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보내는 외침 “같이 살자”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시민기자 / 기사승인 : 2020-10-09 00: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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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환경과학교육연구소 공동기획
울산연안 특별관리해역 연안오염총량관리 / 울산연안 지역역량강화사업
바다에서 본다-울산연안 생태문화 에세이: 해양쓰레기

바다 쓰레기가 많이 모이는 해안은 도처에 널려있다. 하여 이번에는 주로 어떤 종류의 쓰레기가 많은지 살펴보기로 했다. 예상대로 강양항에서 온산공단 방향으로 접근이 좀 불편한 해안으로 들어가자 파도에 떠밀려온 쓰레기가 어지럽게 널려있다. 


그늘 하나 없는 땡볕 아래서 일정 구간의 범위 안에 있는 쓰레기를 한곳으로 모으고 냄새나는 쓰레기를 성상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하느라 땀깨나 흘렸다. 쓰레기 수거를 능률적으로 하려면 용기가 필요했는데 플라스틱 공 박스와 양동이, 넓은 물통, 마대 자루 등등 있어야 할 것이 쓰레기더미에 다 있더라. 이걸 고마워해야 하나? 


폐어구와 생활 쓰레기 비율을 나누고 말 것도 거의 다 생활 쓰레기다. 부피를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은 역시 패트병과 스티로폼. 부피는 작지만 개체 수가 많은 것은 플라스틱 조각과 병뚜껑이다. 해안 쓰레기를 분류하다가 문득 ‘크리스 조던’ 특별전시회 ‘아름다움 너머’의 인상 깊었던 장면이 떠오른다.

 

▲ 바다가 토해놓은 생활쓰레기(울산 울주군 강양항~온산공단 해안)

알바트로스 새끼가 자라서 생애 첫 비행을 시작하기 직전 뱃속에 쌓인 플라스틱 조각들을 고통스럽게 토해내는 장면이 있다. 뱃속의 플라스틱을 거의 다 비워내서 몸이 가벼워지면 비행에 성공해서 살아남지만 제대로 비워내지 못하면 바다에 추락해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되는 비장한 과정이다. 


우리는 알바트로스가 죽어가는 이유를 알지만 그들은 모른다. 어미새는 플라스틱이 뭔지 모르기 때문에 새끼에게 주는 먹이에는 플라스틱이 섞여 있다. 이물질 쓰레기를 너무 많이 먹은 새끼는 이유를 모른 채 사지를 뒤틀며 고통스럽게 죽어간다. 뼈대와 깃털 등 새의 형상만 남은 사체 한가운데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가 소복하게 쌓여있는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때 연출인 줄 알았다.
 

▲ 알바트로스 사체 뱃속에 들어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플라스틱 쓰레기


▲ 해안쓰레기 분류를 위한 모음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울산 연안쓰레기를 모아서 분류해보니 패트병뚜껑, 라이터, 퍼즐 장난감 조각, 일회용 칫솔 등알바트로스 뱃속에 들어있던 것과 똑같은 종류와 모양인 니들이 왜 여기에 있는 거냐? 비행을 앞둔 알바트로스가 뱃속의 쓰레기를 토해내는 것처럼 해안 쓰레기들은 바다가 스스로를 살리기 위해서 토해내는 것이다. 

 

▲ 미세플라스틱과 스티로폼 쓰레기 조각으로 뒤덮인 해안

 

▲ 이곳 해안쓰레기 대부분은 패트병과 스티로폼 등 생활쓰레기다

‘너희가 버린 쓰레기는 되가져 가서 너희들이 처리하라’는 바다의 호통이자 거부의 몸짓이 해변에 쌓인 쓰레기다. 참혹하게 죽어가는 알바트로스 모습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지금 새들이 겪는 비극의 다음 차례는 인간’이라는 섬뜩한 경고를 발견한다. 자연이 죽으면 인간도 살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산더미처럼 쌓인 연안쓰레기를 보면서 ‘지금 당장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돌입하라’는 메시지로 읽는다.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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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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