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의 고통마저 정쟁 대상으로 삼는 사람들...대신 사과하고 싶다”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19-05-30 22: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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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일 입원치료 뒤 의회로 복귀한 이미영 울산시의회 부의장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지난 27일 사상 초유의 시의회 의사당 폭력사태로 입원했다 의회에 복귀한 이미영 부의장을 만났다. 이 부의장은 지난 4월 10일 시의회 의사당에서 벌어진 폭력사건 이후 34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해 2주째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 부의장은 퇴원 후 연 기자회견에서 “의회민주주의를 폭력적인 방법으로 짓밟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의원들이 상임위와 본회의를 거쳐 시민을 대표해 의회를 운영하는 기본절차가 폭력집단에 의해 완전히 무너진 만큼 제2의 울산광역시 의정 유린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끝가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부의장은 폭력단체의 집요한 반대에도 청소년의회 조례는 관철시킬 것이라며 경기 과천, 시흥, 용인, 광주 남구, 서울 영등포 등에서 의원입법으로 청소년의회 조례가 통과돼 운영되고 있지만 어떤 지역에서도 낙태나 동성애 같은 내용으로 문제가 된 곳은 없다고 덧붙였다. 


Q. 퇴원 축하드린다. 이제 완전히 회복한 건가?

병상에 있을 때부터 관심 가져줘 정말 고맙다. 울산병원에 34일간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고 퇴원해서 통원치료를 2주째 받고 있다. 의사 선생님이 퇴원하더라도 일상생활 복귀는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했는데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아직 활발한 활동에는 애로 사항이 많다. 언제쯤 완치될까 의사 선생님에게 문의하니 골병이 제대로 들어서 상당히 오래 걸린다고 하더라. 수십 명이 둘러싸고 힘을 가해 넘어지고 압사 직전까지 갔던지라 당연한 이야기다. 입원 초반에 통증이 너무 심해 진통제를 계속 맞았는데 약 기운이 떨어질 때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요즘도 통증이 심하게 느껴질 때면 진통제를 맞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퇴원도 했고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싶어서 매일 물리치료를 받고 약도 먹고 재활운동도 하면서 몸 회복에 집중적으로 신경 쓰고 있다.

Q. 퇴원 후 공상을 신청한 것으로 아는데 어떤 절차로 진행되나?

의회에서 일어난 사고라 의원의 입원이나 치료비에 대해 위원회에서 심의해 비용을 부담하는 공상처리제도가 있다. 처음에는 그런 제도가 있다는 걸 몰랐다. 입원 중간에 무슨 서류를 제출해달라고 의회에서 연락이 왔지만 몸 상태가 안 좋아 일단 치료와 안정에 집중했다. 퇴원 후에도 의회에서 재차 서류를 준비해 달라고 이야기했지만 역시 몸 상태가 여의치 않아 바로 제출하지 못하고 퇴원일 일주일이 지나서야 의회 사무국에서 요청하는 진단서, 진료비영수증 등 서류를 제출했다. 이제 심의위원회를 열고 심의를 거쳐 최종 결과가 나올 거다.

Q. 일부에서는 고발사건으로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인데 공상처리가 성급한 부분이 있다거나 개인 실비보험 등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1인실 사용 등 호화 입원 이야기도 나온다. 울산시의회가 생기고 공상처리위원회가 처음 열린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처음 폭력을 당해 몸과 마음을 추스릴 수 없는, 소위 말하는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어떤 절차로 병원에 입원했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난다. 교통사고도 그렇지만 처음에는 괜찮아 보여도 후폭풍이 확 오지 않나? 봉변을 당하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의회 식당으로 갔는데 내가 제대로 수저도 못 들고 경련을 하는 등 몸 상태가 너무 심각해 보여 의장님이 비서분께 요청해서 강제로 입원당하다시피 했다. 울산병원 응급실로 갔는데 처음엔 빈 다인실 병실이 없기도 했거니와, 의사 선생님이 몸 상태를 보시고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해서 1인실에서 첫 치료를 받았다. 입원 기간 동안 병원에서 물리치료 받는 시간 외에는 계속 침대에 누워있었다. 첫 2주간은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너무 심해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고 3주차부터는 통증은 조금 잦아들어도 등허리를 펴고 5분을 앉아 있기가 힘들어서 계속 누워 안정을 취했다. 입원 2주가 조금 지났을 때 의사 선생님이 정신과 PSTD 진료 상담을 받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했지만 병실에서 재활물리치료를 받으러 가는 그 짧은 거리도 움직이기 버거울 정도로 몸 상태가 심각했던지라 심리 상담치료를 받지 않았다. 약간 호전된 뒤 다인실로 옮길 수도 있었지만 절대 안정이 더 필요하다는 의사 선생님의 처방이 있었고, 울산시의회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보니 송철호 시장, 노옥희 교육감, 이상헌 국회의원, 동료 시의원들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고마운 분들이 정말 너무도 많이 문병 와주고 쾌유를 빌어줘서 안정이 필요한 다른 시민 환자분들이 피해를 입으실 것 같아 일반병실로 옮길 엄두가 나지 않았다.
 

공상처리위원회가 울산시의회 역사상 처음 열리는 건 역으로 말해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정당한 투표로 선출된 시의원이 특정 폭력집단에게 상해를 입은 것은 울산시의회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애당초 폭력 행위가 없었다면 내가 입원할 일도 없었을 테고 따라서 공상처리위원회도 없었을 거 아닌가. 그리고 아직 심의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다. 보험사도 보험금 지급 요청이 들어오면 하나하나 심의하지 않나? 원칙대로 공정하게 심의를 하고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총 입원비용에만 집중해서 이야기하는 건 너무 급한 거 같다. 마지막으로 동료의 고통마저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그런 분들을 대신해서 사과를 드리고 싶다. 안도현 시인의 말처럼 그날은 절대로 쉽게 오지 않고 깨지고 박살 나 온몸이 너덜너덜해진 다음에 온다지만, 직접 겪어보니 두 번 너덜너덜해지는 건 사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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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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