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절벽에 몰린 사람들, 울산형 기초생활보장 사업 추진하자

이승진 나은내일연구원 이사 / 기사승인 : 2021-01-20 00: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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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울산

코로나19 ‘3차 확산’ 이후 생계 관련 뉴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상당 숫자의 자영업자들이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정책 때문에 1년 가까이 희생해왔다. 더 이상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 집합제한업종이나 집합금지업종에 속한 자영업자 단체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국회와 정부에 생존 대책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고용시장 역시 ‘초토화됐다’는 표현이 언급될 만큼 심각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 이후 20여 년 만에 가장 큰 고용 감소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취약계층은 당장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안전망이 점점 더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숫자는 ‘폭증’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마땅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노인들의 상황은 더 암담하다. 그나마 월 20만 원 수준에서 지급받던 노인일자리 사업도 대부분 작년 12월부터 중지되면서 생계 자체가 막막해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필자가 만난 노인들 상당수가 자신과 주변 지인들의 어려운 처지를 호소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역 복지관이 휴관하고 급식이 중단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복지관과 역할을 분담하거나 연계해 왔던 자원봉사단체의 도시락 배달 사업과 반찬 나누기 사업 역시 집합금지 때문에 자원봉사 인력을 모으기도 어렵다. 후원금도 많으면 80%까지 줄었다고 한다. 전통적인 사회복지 전달체계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이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일단 정부는 올해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다. 노인가구와 한부모가구가 우선 적용되고, 내년부터 모든 가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될 전망이다. 신청자격 기준이 되는 중위소득도 해가 바뀌면서 평균 3% 정도 인상됐다. 다만 부양의무자의 가구 소득이 연 1억 원(월평균 834만 원) 이상이거나 재산(금융재산 제외)이 9억 원 이상일 때는 그대로 적용된다. 소득과 재산이 높아도 여러 이유로 부양하지 않는 경우들이 있으니 사각지대가 발생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면 독거노인 가구를 예로 들어보자. 생계급여 대상자 대부분이 1~2인 가구이고, 상당수가 노인층이라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은 182만7831원이다. 여기에서 ‘소득인정액’이 30% 이하일 때 생계급여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으니 월 소득이 54만8349원 이하면 일단 신청자격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울산시에는 정부의 복지제도 사각지대를 일부나마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 있다. 송철호 시장 복지공약에는 시민들의 소득-주거-건강-교육-돌봄 정책을 생애주기에 맞춰 수립한 ‘울산시민복지기준’이 있다. 정부 복지제도 기준의 문턱을 울산지역 소득과 물가 등을 반영해서 조금 더 낮춘 모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안에 ‘울산형 기초생활보장 사업’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담당 부서(복지인구정책과)에서 2년째 신규시책으로 건의했지만 예전 같지 않은 재정 상황 때문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해 시청 정책자문기구인 미래비전위원회(시민복지증진분과)가 주요 건의사항으로 상정하면서 힘을 실었다. 


울산형 기초생활보장 사업은 주로 정부가 지원하는 생계급여 수급자 가운데 탈락한 사람들이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진입 문턱을 조금 더 낮춰주자는 것이다. 사업이 시작된다면 5개 구·군 200가구의 250명이 우선 대상이 된다. 4인 가구 기준으로 매월 50만 원 후반대의 ‘울산형 생계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다. 독거노인처럼 1인 가구는 월 20만 원 초반대에서 지급받게 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시장과 고용시장 모두 암울하다. 회복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럴수록 정부와 지자체는 적절한 복지 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마을 중심의 경제생태계를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 아무리 언택트 시대라 할지라도 결국 지역사회는 마을공동체에 의해 돌아갈 수밖에 없다. 주민 중심의 마을경제가 활성화된다면 그 마을의 복지 사각지대는 주민들 스스로 챙겨나가게 될 것이다. 그게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그 전 단계에서 울산형 기초생활보장 사업부터 시작하자.


이승진 나은내일연구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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