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Zero)가 힘들다면 로우(Low)부터

김은아 채식평화연대 회원 / 기사승인 : 2020-12-02 00:00:44
  • -
  • +
  • 인쇄
모든 변화는 작은 행동에서

벌써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달이다. 소비와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꾸준히 해오던 채식위주의 식단과 최소 소비의 실천이 어느덧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몸에 밴 생활이 됐다. 식단의 변화와 함께 로우 웨이스트(low waste)에 대한 다짐과 실천도 같이 해왔는데,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라면 더 좋았겠지만 채식으로의 식단 변화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던 터라 쉽게 접근해보자는 데 의미를 두고 해왔던 쓰레기 줄이기도 제법 자리 잡힌 듯하다. 


2006년부터 14년간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해온 세계적인 제로웨이스트 실천가 비 존슨(Bea Johnson)이 제안하는 제로 웨이스트 실천 노하우 중 내가 실천하고 있는 세 가지(3R)이다.1단계는 거절하기(Refuse). 장을 보거나 음식을 포장·배달시킬 때 주는 일회용품들을 거절하는 것이다. 분식류의 음식을 좋아하다보니 종종 음식을 포장해오곤 하는데, 그때마다 개인용기를 챙겨 다닌다. 처음에는 분식점 점원이 번거로워하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환경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란 생각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 개인용기에 포장하는 것을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 날은 일회용을 쓰지 않고 담아가는 것이 보기 좋다며 이후로는 내가 가져간 용기를 먼저 찾았다. 이렇게 노력한다고 해도 마지못해 일회용품을 써야할 경우도 생긴다. 이때는 같이 제공되는 플라스틱재질의 뚜껑이나 빨대, 비닐은 거절한다. 어쩌다 시켜먹는 배달음식에도 나무젓가락과 플라스틱 수저, 냅킨 같은 것들은 미리 빼달라고 요청한다. 


2단계는 줄이기(Reduce). 사용하지 않거나 필요하지 않는 물건들을 중고거래 앱이나 지역 맘카페를 통해서 필요한 사람과 거래하거나 전달하는 것으로 사용가능한 물건들을 폐가전이나 폐기물로 배출되지 않도록 했다. 내가 필요한 물품들도 새로 구입하기보다는 먼저 중고거래를 알아보고 구입하기도 한다. 사용하지 않아 쌓아뒀을 때는 유사한 물품들을 또 사는 경우가 종종 생겼는데, 이런 물건들을 꺼내 정리하다보니 내가 어떤 종류의 물건을 충동구매하고 있는지 보였고, 그 후로는 관심 가는 물건이 있어도 섣불리 구입하지 않게 됐다. 자연스레 사들이는 물건이 줄어들었고, 필요한 것만 고르다보니 포장쓰레기도 같이 줄어들게 됐다. 


3단계는 재사용(Reuse). 장을 보면서 생기는 일회용 용기들이 제법 많다. 포장이 과한 제품들이나 낱개 포장이 지나친 제품들은 잘 사지 않는데도 나오는 양이 적지 않다. 분리배출로 재활용된다하더라도 그중 일부는 잘 씻어 말려 재사용하고 있다. 유리병에 들어있던 소스류의 용기는 양념통으로 재사용하고, 패트병이나 플라스틱 통 종류는 각종 곡물류나 정리가 필요한 물건들을 넣어 보관용도로 재사용한다. 그밖에도 용도에 의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기보다 재사용하다보니 배출되는 분리수거품과 쓰레기양이 많이 줄어들었다. 


내가 가진 물건, 내가 산 물건들로 쓰레기를 만들지 않거나, 적은 양의 쓰레기만 남기려는 노력 덕분에 거리낌 없이 사들였던 소비습관은 나만의 기준을 세워 계획적으로 할 수 있게 됐고, 꼭 필요한 소수의 물건만 소유하겠다는 다짐과 실천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더 잘 관리할 수 있게 해줬다.


환경을 위한 노력들이 때로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단점들을 가져다주기도 했지만, 눈에 띄게 줄어든 쓰레기와 정돈돼가는 물건들을 보면서 만족감이나 여유라는 장점도 경험할 수 있었다. “쓰레기 없는 삶이 불편하지 않냐”라는 물음에 “쓰레기 없는 삶이 더 편하고 좋다”는 비 존슨의 답변에 적극 공감할 수 있었고,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길 희망해본다.


김은아 채식평화연대 회원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은아 채식평화연대 회원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