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시민교육조례 제정, 공수처 설치만큼 중요한 일

조강훈 민주시민교육센터 강사 / 기사승인 : 2020-10-22 00: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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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시민교육

지난 8월말, 울산시의회 김시현 의원과 교육위원을 중심으로 공동 발의한 민주시민교육조례안에 대해 더불어 민주당 울산광역시당에서 손종학 의원(부의장)과 민주당 다수의 시의원,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진행됐다. 필자는 개인 일정으로 참석을 못했지만 참석자 대다수가 울산 민주시민교육조례 제정에 환영의 뜻과 함께 조속한 제정을 주문했다고 한다. 


시의원들의 노력과 의지만으로도 울산민주시민교육조례 제정이 눈앞의 현실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연동해 울산교육청에서도 울산민주시민교육조례 제정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다양한 분야에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학교자치운영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통해서 울산민주시민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지난 9월 초에는 울산학부모개혁실천연대(대표 김수연) 외 8개 단체가 ‘울산민주시민교육조례 제정을 반대한다’는 입장으로 시위를 진행했다. 그들은 조례의 상위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 점을 들어 조례가 비민주적이고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세금을 낭비한다는 이유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정치적 중립성을 요하는 ‘교재 개발’에 다른 의견의 정당과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참여해 동의 가능한 영역만으로 교재를 만들어야 하고, 평생교육법에 의거해 자격을 갖춘 자를 강사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월이면 그토록 열망하던 울산민주시민교육조례가 제정돼 ‘타 시도에 비해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울산에서도 명실상부한 민주시민교육이 이루어지겠구나’ 생각했는데, 울산시의회 내부에서 직권으로 울산민주시민교육조례를 상정조차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시의원 다수의 반대로 무산됐는데, 올해 또다시 “공론화 부족”이라는 이유로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니…


울산과 대한민국이 처한 정치적 현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한편으론 이해도 됐다.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칼럼을 연재하면서 언급했던 “80여 년 남북분단의 역사가 가져온 극단의 정치적 몰이해로 진영 간 대립과 다툼이 민주시민성을 철저히 왜곡시키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 또한 “우리 스스로가 헌법정신을 철저히 무시하고, 전혀 다른 정치적 목적의 길을 가고 있음을 스스로 밝히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는 것이 현실로 나타났으며, “대한민국이 독일과 같이 진영과 각계각층의 합의를 통해 보이텔스바흐 협약을 만들 만큼 정치적 상황이 어른스럽지 못하고, 진영 간 의기투합을 기대하기는 더욱 요원한 상황이다”라는 내용처럼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은 분명 있다는 사실은 이미 지난해의 충돌에서 충분히 예견된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 서울, 부산, 인천, 광주, 대전, 세종, 경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전국 광역시‧도 11곳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민주시민교육조례를 운영하고 있다. 열거한 지역에서도 처음 시작할 때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수의 결정에 따른 결과로 지금은 정착돼 커다란 이견 없이 “어떻게 하면 좀 더 활성화 할 수 있을까”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보이텔스바흐 협약의 내용처럼 “교화와 주입을 금지하고, 논쟁이 있는 사안은 그대로 전달하며, 자신의 입장에서 상황을 분석하고 정책에 반영시킬 능력을 갖추도록 하자”는 내용을 토대로 진행한다면 반대하는 그들도 반대할 명분은 약하다고 생각한다. 


다분히 정치적 의도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정치적 의도라는 걸 알면서 차일피일 공론화 입장만 따질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수처 설치와 반대를 두고 벌어지는 검찰과 사법부 당사자들, 정당과 언론이 펼치는 양극단의 상황들을 유추해 보면 울산의 민주시민교육조례 제정이 공수처 설치만큼 왜 절실하고 중요한지 충분히 이해가 갈 것이다.


성숙한 시민사회를 만들기 위한 교육이 바로 민주시민교육이다. “민주시민교육”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개개인이 민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권리와 의무에 기초해 공동체 일원으로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의 주체로 참여하는 것이다. 나아가 더 나은 사회로의 변화를 위해 실천하고 행동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교육이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시민들은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이 발현되고 있다. 민주시민교육은 모두가 함께 잘 살기 위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시민성을 높이고, 인권, 노동, 환경, 평화 등 사회공동체의 다양한 시대적 가치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교육이다.


시의회가 지나치게 일부 반대론자들의 으름장에만 긴장해 울산의 미래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 볼 때다. 민주시민교육은 민주시민성의 회복이고 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사실을 철저하게 기억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국민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만큼만 나아간다”고 했고, 독일의 초대 대통령 프리드리히 에버트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자를 필요로 한다”고 했다. 울산의 민주주의도 울산시민의 생각만큼 자란다는 사실을 명심해 울산 민주주의의 확고한 디딤돌을 놓는다는 자부심으로 민주주의자인 울산시의원들의 보다 적극적이고 결단력 있는 분발을 촉구한다.


조강훈 민주시민교육센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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