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의 교육활동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노재용 삼일여고 교사 / 기사승인 : 2020-11-19 00: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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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톺아보기

지난 11월 4일 울산시의회 울산교육정책연구회에서 주관한 교권 보호 토론회에 참석했다. 윤덕권 연구회 회장이 좌장을 맡고 전교조 울산지부 부지부장, 울산교총 부회장, 울산교육청 변호사 3명이 패널로 나와 발제하고 질의에 답했다.


먼저 교육청 변호사의 발제가 있었고 그 다음 울산교총 부회장의 발제가 이어졌다. 울산교총 부회장은 현직 교사로서 진로진학부장을 맡고 있는 분이었다. 예전에 비해 부모의 학력이 높아지고 핵가족 시대에 학부모의 자녀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왜곡된 자녀 사랑, 교원을 경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을 교권 침해 원인으로 제시했다. 또한 교권 침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과 학교현장 교권 침해의 유형별 사례 및 실태를 제시했다. 


한 가지 인상 깊은 것은 학부모지원조례 제정에 대한 의견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학부모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가 종종 일어나는데 시의회에서 학부모지원조례를 제정함으로써 학부모가 학교에 자주 찾아오고 이로 인해 교원의 교육활동 침해가 더욱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질의응답 시간에 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의원이 이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학부모가 학교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학부모지원조례를 학부모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다음 전교조 부지부장의 발제가 있었다. 부지부장은 일과 시간뿐만 아니라 일과 이후에도 학교 현장 교사들의 여러 가지 어려움을 헌신적으로 상담하고 있었다. 5만여 건에 해당하는 상담 사례를 책으로 엮었다며 책을 들어 보였다.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교육청 변호사가 제안한 것처럼 교권보호위원회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이제부터라도 교권 보호를 위해 교육청을 비롯한 교육 주체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아이를 뒤로 하고 울산 교육 발전에 매진하는 부지부장의 당찬 목소리는 참석한 이에게 강력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교원의 교육활동 침해는 학생과 학부모, 관리자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처럼 과거에는 범접할 수 없던 교사의 지위가 오늘날 상대적으로 낮아짐으로써 교사는, 학교는 동네북이 돼 버렸다. 


학교는 학부모의 민원에 약하다. 혹시 조그마한 문제라도 언론에 노출되면 학교의 명예에 손상이 가기 때문에 관리자는 조용히 넘어가기를 원한다. 그래서 교육활동 침해 사건이 있어도 해당 교사가 참고 학부모와 합의하기를 원한다. 교사의 상처 입은 마음은 둘째로 치고. 그래서 교육활동 침해 사건이 있으면 당해 학교에서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처리하는 것을 벗어나 독립적인 해결 기구를 둬야 한다는 전교조 부지부장의 말에 공감이 갔다.


학생 인권에 대한 얘기는 많았지만 교권 보호와 관련된 토론회는 거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토론회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토론회가 열리기 전 중학교 학부모인 지인이 자신도 토론회에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참석 대상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함께 하지 못했다. 토론회 마무리 즈음 사회자가 다음에는 좀 더 참석 대상자를 확대해서 자리를 마련해 보겠다고 말했다.


내 생각엔 ‘교육’은 교사, 학부모, 학생, 지역 주민 모두가 관련된 사항이다. 그러므로 토론회 참석 대상자를 교사로 국한한 것은 논의의 장을 축소시키는 것이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교원의 교육활동 침해와 관련해서 첫걸음을 뗀 것이기에 토론회가 의미가 있었지만 참석 대상자를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교육은 교사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학생도, 학부모도, 지역 주민도 참석해서 같이 머리를 맞대야 해결책이 찾아진다. 어느 한 쪽만의 의견을 듣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현재 문제를 진단하고 방향을 찾아야 한다. 교사가 즐겁고, 학생과 학부모, 지역 주민이 신명 나는 교육을 위해서는 다 같이 만나 생각을 나눠야 한다.


노재용 삼일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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