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주(山主)와 소통하기 위한 ‘산주포럼’을 설치하자

김종관 농학박사,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대표 / 기사승인 : 2021-01-27 00: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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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숲 포럼

산림의 기능

산림의 기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환경적 기능이고 다른 하나는 생산적 기능이다. 환경적 기능은 산림이 건강하고 지속가능하게 생태적으로 관리돼 쾌적한 생활환경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게 하는 것이다. 적정한 산지 관리로 산사태와 산불 등 각종 재해를 방지해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으로 휴양 치유 등 산림복지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이러한 기능증진 사업은 공공사업으로 국가가 수행 주체가 된다.


생산적 기능은 의식주 등 국민이 필요로 하는 물자를 생산 공급해 국민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능은 바로 임업경영 활동의 대상이 된다. 가치 있는 수종으로 산림을 조성하고 적정하게 가꿔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건축자재, 바이오매스, 부산물, 먹거리, 단기임산물 등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능의 수행 주체는 산림소유자 즉 산주(山主)와 임업경영자다. 이러한 기능을 증진하는 산업을 육성하는 목적은 산림소득 증대에 있다. 소득 향상 활동은 경영자와 산주의 몫이며 경영자와 산주가 하는 것이다.

경영할 주체가 부실하다

우리나라는 사유림이 많고 대부분의 사유림은 소유 규모가 매우 작은 영세사유림이다. 울주군도 전체 산림면적의 88%, 약 4만6000ha가 사유림이며 대부분의 사유림은 그 소유 규모가 매우 영세하다. 이 영세한 산림의 소유자는 평균 약 2ha 정도를 소유하고 있어서 적정한 임업경영을 영위하기 어렵다. 주업적 임업경영을 위해서는 경영 규모가 적어도 100ha 이상이 돼야 정상적 임업경영이 성립될 수 있다고 한다.


이 영세한 산림소유자는 수십 년의 장기간이 소요되는 목재생산 산림경영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이 영세한 산주들의 대부분은 해당 산림을 조상으로부터 상속받아 경영행위는 하지 않고 조상의 묘소로 이용하는 등 그냥 소유만 하고 방치해 두고 있는 실태다. 조상으로부터 상속받지 않고 본인이 직접 매입한 산주는 산림경영보다는 부동산 투자를 목적으로 하기도 하고 극히 일부는 과수원이나 특용작물 재배 목적으로 귀촌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영세산주들은 산주 각자가 독자적으로 자신의 산림을 경영할 주체로서는 매우 부실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영세산주들의 산림을 산주들의 자유의사에만 맡겨두면 계속 방임과 방치가 되풀이된다. 이 영세사유림의 산림경영을 규모화해 집약적 경영관리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산주와 정부와 주민 등 지역사회 구성원 전체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경영주체를 육성함이 바람직하다. 사회적 공동경영 주체가 육성돼야 잠자고 있는 영세사유림을 경영의 영역으로 정착시킬 수 있다.

임업진흥과 일자리 창출

‘임업(林業)’이란 임지라는 토지 위에 숲과 나무를 가꿔서 산림자원을 조성하고 육성된 산림자원을 지속적으로 생산 가공해 소득을 창출하는 토지산업이다. 육성된 산림자원에서 생산된 임산물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목재이며 목재는 목재건축, 목재가구, 종이원료 등으로 사용된다. 과거에는 산림에서 생산한 임산연료가 국민 생활에 꼭 필요한 난방이나 취사용 에너지의 유일한 공급원이었다. 숲과 나무에서는 의약품의 원료나 공업용 화학약품 생산의 원료와 건강에 유익한 건강식품도 생산된다. 이러한 임업 활동이 과거에는 산림에 조성된 임목축적의 저하와 생산 환경의 미비로 활발하지 못했고 지금도 국민이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임산물은 외국자재 수입에 의존하는 등 국내 임업 활동은 저조하고 침체돼 있다. 40~50여 년 전 거국적 녹화사업으로 조성된 대부분의 산림은 4~5령급의 울창한 산림으로 발전해 활발한 임업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토대와 여건이 성숙돼 가고 있다. 


임업경영의 활성화에는 많은 일터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내재해 있다. 이제 과거의 황폐한 산림이 녹화에 성공해 산지에 조성된 임목의 축적이 평균 160㎥/ha 정도가 됐다. 일 년간 생장하는 임목의 양도 4~5㎥/ha 정도로서 이를 현금으로 계산하면 약 50만 원/ha/년 정도가 산지에서 생장하고 있다. 이중 2㎥/ha의 임목을 간벌 등으로 벌채해 이용할 수 있다.


울주군의 산림면적이 약 5만ha로서 ha당 2㎥의 목재를 생산한다고 가정하면 10만㎥의 목질 생산이 가능하다. 10톤 트럭으로 환산하면 약 1만 대의 목재 생산에 해당된다. 이러한 산림자원이 경영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방치돼 잠자고 있다. 이 잠자고 있는 자원을 간벌 등 적정한 관리 활동을 통해 가꾸고 이용하면 밀생된 숲을 건강하게 가꾸면서도 임업을 진흥시킬 수 있다. 임업진흥을 통해 건전하고 지속적인 많은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
 

▲ 산림 일터 조성과 산림 일자리 창출

산주포럼을 설치하자

사유림은 산주의 사유재산이다. 산사태 발생이나 산불 등 산림재난 발생으로 국민의 공공복리에 저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가가 산주의 생산적 경영행위와 경영활동을 쉽게 제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산주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산림의 경영활동을 태만하고 방치하더라도 정부가 행정력으로 그 경영행위를 강제하기도 어렵다. 


