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쓰는 법>을 읽고

김수복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회원 / 기사승인 : 2021-01-21 00: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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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평을 ‘서평’하다

 

이 책은 서평가 이원석 자신이 쓰고 있는 서평 방법을 소개한 책이다. 이원석은 1973년생으로 2013년 <거대한 사기극>이라는 서평집으로 출판평론상을 받았다. 그는 서평 쓰기가 독서의 심화이자 완성이며 자신이 지적으로 독립된 존재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한다. 


책의 구성은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서평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서평의 본질과 목적에 대해 이야기하고, 2부에서는 ‘서평을 어떻게 쓸 것인가’와 관련해 서평의 전제, 요소, 방법 등을 설명한다. 


이원석은 서평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기 위해 독후감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다. 독후감은 책 읽은 느낌을 담는 것이기에 직접적이며 정서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서평은 읽은 책에 대한 사유를 담는 논리적인 반응이며 메타 성찰로 본다. 또한 독후감이 내향적‧주관적‧독백적이라면, 서평은 외향적‧객관적‧대화적이다. 서평은 책을 읽는 다른 이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며 서평가의 해석과 평가를 독자에게 전달하고 설득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원석은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양가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 면으로는 책에 대한 숭배자가 되고, 다른 한 면으로는 비판자가 돼야 한다. 책에 흠뻑 빠져들어 공감의 해석이 선행돼야 비판의 해석도 충분히 그 몫을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설명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이해가 앞서야 제대로 된 비판이 가능하다. 이것은 서평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독서가가 가져야 하는 책에 대한 예의다. 


이원석은 서평의 핵심요소가 요약과 평가라고 강조한다. 충실한 독자는 책의 핵심을 명확하게 도출하고, 자기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요약이라 하더라고 그것 자체가 서평이 되지는 않는다. 책에 대한 평가가 들어가야만 한 편의 온전한 서평이 된다. 왜냐면 서평의 본질은 평가에 있기 때문이다. 


이원석은 이 평가를 ‘맥락화’로 표현한다. 내부적으로는 논리와 구조의 맥락화가 기본이다, 이 기본 바탕 위에 해당 도서의 역사적 맥락을 나타내는 통시적인 것과 현재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공시적인 것까지 포함해야 한다. 또한 다른 저작과 사상, 인물들에 관한 비교를 통한 맥락화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하나의 책을 다른 책과 연결해 특정한 자리를 찾아주는 것이 서평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장황하다. 이원석은 머리말에서 ‘본질부터 기술까지, 서평의 모든 것’에 대해 설명하려 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것이 이 책의 한계가 돼 버린다. 작가는 본질부터 기술까지, 서평의 모든 것을 담아내고 싶었겠지만 기본과 심화 부분이 섞여 있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몰입도가 떨어지게 한다. 서평의 기본 부분과 심화 부분을 나눠 체계적으로 설명했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에서 가장 인정하기 힘든 부분은 서평의 역할에 대한 작가의 태도다. 이원석은 서평가가 나쁜 책이라고 규정한 책은 읽을 필요가 없으며, 이렇게 말하는 서평가의 행동을 살신성인이라고 칭찬한다. 그러면서 서평은 공익에 기여하는 훌륭한 봉사라고 말한다. 이것은 지나친 독선이며 이원석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쁜 책, 좋은 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독자, 나쁜 독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설령 내용이 부실한 책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 책을 읽고 부실한 책이었음을 아는 것도 그 책을 통해 배운 것이다. 독서가가 어떤 마음으로 책을 대하느냐에 따라 그 책의 평가는 달라진다. 그 판단은 책을 읽는 독자의 몫이다. 


덧붙여서 이 책에서 에필로그로 쓴 ‘서평의 오늘과 내일’ 부분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원석은 ‘서평의 오늘’에서 우리나라의 서평은 책 정보에 치중돼 있고 심층적 서평이 부족하며, 일부는 비판보다 공치사에 치중한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서평의 내일’에서는 서평이 양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일반 대중의 서평이 폭증하고 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모든 독자의 작가화 현상은 계급 사회가 해체하는 것을 도우며, 건강한 공론장의 활성화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 책이 서평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소개하려 했다는 점은 아쉽지만, 책을 읽을 때 독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태도에 대한 설명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런 기본적인 연습들이 쌓여 제대로 된 서평 쓰기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부제는 ‘독서의 완성’이다. 독서가 개인의 삶을 온전하게 하는 방편이 될 수 있다. 그 온전한 삶을 혼자만의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에 서평 쓰기가 좋은 보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단 한 줄의 서평이라도 쓰는 것이 우리가 사는 사회를 좀 더 건강하게 만드는 초석이 될 수 있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사유하고, 더 많이 써야 할 이유다. 서평 쓰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김수복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인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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