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 인문강좌] 1년 동안 니체…<안티크리스트>(3)

최미선 전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대표 / 기사승인 : 2020-11-27 00: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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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TV 지상중계

루나와 리브의 니체 썰전
책을 좋아하는 루나와 철학을 가르치는 리브가 벌이는 흥겨운 철학 수다

 

Q. 니체가 불교와 기독교를 비교하고 있다.

루나: 니체가 불교와 기독교를 비교하고 있어. 니체는 두 종교가 발생할 당시 사람들의 생리적 조건들을 고려하고 있어. 기독교는 정복된 자와 억압받는 자로부터 비롯됐고, 불교는 인도 상류층 지식인 계급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어. 그 이후 전개양상도 그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어. 이것은 니체가 말한 강자의 도덕, 노예의 도덕과 상통하고 있어.


리브: 흥미로운 지점인데, 니체가 서구인이면서 불교를 평가하고 있어. 불교와 기독교를 대비해서 설명을 하고 있어. 니체는 기독교를 약자들이 정신 승리를 하기 위해 만들어낸 허구적인 스토리로 보고 있어. 그러나 불교는 그렇게 평가하지 않아. 불교가 인생의 고통을 그대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지.


루나: 고통을 있는 그대로… 저세상으로 건너가지 않고…


리브: 불교는 여기서부터 벗어나거나 도피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거지.


루나: 또 다른 차이점 중의 하나는 불교는 붓다라는 경지에 우리가 치열하게 노력하며 다다를 수 있는데, 기독교는 신의 경지에 우리가 아무리 애를 써도 다다를 수 없다는 거야.


리브: 불교는 니르바나 즉 열반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

Q. 니체는 종교를 두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루나: 니체는 종교를 두 가지로 나누고 있어. 첫 번째는 인간들에게 어떤 죄책감을 강요하는 신이 아니라 그 민족의 영광과 힘을 상징하는 신을 신봉하는 종교, 예를 들면 그리스와 로마 고대 종교 그리고 구약성서가 이에 해당되지. 두 번째는 바울이 만들어낸 그리스도교처럼 지상의 힘이나 쾌락을 죄악시하고 끊임없는 회개를 강요하는 신을 신봉하는 종교가 있어. 구약은 위대한 책이라고 말하면서 신약은 로코코 식의 책이라고 폄하하고 있지. 이 차이점은 무엇이지?


리브: 니체는 신을 믿는 것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 니체의 비판이 향하고 있는 곳은 철저히 바울이 만들어낸 기독교야. 구약성경에는 야훼라는 신, 아브라함 등의 선지자, 유대민족의 형성에 기여를 했던 굵직굵직한 선조들이 함께 나오지. 이때만 하더라도 야훼라는 신은 민족을 대표하는 신이었고 민족의 정체성과 자존감,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거지. 


루나: 신약에 나오는 신과 구약에 나오는 신은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 


리브: 니체가 구약을 비판하지 않는 이유는 성장하려는 혹은 강해지려는 본능이 드러난 것이고 야훼는 여기에 반하는 요소가 없다고 보는 것이지. 


루나: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 나오는 신과 일맥상통한 면이 있어. 


리브: 바울의 기독교는 인류를 대상으로 해서 인간이 죄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겸손할 것을 강조하고 순결을 강조하고 회개할 것을 강조한다는 거지. 종국에는 하나남의 무서운 심판과 구원과 천국과 지옥을 강조하고 있다는 거지. 여기에는 약자의 생리적인 원리가 개입돼 각색이 됐다고 니체는 보는 것이지.

Q. 니체의 기독교 비판이 현대적 의의

루나: 니체의 기독교 비판이 현대에 어떤 의의가 있을까?


리브: 니체가 오늘날 대한민국에 돌아와서 교회를 바라봤다면 어떤 말을 했을까? 상상을 해봐.


루나: 스타였을 것 같아.


리브: 그러게, 유튜브 방송하나 만들어서… 신학도 발전을 해. 21세기에 들어와서 살펴볼 때, 니체가 비판했던 이분법적인 세계관과 인간관이 많이 약화되고 보완이 되어온 역사를 보여주고 있어. 


루나: 니체 의도대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네.


리브: 니체가 봤던 부작용들을 신학자들도 나름의 방식으로 때달은 면이 있지.


루나: 니체가 기독교에 미친 영향이 작지 않다고 볼 수 있을까?


리브: 크지… 한국에서도 휴거 사건이 있었지. 니체가 있었다면 휴가 사건이 있기 전에 그 단체를 굉장히 비난했을 거야. 휴거라는 건 육체는 여기에 있는데 영혼이 저 세상으로 올라가는 거잖아. 이분법적 세계관이지. 기독교라는 종교가 이 세계를 부정하고 저 세계에 가치를 두는 한 우리 삶을 절망에 빠뜨리는 위험이 있다는 거지. 


루나: 휴거를 예로 드니까, 이해가 확 되네.


리브: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방식으로 종교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삶을 부정하는 방식으로는 생명력이 없다는 니체의 교훈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울림을 주고 있지. 신학자들 안에서도 이런 식의 이분법적인 세계관이 지양돼 온 발전의 역사가 있고, 신경과학이 발전하면서 인간을 바라보는 사고방식 자체가 바뀌었지. 그런 것들이 신학에 그대로 녹아 내려왔지. 신경과학의 발전을 통해서 인간의 정신이라고 하는 것이 두뇌와 같은 물질적인 토대 없이는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지. 육체와 정신이 이분법적으로 나뉘어질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지. 20세기 이후에 나오는 신학자들은 인간을 육체와 영혼으로 분리될 수 있는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통전적인 존재로 보려고 하는 경향이 강화됐지.

안티크리스트를 마무리하며

루나: 우상의 황혼과 안티크리스트 두 권을 통해서 보니 니체가 벌였던 전쟁이 우리 상상의 범위를 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니체가 정신을 놓고 마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았을까? 이 거대한 전쟁의 후유증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


리브: 니체가 만만치 않은 싸움을 벌였지. 적어도 우리가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우연적으로 존재하게 된 이 삶을 끌어안을 만한 가치가 있느냐, 끌어안을 만한 이유가 있느냐 혹은 어떻게 끌어안을 수 있느냐는 물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니체의 사상의 자신만의 유익한 체험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상이라고 볼 수 있어. 


루나: 대지의 철학자 실존의 철학자 니체를 만나본 소중한 시간이었어.

 

 


최미선 전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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