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선거와 진보진영의 선택

박영철 울산인권운동연대 대표 / 기사승인 : 2021-01-13 00: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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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코로나19로 점철됐던 2020년이 지나갔다. 뭐 하나 제대로 한 것은 없지만 무척이나 분주했던 기억뿐이다. 그리고 또다시 코로나19로 시작한 2021년, 백신과 치료제 개발 소식이 들려오고는 있지만 언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


2021년은 재보궐선거가 있는 해다. 서울·부산시장 빅매치는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과 연계돼 이미 과열되기 시작했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의 귀책사유로 치러지는 선거다. 더불어민주당 당헌 96조 2항에서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당헌을 바꿔 2021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요 지자체를 국민의힘에게 헌납할 수는 없다는 현실은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당헌조차 편법으로 바꿔가며 진행하는 것은 비판을 면키 어렵다. 눈앞의 유불리로 시민들과 약속했던 기본원칙을 스스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


울산도 예외는 아니다. ‘선거법 위반’으로 공석이 된 울산 남구청장과 울주군 기초의원선거가 치러진다. 더불어민주당은 역시 남구청장 재선거에 후보를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남구청장 재선거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처럼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을 한 것이 아니라 ‘선거법 위반’이라는 정치적 사안이기에 달리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면 타당한 주장같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민들로서는 중요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어찌 됐든 단체장의 귀책사유로 인해 재선거가 치러지는 것은 사실이지 않은가, 냉정하게 볼 때 그 억울함을 선거에 대입할 일은 아니다. 일반시민들이 보기에는 그저 염치없는 짓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선택은 분명 달라야 한다. 솔직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여당에게 지방권력을 몰아준 이유는 단순하다. 그동안 집권했던 보수정당이 개혁에 등 돌리고 민주주의의 진전을 막아왔기에 더불어민주당을 통해서 적폐를 청산하고 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개혁에 대한 열망을 표출한 것이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연일 계속되는 더불어민주당의 헛발질과 무능력에 이제는 실망을 넘어 분노하기 시작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곧 남구청장 재선거가 시작된다. 각 진영마다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몇몇 예비후보자들은 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는 누가 출마해도 진보개혁진영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지난 5~7대 지방선거 남구청장 역대 선거결과를 살펴보면 이는 더욱 명확하다. 보수정당의 득표는 43%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기본적으로 국민의힘 후보는 40%대의 콘크리트 지지층에, 우호적인 언론의 협조로 부동층에서 10% 정도를 보태 50%대의 지지율을 확보하면 당선은 따놓은 당상이다.


진보개혁진영의 입장에서는 결국, 일대일 구도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진보정당과 개혁세력이 합세해 ‘국민의힘 vs 시민후보’의 구도를 만들기 위한 정치적 결단만이 그나마 실낱같은 희망을 논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그래서 진보개혁진영의 대응이 중요하다. 지금과 같은 준비로는 멀어져가는 시민들을 되돌릴 수 없다. 각자가 조금씩 내려놓고 개혁진보진영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더 크게 열어놓고 희망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제라도 후보를 내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진보개혁세력과 함께 시민들을 위한 지방정부를 만들기 위해 백의종군하는 모습으로 이번 선거에 임해야 한다. 개혁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줘야 그나마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민주노총도 진보정당도 이대로 가면 희망이 없다. 그저 전통적인 지지자들을 규합하는 의미 이상을 획득하기 어렵다. 냉정하게 보면 시민들은 민주노총에 대한 정치적 지지에서 많이 멀어져 있다. 일부의 셈법처럼 노동자와 노동자 가족만 선거에 참여해도 이긴다는 순진한 사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홍세화의 주장처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를 배반하며 살고 있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지 않은가. 


정치를 통해서 사회를 바꿔보겠다고 한다면, 적어도 선거를 통해 집권하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있다면 때로는 과감하게 정치적인 선택도 할 줄 알아야 한다. 3개월 남짓 남았다. 이제는 현실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다시 묻는다. 남구청장 재선거에 임하는 진보개혁세력의 목표는 무엇인가? 희망은 품어도 되는가?


박영철 울산인권운동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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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 울산인권운동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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