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간절한 촛불

최미아 울산부모교육협동조합 이사장 / 기사승인 : 2020-11-18 00: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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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

‘울산 동구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 아동 부모입니다. 도움 얻고자 연락드렸습니다. 연락 부탁드립니다.’


일과 중 문자메시지가 하나 도착해 있었다. 지난 달 칼럼을 읽은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 부모님이 울산저널 메일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고 전달받은 문자메시지였다. 올해 9월 북구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언론보도가 되고 10월 초 피해 부모님들을 만났다. 아이가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의 부모가 느끼는 감정과 수사 진행과정에서 발생한 어려움을 들었던 터라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에 마음이 급해졌다. 아동학대는 당연히 중대한 범죄라고 여겼던 보통의 사람이 상식만큼의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 현실과 마주했을 때, ‘영유아보호법’과 ‘아동복지법’을 들여다보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처음 들춰볼 때의 막막함이 그들을 더 힘들게 하지 않기를 바라며 하던 일을 급히 마무리 짓고 통화할 장소를 찾아 밖을 나갔다. 


집 밖의 세계를 나와 가족 없이 타인에게 모든 걸 의지하며 밥과 간식을 먹고 낮잠을 잤던 아이들. 믿고 의지했던 타인에게 받은 학대는 아이와 부모 모두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다. 부모는 수많은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아이를 다른 어린이집에 보내고 가해교사와 원장의 사과를 받고 끝낼 일인가. 아동학대라는 큰 범죄를 저질렀으니 가해교사의 자격을 박탈하고 어린이집은 문을 닫아야 하지 않을까. 경찰은 당연히 엄중하게 수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아동학대를 보고도 묵인, 방조한 교사가 있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계속 보내는 다른 부모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린이집 아동학대가 단순히 이 어린이집 하나만의 문제일가. 올해 울산에만 4번째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인데 왜 어린이집 아동학대는 반복되는 것일까.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돼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평소에 생각조차 해볼 수 없었던 아동학대가 무방비 상태에서 그들에게 닥쳤을 때 각자의 선택은 달랐다. 상처받은 아이와 자신을 돌봐야 했고, 법을 잘 몰랐고, 생계를 이어가야 했다.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수는 턱없이 부족하고, 아이의 심리치료는 아동보호전문기관 면담 후 빠르면 2주가 지나서야 진행됐다. 힘들고 긴 싸움을 하느냐, 어린이집을 옮겨 현실을 외면하느냐가 개인의 선택일까? 피해자를 제대로 지원하는 시스템 없이는 각자 주어진 상황에 따라 선택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동학대 피해 이후 구조다. 아동학대 피해자 지원에 대한 매뉴얼이 있기는 한 걸까? 피해 부모와 그들을 지원하는 시민단체 활동가가 여러 차례 던진 질문이다. 확인을 하고자 아동학대전담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자리에 없었다. 


16일 ‘울산시, 아동학대 예방대책 마련 관계기관 간담회 개최’ 기사를 본다. 같은 날 저녁, 울주군 어린이집에서 매일 의자에 갇힌 3살 아이의 학대 사건이 보도됐다. 2020년 한 해 동안 남구, 중구, 북구, 동구에 이어 11월에 울주군까지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이정도면 울산시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비상대책위원회’라도 만들어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하지 않는가. 간담회는 할 만큼 했으니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울산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부모 모임은 11월 19일 ‘세계아동학대 예방의 날’ 촛불을 밝혀 그들의 의지를 보여줄 것이다.


최미아 울산부모교육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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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아 울산부모교육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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