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회를 만나보면서

황옥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울산지부장 / 기사승인 : 2020-10-22 00: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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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칼럼

참교육학부모회는 오래전부터 학부모회가 법제화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학부모가 교육의 주체로서 학교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현재 17개 시‧도 교육청 중에 12개 시‧도 교육청에서 학부모회 지원 조례가 제정됐다. 올해 울산교육청도 조례 제정을 위해 다시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학부모회의 활성화를 위해 학부모회 컨설팅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컨설팅단은 각 학교의 학부모회가 민주적으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학부모회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컨설팅하는 역할을 한다. 나도 올해 컨설팅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 컨설팅 받기를 원하는 35개 학교가 신청했다. 교육지원청 주무관과 컨설팅단 2명이 3인 1조로 각 학교 학부모회를 찾아가고 있다.


나는 이제까지 학부모회에 참여를 하지 않았다. 학부모회가 실제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궁금했다. 이번이 처음이라 경험하고 배운다는 마음이었다. 1기 써포트해주기, 회의록 작성하기, 봉사실적 안내하기, 사진 찍기가 2기인 내 역할이었다.


남구의 어느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올해 코로나 때문에 300만 원의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1기 선배는 코로나 상황에 맞게 프로그램에 참여수를 줄이고, 횟수를 늘려 진행하도록 안내했다. 학부모회를 담당하는 선생님 마음이 바빠 보였다. 12월까지 예산에 맞춰 프로그램을 마감하고 서류작업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학생들과 기행을 다녀왔고, 이번 주말에도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는 선생님의 목소리에서 수고로움과 애씀이 느껴졌다. 학부모회와 관련된 업무를 대부분 담당선생님이 맡고 있었다. 학부모회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으로 도움을 주고 있었다. 학부모 한 분이 맞벌이하는 학부모가 늘어 학부모회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이 소수라고 했다. 우리는 학부모회 활동에 인원이 많아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학교 참여에 뜻을 모으는 학부모들이 소수라도 참여하는 활동이 의미가 있다고 안내하고 공감하며 격려했다. 


남구의 초등학교 2곳을 더 방문했다. 2곳 또한 코로나 상황에 어떻게 프로그램을 진행할지 고민하고 마음이 바빠 보였다. 그 중 한 곳은 담당선생님과 학부모회 분들이 캐미가 좋아 보였다. 학부모회 분들이 말도 많이 했고, 담당선생님과 학부모회가 서로 칭찬했다. 그 학교는 프로그램을 즐겁게 진행하고 있었다. 컨설팅할 때 분위기에서 느낄 수 있다. 1기 선배는 맞장구를 쳐줬다. 나는 담당선생님이 처음에 이 학교에 왔을 때 아이들이 예쁘게 느껴졌는데 그 이유가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 때문이라고 말했을 때, 이 분들 중심에는 아이들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학교에서는 10년 넘게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나눠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역시 학부모회가 잘 운영되는 곳은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다른 한 곳은 담당선생님이 유독 말이 많았다. 나는 많은 말 속에 고단함이 느껴졌다. 반면 학부모회 분들은 거의 말이 없었다. 내가 질문했을 때 담당선생님이 예민하게 반응했다. 나는 그런 반응을 보면서 담당선생님이 일을 부담으로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분위기가 무거웠지만 1기 선배가 노련하게 담당선생님과 학부모회 분들 사이를 오가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오랜 경험에서 오는 노련함과 순발력이었다. 학부모회 분들과 담당선생님이 함께 있는 자리가 서로에게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모회 분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없어서 아쉬운 컨설팅이었다. 


학부모회 임원이 아닌 일반 학부모가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 담임선생님과 친한 엄마의 연락이 오면 참여하기가 쉽다. 학부모회 프로그램은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담당선생님과 학부모회 분들이 재밌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데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겠다. 컨설팅이 담당선생님과 학부모회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본다. 또 학부모회가 활성화되기 위해 우리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 다른 컨설팅단은 학부모회를 만나면서 어떻게 느꼈을지 궁금하다.


황옥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울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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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옥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울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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