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더 나은 재건’을 위하여

이영순 전 울산동구청장 17대 국회의원 / 기사승인 : 2021-01-20 00: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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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여성

2019년 말부터 시작됐던 코로나19 팬데믹은 2021년 새해를 맞이하고서도 전 세계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위기는 더 이상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할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위드-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이제는 코로나 위기 속에 살면서 적응과 극복을 어떻게 할 것인지 연구해야 할 때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때문에 그간의 사회적 시스템이 멈추게 되면서 가정의 역할이 중요해 졌다. 학교가 문을 닫고 공공기관이 가장 먼저 폐쇄되면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가정에 머물러야 했다. 그러나 이는 곧 여성에게 더 큰 부담을 주게 됐다. 


전문가들의 조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이나 스트레스가 남성(49.3%)보다 여성(66.0%)이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자녀를 돌보는 시간에서도 맞벌이 부부 가운데 여성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1시간 44분을 더 할애하는 것에 비해 남성은 50분가량 자녀 돌봄 시간이 증가했다고 조사됐다. 전 세계 공식 근로자의 39%가 여성이며 이중 54%가 코로나19로 인해 실업 상태라고 한다. 일방적인 해고도 있지만 자녀를 돌봐야 하는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여성이 사회적, 경제적 활동보다 가정을 돌보는 것을 1차적인 일로 여기며 살았던 과거로 되돌아가는 매우 우려스러운 현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전 세계에 걸쳐서 각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로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육아와 가사 노동이 여성에게 집중되면서 전문직인 의학·생명과학 분야 여성 연구자의 연구 참여가 현격하게 줄었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긴급한 재난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연구에 전념해야 할 중요한 여성 인력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치유를 위해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보건·의료계 종사자의 70%가 여성이다. 이들뿐 아니라 다양한 각 분야에서 여성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과정에 결코 무임승차하지 않고 헌신적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여성에 대한 폭력은 30~60% 증가하는 등 여성에 대한 불평등은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세계 곳곳에서 경험하는 가정, 의료 최전선, 노동시장 등에서의 취약한 여성의 현실은 누가 봐도 평등하지 않다. ‘재난이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닥쳐오는 것 같지만 여성에게 더 많은 고통을 감내하게 한다’고 지적한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작가의 말을 다시 한 번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여성이 수행하는 가사노동과 자녀 돌봄노동 등의 무급노동에 대해 경제적 가치를 측정한 국내연구(2019)가 있다. 연간 남성 228시간에 비해 여성은 598시간으로, 여성의 노동가치를 ‘대체비용법’으로 계산하면 연간 최소 17조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코로나19 이후에는 가정 내 무급노동시간이 늘어났으므로 그 가치는 더욱 증가했을 것이다. 가정의 책임을 확대해 여성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무급노동에 의존하는 코로나19 위기 대응 방식은 더 이상 좋은 대안이 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은 젠더 렌즈 없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완화한 정책적 노력의 효능이 반감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성평등 사회가 심각한 불균형을 가진 사회보다 더 번영하고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세계의 의사결정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성평등을 실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국제사회는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양극화가 심화하고 인종과 성차별 등의 불평등과 다양성을 추구하지 않는 혐오 등이 더욱 증가한 것에 대해 우려하면서 코로나19 이후에는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BBB)이 이뤄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즉 좋은 삶과 지속가능한 회복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등과 다양성을 보장할 때 지속가능한 좋은 삶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위기 이후 더 나은 세상으로 재건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영순 여성의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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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순 전 울산동구청장 17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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