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도매상가, 수산소매동 공개입찰 후 휴유증 심각

이동고 기자 / 기사승인 : 2020-01-08 22: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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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과잡화동 상인들 “울산시는 공공재산으로 돈놀이 하는가” 반발
수산물소매동 경매낙찰가 적용하면 2평에 월임대료 500만원 수준
▲ 울산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청과잡화동 상인들이 점심시간 시장 입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공개입찰은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며 유예기간을 요청하고 있다. ⓒ이동고 기자

 

[울산저널]이동고 기자=  청과잡화소매동 상인들은 지난 3일 오후 12시 30분 농수산물시장 정문에서 시위를 벌였다. 현수막에는 “생존권 대책 마련을 위해 유예기간을 보장하라”라든지 “상상초월 1000%까지 치솟는 입찰가격, 공공재산으로 돈놀이하는 울산시”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와는 별개로 화재가 났던 수산소매동 건물은 개인입찰로 상가동의 주인이 바뀌었고 지난 2일 임시천막 철거를 둘러싸고 철거반과 상인들이 충돌했다. 단수가 이뤄졌고 철거반들은 수산소매동 임시천막 위로 올라가 칼로 천막을 찢는 등 압박을 가했다.


수산소매동 임시천막 상인들은 현재 상인연합회 조직이 와해 직전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수산물소매동 상인연합회 회장이 입찰에 참가해 낙찰돼 조직을 떠났고 남은 상인들도 몇 명 단위로 자신의 상가터로 이동하려고 계획을 세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책을 세우지 못한 영세상인들로 지금 상인연합회에는 생존대책위 상인들만 남은 상태다. 이들은 화재로 인한 가설천막 설치와 활어 피해 등으로 저리융자라고 했지만 부채가 적게는 2000만 원에서 많게는 4000만 원 정도 진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생존대책위 총무는 “지난 30년간 2평 남짓한 상가는 수의계약 금액이 갱신을 거듭해 지금은 연 600만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12개월로 보면 월 50만 정도라서 바깥에서 보는 30년 동안 잘해 먹지 않았냐는 것은 잘못 알고 하는 소리”라며 “결코 낮은 임대료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총무는 또 “공개입찰로 낙찰된 5000만 원에서 6000만 원을 적용한다면 2평에 한 달 임대료를 500만 원 가까이 울산시가 받아가는 것”이라며 “내 가게도 잘되는 편이지만 그런 임대료를 적용하면 소득은 하나도 없게 된다”고 말했다. 상한가 낙찰은 수산물소매동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도 수산물 가격이 대폭 오르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작년 1월 화재 당시에도 건물이 지어지면 수산물상인들은 현재 수산물소매동으로 들어갈 것으로 믿고 있었다. 상인들은 수산물소매동 화재 당시 송철호 울산시장은 작년 7월 4일 오후 3시 재축 착공식에서 건물을 조속히 완공해 피해를 본 상인들이 별 문제 없이 복귀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농수산물도매시장 재축공사 기공식 행사 개요에는 울산시장이 기념사를 한 것으로 돼 있고 당시 기념사는 유튜브에 올라 있다.

 

송 시장은 번영회장을 언급하며 “부지런히 열심히 노력해서 최단 시간 내 원래 공간보다 훨씬 더 좋고 시민들이 사랑하고 편하게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며 “용기 잃지 마시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기념사를 했다. 임시천막에 남은 생존대책위 총무는 “최소한의 요구는 현재 겨울철이고 생존대책위 사람들이 옮길 시간 정도는 보장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울산시 입장에서도 공유재산관리법이 2006년에 생겼지만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유지해오다 장부가액에 대한 해석을 잘못했다는 2018년 행정감사 지적으로 관련 공무원들이 징계를 받았고, 한 해 동안 유예기간을 거쳐 농수산물시장의 산적한 문제를 푸는 과정에 공교롭게 화재가 났다.

