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새롭게 부는 바람, 바이든과 기후 위기 대응

이종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2-17 00: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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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 해상풍력

미국 로드 아일랜드주 블록섬(Block Island)에서 약 6km 떨어진 해상에 세워진 블록섬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2016년 12월 가동을 시작한 미국 최초의 상업적 해상풍력단지다. 블록섬 풍력단지는 딥워터 윈드(Deepwa ter Wind)라는 회사의 주도와 로드 아일랜드 주 정부의 도움으로 세워졌다. 5개의 풍력 터빈으로 30M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것은 무려 1만70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블록섬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는 2015년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중에 시작돼 그의 임기 마지막에 준공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설치를 장려하며 기후변화 대응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 다음에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시행했던 친환경 정책들을 대부분 퇴보시켰다. 기후변화 자체를 ‘거짓말(hoax)’이라고 칭했던 그는 임기 중 파리 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하고, 대표적인 화석 연료 중 하나인 석탄 시장을 도리어 활성화하는 등 전임자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 블록섬 해상풍력 발전단지. 출처: John Supancic

하지만 최근 블록섬에서 시작된 바닷바람이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20일,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이끄는 새로운 행정부가 미국에 공식 출범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코로나19를 비롯한 미국 사회의 각종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통합(unity)’을 제시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의식과 행동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취임 첫날 각종 행정 명령에 서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를 돌려놓기 바빴다. 그는 “이 서명은 우리가 오랫동안 하지 않은 기후변화와 싸우는 것을 도울 것”이라며 기후변화에 대한 분명한 대응 의지를 보였다.

 

▲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 기후협정 탈퇴에 반대하는 미국 시민들. 출처: Scott Olson

취임과 함께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는 파리 협정에 재가입하는 것이다. 교토의정서 이후 '신(新)기후체제'를 알리며 2015년 새롭게 채택된 파리협정은 지구의 온도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섭씨 2도, 혹은 섭씨 1.5도 미만으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파리협정은 모든 협정 당사국에게 감축 의무를 지우기 위해 국가들이 취할 노력과 목표를 스스로 결정해 제출하도록 했다. 미국은 2025년까지 26~28%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지고 있는 의무의 차이가 불공평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파리협정이 미국의 경제와 산업 성장을 방해한다고 봤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친환경 성장의 선두 주자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미국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에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경제, 사회적으로 감수해야 할 부분이 많다. 따라서 파리협정 복귀는 바이든 대통령의 환경에 대한 의식과 적극성을 보여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구의 날’인 오는 4월 22일 전 세계 정상들과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 기후정상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공약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여러 나라 중에서 중국을 지목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내뿜고 있는 중국이 지금껏 세계가 함께 이뤄온 일들을 후퇴시키는 것을 경계했다. 회의의 주된 논제는 중국에 대한 규제일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 국가들의 해외 석탄산업 투자를 막겠다고 공약한 만큼 우리나라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또한 탄소중립과 그린뉴딜 정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만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 취임 연설을 하는 바이든 대통령. 출처: The White House

바이든 대통령은 약 2조 달러의 예산을 투자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할 것을 선언했다. 그는 공약 실현을 위해 파리협정 복귀에 이어 1월 27일 또 다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 행정명령은 2030년까지 해상풍력 발전량을 현재의 두 배 수준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 분야에 기술개발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고, 미국 노동자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내의 새로운 석유와 가스 시추가 중단되고, 화석 연료 산업에 들어가던 보조금은 삭감된다.


미국은 지난 4년 간 기후변화 문제에서 잠시 물러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만큼 ‘기후변화 선구자(climate change pioneer)’를 자처하며 공격적인 대응 의지를 보이는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무대에 화려하게 복귀한 것 같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기후변화 대응 의지를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와 나누며 지구촌의 더 나은 초록빛 미래를 향해 행동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 리더 자리의 탈환을 노리는 미국이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 리더십으로 친환경 국가의 위치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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