영세산주들은 자신이 소유한 소면적의 산림경영 활동이 자신의 생업과는 무관하므로 관심 밖으로 밀려나 경영활동을 방치하고 있다. 무관심한 산주들이 소유한 산림을 대상으로 입안된 정부의 사유림 지원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산주의 동의가 원만하게 성사되지 않고 집행된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영세사유림을 대상으로 한 임업육성 사업은 개개 산주가 독자적으로 전개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정부의 지원사업만으로 실행하기란 더더욱 어렵다. 또한 산림의 입지가 산촌지역 환경의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주민들의 협력과 참여 없이는 달성하기 어렵다. 따라서 영세사유림의 경영주체는 산주와 정부와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업적 공동경영 관리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해방 후 1950년대에는 지역 산림의 보호와 관리를 위해서 지역주민과 산주로 구성된 산림계(山林契)를 조직해 정부 주도로 운영함으로써 황폐한 산림을 조기에 녹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1970년대에는 독일 정부의 재정지원과 선진화된 임업기술 지원으로 10여 년간 사유림협업경영 국제협력시범사업을 울주군 일원에서 실행했고 그 결과로 사유림협업경영 모델을 개발했다. 1984년부터 정부는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사유림협업경영 모델을 전국에 보급하기 시작했고 이후 약 20여 년 동안 전국에 250여 개의 산주 산림경영협업체를 조직 운영했다. 그러나 2000년경 지속적인 정부 재정지원의 부족으로 사유림협업경영사업은 중단됐다.


사유림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세산주들의 의사는 표출 기회가 없어 임업 사회에 반영되지 못하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다. 영세산주들을 임업경영과 임업진흥 정부 정책 사업에 동참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산주 상호 간, 정부와 산주 사이에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소통의 장, 소통의 공간이 마련돼 원활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소통의 공간으로서 지역 단위로 대부분의 산주가 참여해 조직되는 산주포럼(山主forum)을 설치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 단위로 산주포럼을 조성해 소통의 공간을 확보하고 이 공간을 통해 수집된 여론을 모아 이 여론을 수용할 수 있는 협업경영, 대리경영, 위탁경영 등 적합한 공동경영조직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 울주 산주협업체 총회 모습(1980년)


산주포럼의 설치와 설립

기관과 산주 상호 간 소통과 협력의 공간을 조성하고, 자조적 경영능력과 자생적 협업조직을 배양하기 위해 산주포럼을 설립한다. 산주포럼 창구를 통해 육성할 수 있는 지역사회 마을기업의 콘텐츠로는 숲가꾸기 산림작업단 운영과 귀촌자 정착 지원, 숲케어 건강교실 운영과 숲유치원 등 교육과 휴양시설 조성, 목재와 임산물 공동생산 공급, 목재 및 산림문화 체험장 운영, 산림바이오매스 에너지 생산 공급 등이 있다.
산주포럼은 리·동 단위까지 설치하고, 지역 내 산림을 소유한 산주가 회원이 된다(속지주의). 포럼은 총회와 소통위원회로 구성하고, 소통위원회는 지역 산주를 대표해 산주들이 개진한 의사를 수렴하며 산주들의 권익 신장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지역주민과 산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한 공동사업을 집행한다.

 

▲ 산주포럼의 운영체계도

지원조직의 개편, 임업과 설치
시군 임업과(林業課), 경영지원센터, 산림일자리지원센터 등


해방 후 우리나라의 시군 최 일선 산림행정조직으로 산림계(山林係)나 산림과(山林課)를 뒀다. 산림과는 도 단위 조직인 사방관리소(서)와 함께 지역의 황폐지 복구사업과 녹화사업 수행에 주축이 됐다. 리동 단위에는 녹화사업에 필요한 인력 동원과 지역 산림 보호 및 산림조합비 징수의 수단으로 리동산림계(里洞山林契)를 조직 운영했다. 


일선 산림행정의 시군 산림과 조직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녹지과, 녹지공원과 등 그 명칭이 다소 변경되기는 했으나 지역 산림관리를 위한 유일한 조직으로 운영돼왔다. 산림과의 업무는 전통적 관습상 관내 도벌 방지 등 산림 보호를 위한 행정규제 업무와 산사태, 산불 등 재해 방지 및 녹화를 위한 식수와 육림 등 환경적 기능증진을 위한 업무가 주를 이뤘다. 산주의 소득 증대 등 임업진흥과 산림 일터 및 일자리 창출 등 생산적 기능증진을 위한 업무에는 경험이 미약하다. 임업진흥 및 일자리 창출 등 산림의 생산적 기능증진을 위해서 시군의 산림행정조직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농업정책과, 축산어업과 같이 경제산업 부문에 임업과(林業課)를 편성하는 조직개편이 필요하다. 임업과에서는 임업 생산을 조장하고 생산된 임산물의 가공 공급과 일터를 조성해 산주 및 임업인들의 소득을 증대하는 업무와 많은 산림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지원업무를 담당한다. 산촌 지역의 읍면 단위에는 산림일자리 창출을 위한 임업육성지원센터의 설립도 고려해볼 만하다. 


김종관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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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관 농학박사, 백년숲사회적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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