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는 성곽도시

김유신 기억과기록 회원 / 기사승인 : 2020-09-23 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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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기록

2019년 버스를 타러 산전마을 쪽으로 내려가던 중 시끌시끌한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일부러 찾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깨어나라! 성곽도시 도시재생뉴딜사업현장지원센터(이하 현장지원센터)”라는 긴 이름을 가진 사무실을 보게 됐다. 그때는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지나쳤다. 


그로부터 얼마 뒤 그곳에서 연락이 왔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병영의 역사에 대해서 수업해달라는 부탁이었다. 병영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대학원 진학 이후에 병영으로 연구도 한 사람 입장에서 정말 흔치 않은 기회였다. 보통 울산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내가 주로 공부했던 근현대사나 병영이 아닌 반구대암각화, 울산왜성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마저도 기회가 잘 없어서 항상 소중하게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성실함을 발휘하곤 했다. 그런데 정확하게 내가 연구하고 다뤘던 것에 대해 해 달라니! 이런 기회를 놓칠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인연을 맺고 난 후 담당자와 종종 연락을 주고받았고,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찾아봤고, 조심스럽게 내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동안 내가 공부한 이유는 이런 곳에 쓰기 위해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내가 나고 자란 곳이라는 것도 ‘조금’ 작용했다. 


앞서 처음 현장지원센터를 봤을 때 그냥 그러려니 했던 것에는 이유가 있다. 이전에도 병영에서는 주민들이 주도한 도시재생(까지는 아니지만 비슷한)이나 (나름대로) 병영의 특색을 살린 사업 시도가 있었다. 병영성 정비를 하자며 서명운동을 하기도 했고, 옛날 병영에서 유명했다는 엿을 복원해 고급화시키겠다는 계획도 있었다. 사실 이런 것들은 내가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아는 것일 뿐, 대부분 주민들은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조차 모르고 넘어갔다. 그래서 제법 그럴듯해 보이는 현장지원센터 사무실을 보고서도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켜봤을 때 이전과는 분명히 다르다. 현장지원센터는 주민들과의 호흡을 중요하게 여겼고,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져왔다. 그 결과 프로그램의 수가 늘었고, 분야도 다양해졌다. 거기에 프로그램, 나아가 현장지원센터를 유지시켜주는 진짜 힘이라고 할 수 있는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주민들의 수가 늘었다. 


현장지원센터는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병영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앞으로 해나갈 것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게 공고해진 위치와 다양한 확장성을 가진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지금보다 더 활발한 활동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깨어날 성곽도시를 기대해 본다. 


김유신 기억과기록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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