방어기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하여 한 사람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자신을 사랑해줄 누군가가 늘 필요했으며, 자신에게 그것이 필요한 것임을, 그것이 자신에게는 어쩔 수 없는 일이며, 자신의 방식이 그렇다는 것을 카사노바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많은 여인과의 경험을 통해 이 카사노바는 자신의 더 깊은 심리적인 욕구와 메시지를 깨닫게 됐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통제를 원하지 않으며, 자유롭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사랑을 받기 위해 자신이 했던 모든 생각과 감정, 행동들이 자신을 위해서 한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서 한 것이며, 그것에 자신에게는 통제였고, 이제는 더 이상 상대의 행복과 통제 안에서 살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서, 자신을 위한 생각과 감정, 행동을 선택하며 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이제부터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 행동 에너지를 자신을 위해 쓰기로 했고, 자신의 능력으로 사람들이 서로 사랑할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었고(결혼정보회사), 유년기 어머니의 속도와 방향 그리고 통제가 아닌 자신의 속도와 방향을 스스로 선택하고 컨트롤하는 것을 선택해 자신의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이 사례처럼 유년기의 경험은 성인이 된 후 사람을 만나는 것에 영향을 주며, 그 영향을 통해 자신의 무의식적인 심리적인 욕구와 자신에게 주는 메시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그 메시지를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되며, 그 누구를 위한 그리고 그 누구의 모습도 아닌 바로 자신의 모습대로 당당히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자신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어떻게 살아나갈까에 대한 자신만의 해답을 찾는 것이 열쇠가 될 것이다.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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