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박진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울산지부 회원 / 기사승인 : 2021-02-27 00: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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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칼럼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 모두에게 한두 가지씩 미루거나 다음으로 기약하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마스크를 벗고 외출을 하고 싶고 여러 사람과 거리를 두지 않고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관이나 공연장을 찾아가 그 분위기를 공감하고 싶거나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만나지 못한 친지나 친구들과 만나 식사 한 끼 하고 싶다 등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코로나 종식 후 가장 하고 싶은 것을 묻는 여러 설문조사에서 여행이 항상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 여행은 각자에게 다양한 의미를 부여할 것이다. 그리고 시간적 경제적 여유만 주어진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할 것이다. 예전보다 여행의 기회가 많아진 아이들은 여행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느끼며 잊지 못할 그들만의 추억들을 만들 것이다. 


아이들은 여행을 통해서 일상에서의 탈출이라는 자유를 맛볼 것이다. 차가 시동이 걸리거나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이륙을 시작하는 그 시점에 여행에 대한 기대감에 설레기도 하지만 여러 방향으로 엉켜져 있는 실타래를 끊고 날아 올라가는 풍선이 되는 짜릿한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여행의 시작이 주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 역시 학교, 집, 학원으로 쳇바퀴 돌 듯 생활하다가 여행으로 인해 낯선 장소에서 마주하는 사람들, 먹거리, 문화 등을 자유롭게 부딪히고 생각하게 된다. 일상에서는 정형화돼 그 틀에서만 움직임을 최소화했지만 여행지에서의 느슨함과 부모님들의 관대함에 아이들은 새로운 자유로움을 느낄 것이다. 


아이들은 여행을 통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든다. 가령, 우리 집은 국내외 여행 계획을 짤 때 항상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넣는 편이다. 아이가 학교에서 체험 활동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가게 되면 한 줄로 서서 한 방향으로 걷고 온다는 거다. 그래서 본인이 관심이 있거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유물이나 작품들을 자세히 볼 수 없다는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어서 관람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실컷 보게끔 해준다. 박물관에서 한나절을 보낸 아이는 경주박물관에서는 가운데 칸막이가 돼 있는 토기를 발견하고서는 신라 시대에도 짬짜면 그릇이 존재했다며 우리 조상님들은 역시나 똑똑하신 것 같다며 흥분했다. 독립기념박물관에서는 광개토대왕릉비를 보고 엄청나게 큰 규모에 먼저 놀라고 저 큰 비석을 바로 세우려면 어떻게 했을까 고민하면 광개토대왕은 비석의 크기만으로 봤을 때 엄청 위대한 왕이었을 거라며 자신만의 상상력를 발휘해낸다. 아이들은 본인이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한 것들이 토기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조각이든 화려한 신라 금관이든 그 속에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여행이 끝난 뒤에는 추억하며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기를 원한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간은 여행하는 동물 즉,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라고 했다. 인간은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 떠나려고 하는 것이다. 아이들 앞으로 점점 성장하면서 수많은 낯선 환경에서 만나게 되더라도 그곳에서 영원한 이방인으로만 남지 않고 그 낯선 환경과 사람들 속에 녹아들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여행을 통해서 배워나갔으면 한다.


박진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울산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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