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장터 반려동물 놀이터 동구청-의회 찬반 논란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1-01-12 22: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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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구청이 반려동물 놀이터를 조성하려고 추진하고 있는 옛 방어진 공설화장장 부지.

 

[울산저널]이기암 기자=동구 옛 방어진 공설화장장 부지에 반려동물 놀이터를 추진하려는 동구청에 대해 동구의회의원들이 사업부지의 적절성 문제를 거론하며 구청과 의원 간 마찰을 빚고 있다. 동구가 반려동물 놀이터로 선정한 부지는 화정동 산160-2번지 일원으로 애견 운동장과 애견 놀이기구를 갖추고 1600㎡ 규모로 조성되며 사업비 3억 원을 전액 시비로 부담하기로 했다. 

 

동구는 옛 공설화장장 부지인 이곳에 대해 지난해 울산시에 공유재산 무상사용 허가승인을 얻고 지난달에는 울산시 특별조정교부금 3억 원을 확보했다. 관련 기관 협의와 행정절차를 거친 후 오는 5월에 착공, 7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동구의회의원들은 놀이터 조성에는 찬성하지만 이곳이 반려동물 놀이터 사업부지로 적절치 않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동구가 반려동물 놀이터를 추진하고자 하는 해당 부지의 울산공설화장장은 지난 2012년 울주군 삼동면으로 이전한 후 폐쇄됐는데 당시 울산시는 화장장을 이전하면 동구 주민에게 필요한 시설 건립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이후 동구는 2012년 11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울산발전연구원을 통해 화장장 인근 부지에 대한 ‘문화 및 주민여가 활용시설 건립 용역’을 실시했고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도 열었다.
 

당시 울산교육연수원과 복합문화관 동시 건립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울산교육연수원이 북구로 가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동구복합문화관 건립이 추진됐다. 이 계획은 2018년 3월 동구의 공유재산 관리 계획, 2018년 10월에는 울산시와 동구 중기지방재정계획에 각각 반영됐다.

 

동구복합문화관 세부 사업계획을 보면 동구 화정동 산160-2번지 일대(구 화장장) 부지 4080㎡에 연면적 2400㎡(3층) 규모로 주요시설은 문화갤러리, 봉수대전시관, 향토사전시관, 문화원 등이 있다. 총예산은 84억 원으로 균특보조금 30억, 시비 23억, 구비 30억 등으로 책정됐지만 2018년 10월 시 지방재정 투자심사에서 구비로 준비해야 할 부지매입비 7억3000만 원이 확보되지 않아 투심에서 반려됐다.
 

이후에도 동구복합문화관을 건립하겠다는 동구의 의지는 계속됐으며 2019년 구정 주요업무 보고에서 당시 행정지원국장은 ‘시비 추가 확보에 노력함과 동시에 복합문화관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갑자기 동구청은 해당 부지에 반려동물 놀이터를 조성하겠다고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동구의원들은 “동구는 복합문화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올해 1월 초 담당 부서로부터 구 화장장 부지에 반려동물 놀이터를 조성하겠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추진사항 확인 결과 지난 2020년 9월 구 화장장 부지 대상지 선정, 10월 공유재산 무상사용허가, 12월 시 특별조정교부금 3억 원 확보 등이 진행됐고 2021년 7월에 사업을 준공하겠다는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놀이터 추진과정, 소통 없어”
“대왕암, 쇠평어린이공원에 조성해야”


의원들은 반려동물 놀이터 건립 추진 과정에서 동구의회와의 소통, 동구 주민들의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입장이다. 폭넓은 논의가 먼저 이뤄진 후 신중하게 사업이 진행돼야 하지만 반려동물 놀이터 계획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올해 1월 초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통보만 했을 뿐 동구의회에는 다른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의원들은 “지금 계획대로 반려동물 놀이터를 구 화장장 부지에 조성한다면 울산시가 약속하고 그동안 동구가 추진해오던 복합문화관 건립을 스스로가 포기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하루빨리 추진돼야 할 복합문화관 건립이 최소 몇 년은 더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 의원들은 복합문화관을 원하는 주민들을 위해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 사업의 타당성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어야 하는데 이 또한 생략된 채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됐고 보도자료를 통해 갑자기 통보하듯 주민들에게 알려졌다는 것도 매우 부적절했다는 입장이다.
 

동구는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 보도자료에서 정부의 생활SOC 사업공모를 통한 ‘화정공원 어울림문화센터’ 조성 사업을 통해 주민문화복지공간을 확충한다고 언급했는데 이도 적절치 않다고 의원들은 주장했다. 화정공원 어울림문화센터는 시설 규모나 성격 면에서 복합문화관을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시설이라는 것이다. 동구 입장에서는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였겠지만 복합문화관이 배제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원들은 “동구는 울산지역 5개 구‧군 가운데 문화 인프라가 가장 낙후돼 있고 특히 동구문화원은 지은 지 30년이 넘어 곳곳에 비가 새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며 “구 화장장 부지에는 반려동물 놀이터가 아닌 기존에 검토‧추진되던 복합문화관 건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려동물 놀이터를 공원개발 변경용역이 진행 중인 대왕암공원이나 평소 주민들이 반려견과 산책을 많이 하는 쇠평어린이공원 일대에 조성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며 “시민들이 많이 찾는 명소이자 접근성도 훨씬 뛰어난 이곳에 반려동물 놀이터가 조성되면 동구 주민의 편의성뿐 아니라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동구청은 지난 2019년 옛 화장장 부지에 복합문화공간 건립과 관련해 도시관리계획결정을 심의하고 추진 여부를 검토했지만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될 경우 현재의 진입도로로는 대형차 이동 등이 불편해 진입도로 확장을 위한 도시계획결정이 수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입도로 확장 및 도로개설 예산 확보 사항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아 도시계획위원회의 재심의가 필요한 것으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또한 복합문화회관 건립 시 구비 30억, 시비 23억, 국비 31억 등 총 84억 원이 확보돼야 하지만 열악한 구 재정 형편상 구비 30억 원 확보가 어려운 현실이며 시유지인 옛 화장장 부지에 대한 무상양여 등 여러 가지 행정 협의 사항 등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구청은 또 옛 화장장 부지가 주택가와 떨어진 염포산 자락에 위치해 주민 접근성도 떨어지는 점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장소 변경 등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옛 화장장 부지 가운데 사용가능한 부지를 활용해 3억 원의 적은 예산으로 반려동물 놀이터를 추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또 반려동물 놀이터를 대왕암공원 등에 설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울산시에 협의한 결과 부적정하다고 이미 통보를 받았으며 대왕암공원 안에는 충분한 공간 확보가 어렵고 일반 관광지로서 반려동물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동구청은 기존에 검토했던 복합문화공간과는 별도로 지역 주민문화복지를 위해 정부의 생활SOC 사업공모를 통해 국비 23억5000만 원과 시비 13억4000만 원을 확보해 공동주택과 전통시장, 동행정복지센터와 가까운 화정공원에 내년 준공 목표로 ‘화정공원 어울림문화센터’ 조성을 추진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동구청 관계자는 “공설화장장 철거 이후 8년간 방치되고 있는 화장장 부지의 미관을 개선하고 그 옆의 등산로를 즐겨 찾는 주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반려동물 놀이터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의회에서 추가적인 요구를 하며 사업을 지연시키는 것은 사실상 행정에 대한 발목잡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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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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