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통합교육이란

이미주 울산장애인부모회 동구지회 총무 / 기사승인 : 2020-11-19 00: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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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칼럼

우리 아이는 9살 남자 아이로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다. 여느 다른 가정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던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많은 변화를 겪었다. 우선 우리 아들은 바깥 외출을 하지 못해 무기력에 빠졌다. 주로 집안에서 지내며 답답해하던 아들은 자신의 머리를 때리고 소리를 지르며 분노와 불안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11월 둘째 주 현재 울산은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어느 정도 일상을 찾아가고 있다. 수업시간이 단축되거나 일과 중 지켜야 할 코로나 예방 규칙들이 덧붙긴 했지만 울산의 대부분 아이들은 학교에 매일 등교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우리 아들은 수업시간 및 일과의 변경 없이 정상수업을 받고 있다. 학교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자극을 얻으며 아이를 포함한 우리 가족의 삶도 안정을 찾아 가는 중이다. 특히 우리 아이는 자해를 덜 하고, 소리 지르는 횟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전면 등교가 실시되고 우리 아이의 학교생활에 조금 변화가 생겼다. 이전에는 통학학급에서 스스로 수업을 들었지만 지금은 사회복무요원의 도움을 받고 있다. 전면 등교가 시작될 때 통합반 선생님께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께서는 아이가 교실에서 소리를 많이 내고 돌아다니는 횟수도 많아졌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 때문에 통합학급에서 수업을 할 때는 지원인력의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다.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우리 아이는 사회복무요원과 짝꿍이 돼 통합반 수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통합반 교실 우리 아이 책상 옆에는 사회복무요원이 앉을 수 있는 책상도 마련됐다. 지원 인력을 배정해주신 선생님께 거듭 감사를 표하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나자 마음 깊은 곳에서 씁쓸함과 슬픔을 느꼈다. ‘우리 아이는 이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교육을 받을 수 없는 것인가. 이제껏 스스로 통합교육에 잘 참여해왔는데 예전보다 퇴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등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뇌리에 남았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통합교육의 의미’가 도대체 무엇인지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일반 학교 내의 특수학급에 있는 많은 장애 아이들이 비장애 아이들과 함께 통합교육을 하고 있다. 하지만 통합교육의 실질적 면모를 들여다보면 진정한 통합교육이 이뤄지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특수학급 학생들은 일과 중 3시간 이상을 통합수업에 참여한다. 통합수업에서 장애 학생들은 대부분 색칠하기, 그림 그리기, 글자 필사하기, 퍼즐 활동 등을 한다. 장애 학생들의 활동 초점은 통합수업을 방해하지 않는 것에 맞춰진다. 통합수업의 목표와 별개로 장애 학생들은 조용히,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이를테면 학습 노동을 하는 것이다, 통합 수업의 진정한 목표는 일반 학생들과 어울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사회화를 경험하는 것인데 수업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내가 바라는 통합교육은 형식적, 물리적 통합이 아니다. 더디고 서툴지라도 의미 있는 통합, 질적인 통합을 원한다. 일반 학생들도 장애 학생들과 어울려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학교에서 이뤄져야 사회에 나가서도 장애 학생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자연스레 체득할 수 있다. 또 장애 학생들이 일반 학생과 어울려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진정한 통합교육의 실천을 위해서 교육적 환경 및 인식의 개선도 시급하다. 우선 특수교사들에게 통합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또한 통합교사들은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을 대할 때 우리 반 학생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가져야 한다. 


장애를 넘어 더불어 살아갈 우리 아이들의 삶을 위해 통합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또 통합교육에 대한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진정한 통합교육에 대해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미주 울산장애인부모회 동구지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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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주 울산장애인부모회 동구지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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