 

화재 당시 송철호 시장은 물론 시의회의원들이 홍보부스를 설치해 상가주민을 돕자는 캠페인도 벌였기 때문에 수산물소매동 상인들 대부분은 재축공사 때 송 시장의 기념사도 있었고 건물이 재건축되면 원래대로 수의계약으로 돌아간다고 믿었다. 특히 생존대책위 총무는 “영세상인들은 다 장사만 해 온 사람들이라 공개입찰로 바뀌는 과정에 정보를 충분히 듣지 못했다”고 억울해하고 있다.

 
물론 수산물소매상인들도 공유재산을 전전대하는 등 문제는 있었다. 수산물소매상인들도 공유재산법 20조 ‘사용수익 허가를 받은 자는 그 행정재산을 다른 자에게 사용 수익하게 해서는 안 된다’라는 규정을 어기고 재임대(전전대)를 하는 방식이 곳곳에서 이뤄졌다. 이는 현금 회전에 빠른 수산물소매동의 오래된 병폐였지만, 소유주인 울산시의 관리감독 소홀에도 원인이 있었다.


공유재산 전전대 뿐만 아니라 식품위생관리법 허가를 받지 않은 상가 등 산적한 관리상의 허점이 화재 후에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수산소매동 영세상인 사이에서는 공교롭게 화재가 나고 갑자기 공개입찰로 돌아선 것을 보면 울산시가 여러 문제를 한꺼번에 털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는 듯하다는 등 말이 많았다. 울산남부소방서가 밝힌 화재 원인은 전기적 원인으로 방화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감식 결과가 나왔다.


수산물소매시장의 공개입찰에 이어 청과물잡화소매상가도 울산시가 원칙적으로는 공개입찰을 통보한 상태지만 상인들의 반발이 심한 상태다. 현재 청과물잡화상인들은 상권이 더 불안한 상태다. 원래 이곳을 찾던 단골 손님들이 벌써 현대화된 진장동이나 학성동 시장으로 분산되기도 했고 오래된 단골 수는 날이 다르게 줄어드는 실정이다. 잡화동 상인들은 확정된 울주군 율리 신축 건물로 이동하는 것은 꿈도 꾸지 않는다며 다만 이전할 때까지만 생계를 보장해달라는 입장이다. 50~60대 이곳에서 청과잡화만 해오던 상인들이 어디서 생계를 이어갈 것이냐며 울산시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상인들은 “앞선 수산물동 공개입찰이 원래 수의계약금의 1000%를 뛰어 넘은 것은 청과잡화동 상인들에게도 곧 닥칠 일”이라며 “울산시가 공공재산으로 돈놀이를 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2006년 만들어진 공유재산관리법에 근거 개별입찰을 눈앞에 둔 잡화청과상들은 현재 협동조합을 사회적협동조합 방식으로 전환해 울산시와 수의계약 방식을 제안해 협상하고 있다. 상인들은 대구와 부산지역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사례를 찾아 이전을 앞둔 6~7년 정도의 시간에 계속 장사할 권리를 보장받는 방법을 겨우 찾았다고 전했다.


청과잡화동 상인연합회 회장은 “우리도 수의계약 시 현실화된 금액을 생각하고 있다”며 “아무런 대책 없이 떼쓰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고령화된 영세상인을 공개입찰로 내치는 것만 철회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울산시 농축산과 담당 공무원들도 자신들은 위에서 지시를 받는 어쩔 수없는 입장이라며 볼멘소리를 한다고 했다. 협상의 핵심은 자연스레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 향해 있다. 이들은 곧 농수산물도매시장 입구에 천막으로 농성장을 만들어 자신들의 요구를 더 강하게 알릴 계획이다.


한편 농수산물도매상인들은 이들 소매동 상인의 입장과 달랐다. 소매동 상인들은 도매상인들이 공개입찰 결과에 따른 새로운 상가주인 배치를 바라는 듯이 행동해 영세상인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비판해 공개입찰을 둘러싸고 내부 분란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동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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